꿈키우다 성장클리닉 이지민 소아내분비 전문의
"우리 애, 또래보다 작은 것 같은데 괜찮을까요."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한 번쯤 품어봤을 질문이다. 하지만 아이의 성장은 남과의 비교로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또래보다 조금 작아 보여도 정상 범위 안에 있을 수 있고, 반대로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가 치료 시기를 놓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작아 보이느냐'가 아니라 성장곡선과 성장 속도, 사춘기 진행 여부 같은 객관적인 기준이다.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무엇을 믿고, 어디까지 걱정해야 할까. 지난 1일 꿈키우다 성장클리닉 이지민 소아내분비 전문의를 만나 부모들의 궁금증을 들어봤다.
-"또래보다 작다"는 이유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은데, 의학적으로는 어떤 기준에서 검사가 필요하다고 보나.
▶의학적으로는 단순 비교보다 명확한 기준이 중요하다. 키가 또래 대비 하위 3% 미만(저신장증)이거나, 1년에 4cm 이상 자라지 않는 등 성장 속도가 떨어지는 경우. 출생 시부터 작은 자궁 내 성장지연(IUGR) 이력이 있는 경우. 그리고 여아 8세 이전·남아 9세 이전에 2차 성징이 나타나는 성조숙증이 의심될 때는 반드시 전문적인 평가가 필요하다.
부모 키가 작으니까 '원래 작은 체질이겠지' 하고 넘어가는 경우도 많은데, 유전과 별개로성장호르몬 결핍이나 내분비 질환이 숨어 있는 경우도 있다. 기준 이하라면 검사를 통해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대로 또래보다 조금 작아 보여도 성장곡선을 꾸준히 잘 따라가고 있다면 급하게 치료까지 진행할 필요는 없는 경우도 많다. 결국 중요한 건 '작아 보이느냐'가 아니라 성장곡선에서 벗어났는지 여부다.
-저신장증이 의심돼 내원을 한다면 어떤 검사를 진행하는가
▶저신장 기준에 해당한다고 판단되면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이 성장호르몬 결핍 여부다. 다만 이 검사는 단순 혈액검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약물을 투여해 호르몬 분비를 유도한 뒤 여러 차례 채혈을 하는 방식이라 검사 과정이 비교적 복잡하다. 이 때문에 보통은 만 4세 이후 이틀에 걸쳐 성장호르몬 유발검사를 진행하게 된다. 검사 결과 성장호르몬 결핍으로 확인되면, 그때부터는 정부 지원을 받아 치료를 시작할 수 있다. 치료는 성장호르몬 주사가 투여되는 방식이다.
다만 현재 기준은 '호르몬이 분비되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즉, 분비 자체가 부족한 경우만 급여 대상이 된다. 호르몬이 분비되긴 하지만 충분히 작용하지 않거나, 정상보다 적게 분비되는 경우에는 의학적으로 문제가 있어도 급여 적용이 되지 않는 한계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비급여로 치료를 진행하는 선택을 하게 되는데, 비용 부담이 커지는 것이 현실이다.
-앞서 성조숙증도 검사 기준으로 언급했는데, 키 성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나.
▶성조숙증은 쉽게 말해 또래보다 사춘기 진행이 빠른 상태다. 의학적으로는 여아는 만 8세 이전, 남아는 만 9세 이전에 2차 성징이 나타나는 경우를 의미한다. 즉, 정상보다 약 1년 이상 빠르게 성호르몬이 분비되는 상태다.
이 경우 성장판이 닫히는 시기도 앞당겨지기 때문에, 이를 늦추기 위한 성조숙증 억제 치료가 시행된다. 성장호르몬 주사가 성장을 촉진하는 치료라면, 성조숙증 억제 치료는 사춘기 진행 속도를 늦춰 성장 기간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두 치료법은 접근 방식은 다르지만, 결과적으로는 최종 키 성장을 돕는다는 점에서 목표는 같다.
-결국 치료 시기, 이른바 '골든타임'이 중요하다는 의미인가.
▶맞다. 성장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건 결국 시기다. 같은 치료라도 언제 시작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다르다. 현장에서 보면 생각보다 늦게 오는 경우가 많다. 부모 키가 정상이라 '크겠지' 하고 기다리거나, 운동을 하면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다가 시기를 놓치는 경우다. 하지만 성장 치료는 성장판이 열려 있을 때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성장호르몬 결핍이 맞더라도 성장판이 많이 닫힌 이후라면 키를 크게 늘리기는 어렵다.
-병원 선택할때 팁도 따로 있을까. 현실적인 조언이 될 것 같다.
▶가능하다면 소아 내분비 세부 전문의가 있는 병원을 선택하는 것이 안전하다. 소아 내분비 전문의는 소아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뒤 추가로 2년 이상 소아 내분비 분야를 집중적으로 수련하고 별도의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이후에도 일정 기간마다 자격을 갱신해야 하기 때문에 전문성과 신뢰도가 높은 편이다. 특히 성장과 성조숙증은 단순한 키 문제가 아닌 호르몬과 대사, 유전 질환 등 다양한 원인이 얽혀 있는 분야라 경험과 전문성이 치료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현실적으로 세부 전문의 수는 많지 않다. 대구의 경우에도 등록된 전문의 수가 제한적이며, 대학병원에 집중된 경우가 많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