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이슈] 북중미 월드컵도 독점중계 논란…6월 개최 전 해결 가능?

입력 2026-03-27 1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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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5년 6월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최종전 한국과 쿠웨이트의 경기에서 3대1로 승리,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손흥민(맨 오른쪽에서 2번째) 등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돌며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25년 6월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최종전 한국과 쿠웨이트의 경기에서 3대1로 승리,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손흥민(맨 오른쪽에서 2번째) 등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돌며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편적 시청권'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지난 2월 JTBC의 2026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 독점중계가 제한된 시청 통로에 따른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고, 이는 방송사 수지타산 논리와 별개로 공공재 성격의 재미와 감동을 국민들이 골고루 누릴 수 없었다는 문제 제기로 연결됐다.

이어 2개월여 뒤 재차 JTBC가 독점중계할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제도 개선을 주문, 정부와 정치권이 급히 대책 마련에 나선 상황이다.

올림픽과 월드컵 같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는 통상 지상파 3사가 공동중계해왔다. 그러다 종편채널 4곳 중 하나인 JTBC의 독점중계가 이번에 초유의 사례를 쓰며 논란이 된 것인데, 실은 3사의 과점중계 관행에 대해서도 지상파의 영향력이 점점 낮아지는 시대에 과연 정답인지 질문이 꾸준히 향한 바 있다.

지난 2월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스키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최가온이 마지막 3차 시기 묘기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은 최가온의 3차 시기 두번째 점프를 촬영한 사진 6장을 레이어 합성해서 만들었다. 연합뉴스
지난 2월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스키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최가온이 마지막 3차 시기 묘기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은 최가온의 3차 시기 두번째 점프를 촬영한 사진 6장을 레이어 합성해서 만들었다. 연합뉴스
지난 2월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승에서 우승한 최가온이 금메달을 손에 들고 미소를 짓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월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승에서 우승한 최가온이 금메달을 손에 들고 미소를 짓고 있다. 연합뉴스

◆개회식 시청률 1/10로 급감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 개회식 시청률은 1.8%(이하 닐슨코리아)로 집계됐다. 4년 전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 시청률 18%(KBS1 9.9%, MBC 4%, SBS 4.1%)의 10분의 1 수준이었다. "개막식을 하는지도 몰랐다"는 국민 반응이 다수 언론 보도 제목에 인용됐다.

물론 이들 수치는 보정이 필요하다. 베이징 대회 개회식은 오후 8시 20분부터 초저녁 황금시간대에 중계된 반면 밀라노 코르티나 대회 개회식은 평일 새벽 3시 30분부터 중계됐다. 그래서 개회식 당일 낮 JTBC 재방송 시청률 1.9%도 더한 3.7%+알파(보정치)를 비교 대상으로 삼을 만한데, 그럼에도 18%에 근접하기란 역부족이다.

다른 주요 경기 시청률을 살펴봐도 밀라노 코르티나 대회는 가장 높았던 게 대한민국의 주 종목인 쇼트트랙 남자 500m·여자 1000m·남자 5000m 계주 경기가 연이어진 2월 16일 저녁 11.2% 기록이다.

베이징 대회 땐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경기가 있었던 2022년 2월 14일 방송 3사 중계 합산 시청률이 최고 기록이다. 46.6%였다. 그 밖에도 20~30%대 기록이 숱했다.

지난 2월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한국 임종언이 질주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월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한국 임종언이 질주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월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한국 임종언(오른쪽)이 금메달을 딴 네덜란드 옌스 판트 바우트(가운데), 중국 쑨룽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월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한국 임종언(오른쪽)이 금메달을 딴 네덜란드 옌스 판트 바우트(가운데), 중국 쑨룽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완성도 높이는 공동중계 효능

이번 동계올림픽 땐 독점중계의 시청 만족도 저하 문제에도 시선이 향했다.

지난 2월 13일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승에서 최가온이 금메달을 차지, 우리 선수단의 첫 금메달 획득 기록이 작성됐지만 정작 이 순간은 JTBC로 생중계되지 않았다. 당시 쇼트트랙 경기를 내보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JTBC는 최가온의 결승 1차 시기까지만 보여주고 쇼트트랙 경기로 중계를 전환했다. 이후 최가온의 경기는 JTBC스포츠에서 생중계됐다. 이어 최가온이 금메달을 땄다는 소식을 JTBC는 자막 속보로만 전했다.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자 JTBC 측은 "최가온 선수의 경기를 JTBC와 JTBC스포츠에서 동시 생중계했으나, 쇼트트랙 경기가 시작됨에 따라 JTBC는 쇼트트랙 중계로 전환하고 JTBC스포츠에서 하프파이프 중계를 이어갔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JTBC가 쇼트트랙 중계 도중 다시 최가온 선수 경기로 전환할 경우 쇼트트랙 경기를 시청할 수 있는 채널은 없어지게 된다. 쇼트트랙은 대한민국 대표팀의 강세 종목이자 국민적 관심도가 높은 만큼 시청자 선택권을 고려해 중계를 유지했다"고 부연했다.

그런데 JTBC스포츠는 JTBC와 비교해 인지도가 떨어지는, 즉 시청자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채널이다. 특히 채널번호(대구경북 기준)가 JTBC는 10번대 위주이지만 JTBC스포츠는 87번부터 977번까지 멀리 떨어져 있는 등 일부 시청자들이 최가온의 경기를 계속 보기 위한 채널 전환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는 KBS가 평소 대등한 인지도의 1·2TV 채널을 십분 활용해 여러 경기를 동시중계하고 유연하게 전환하는 노하우와 비교됐다.

2023년 10월 4일 당시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4강 한국 대 우즈베키스탄의 경기와 남자 높이뛰기 우상혁의 경기를 화면 분할과 미니화면으로 동시중계한 모습. KBS2, TV조선 화면 캡처
2023년 10월 4일 당시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4강 한국 대 우즈베키스탄의 경기와 남자 높이뛰기 우상혁의 경기를 화면 분할과 미니화면으로 동시중계한 모습. KBS2, TV조선 화면 캡처

최가온의 경기를 화면 분할이나 같은 화면 내 미니화면으로라도 동시중계하고, 경기 종료 후 연달아 지연중계를 편성하는 등 운용의 묘가 부재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시청자 입장에선 중계 방송사가 여럿일 경우 가령 어느 한 곳이 실수를 저질러도 신속히 채널을 돌려 시청을 이어나갈 수 있다. 이때 방송사끼리 일종의 보험이 되는 순기능이 형성된다. 경쟁 구도만 있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그러면서 전체적인 시청 만족도에 보완이 이뤄지는 셈인데, 이런 효능이 독점중계에선 나올 수 없다.

이재명 대통령이 2월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월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李 "제도 개선"→여당 법 개정 착수

최가온 경기 중계 문제 이후로도 독점중계를 타깃으로 한 지적이 쏟아지자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의견을 개진해 이슈에 불을 더욱 지폈다. 그는 대회 종료 이틀 뒤였던 지난 2월 24일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우리 선수들의 투지와 활약에도 과거 국제대회와 비교하면 사회적 열기가 충분히 고조되지 못했던 아쉬움이 있다"며 "국제적 행사에 대한 우리 국민의 접근성을 폭넓게 보장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체적 이유를 거론하진 않았지만 JTBC 독점중계 문제를 꼬집은 발언이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즉각 여당에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이달 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부 현안 질의에서 "JTBC가 현행 방송법상 유료방송 가입 가구가 90% 이상이라는 이유로 '보편적 시청권' 요건을 충족했다고 주장했으나 유료방송은 매달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며 '유료방송 시청률 90% 이상→보편적 시청권 충족 해석→독점중계 가능'이라는 현 제도의 허점을 지적했다.

그는 주요 스포츠 이벤트를 무료방송에서 볼 수 있게 법으로 보장하는 영국 '리스티드 이벤트'와 호주 '안티 사이포닝' 제도를 사례로 들어 "시청권 범위를 무료방송 중심으로 전면 재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을 맡은 한정애 국회의원은 올림픽·월드컵 등에 대한 보편적 시청권을 보장하는 방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이달 16일 밝혔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 고시 국민관심행사 중계방송권자가 지상파 방송사업자 등에게 중계방송권 제공 요청을 받았을 때, 이를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할 수 없도록 하는 조항을 넣었다.

보편적시청권보장위원회가 중계권 관련 분쟁 조정 권한을 갖는 조항도 들어갔다. 이번 동계올림픽은 JTBC가 따낸 중계권을 지상파 방송사들에 재판매하는 협상이 결렬돼 62년 만에 처음으로 지상파 중계 없이 진행됐다.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위원장이 2월 20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위원장이 2월 20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 관련 공개 시민간담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리아풀·사전승인제 강화해야

이달 20일엔 방미통위가 개막까지 2개월여 남았지만 여전히 중계권 협상 난항이 지속 중인 북중미 월드컵을 콕 찝어 보편적 시청권 보장 방안을 위한 공개간담회를 개최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중계, 국민에게 듣는다'는 제목으로 서울 명동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행사에선 결국 방송업계의 힘겨루기 결과인 셈인 중계권 협상 결렬이 곧 국민들의 보편적 시청권 훼손으로 이어진 걸 두고 방송사 공동협력 체계(코리아풀) 강화와 사전 승인제 도입 등의 개선책을 거론했다.

JTBC 사옥. 연합뉴스
JTBC 사옥. 연합뉴스
KBS 사옥. KBS 홈페이지
KBS 사옥. KBS 홈페이지

◆KBS 패럴림픽 중계권 파격 개방

지상파를 통한 무료 시청 확대와 함께 온라인·디지털 접근권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간담회에서 나왔는데, 이는 앞서 KBS가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패럴림픽 독점 중계권을 다른 지상파는 물론 다양한 매체에 개방한 사례와 궤를 같이 한다.

패럴림픽은 신체 장애가 있는 선수들이 참가하는 대회로, 동계·하계 대회 모두 올림픽 종료 직후 같은 개최지에서 이어진다. 그래서 올림픽을 중계한 방송사 인력이 그대로 남아 패럴림픽 중계도 맡는 편이다. 그런데 JTBC는 이번 동계패럴림픽 중계권은 사지 않았다.

대신 중계권을 독점 확보한 KBS는 1·2TV와 유튜브 등 보유 채널을 최대한 활용해 대회를 중계했다. 아울러 다른 매체의 영상 사용에 엄격한 제한을 뒀던 관행에서 벗어나 유튜브 업로드를 비롯해 사실상 무제한으로 쓸 수 있도록 했고, 지상파를 포함해 뉴스 전문 채널과 종편 등 다양한 매체에 주요 경기 영상과 인터뷰를 제공했다. 마침 우리 선수단은 금 2·은 4·동 1로 종합 13위라는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둬 그만큼 많은 소식이 쏟아졌다.

KBS 2026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패럴림픽 중계 화면 모음. KBS 제공
KBS 2026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패럴림픽 중계 화면 모음. KBS 제공

이같은 파격적 독점 중계권 개방은 JTBC의 독점중계를 에둘러 비판한 맥락으로 해석됐다. KBS는 "수익성보다는 상대적으로 보도에서 소외돼 온 패럴림픽의 위상을 높이고, 참가 선수들의 땀과 노력을 널리 알리겠다는 공영방송의 결단"이라고 강조했다.

'수신료의 가치'를 표방하는 KBS의 이러한 대승적 결단에 정부·정치권의 제도 개선 잰걸음이 더해져 관심 여론을 증폭, JTBC와 지상파 방송사들 간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 협상 타결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이어 KBS가 동계패럴림픽 중계권을 전격 개방할 때 드러낸 마음가짐을 철회하지 않고 월드컵 때도 지속하면, 관행이었던 지상파 과점중계의 한계 역시 극복해 온라인·디지털 환경 기반 보편적 시청권을 대폭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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