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관성을 유지하며 살아온 나에게, 그 객관성을 가장 쉽게 무너뜨리는 존재가 있다. 바로 한태서.
"아이고~ 태서 천재~" 태서가 태어나고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이거다. 태서의 별명은 '천재'.
가족들이 모인 날이면 '한태서 천재설'은 가설을 넘어 거의 정설처럼 통용된다. 나도 신이 나서 태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총동원한다.
짧은 혀로 할 수 있는 말들을 줄줄이 시키고, 지시를 따르게 하고, 재롱도 부리고, 춤도 시킨다. 그럴때면 가족들 반응은 항상 같다. "태서 진짜 똑똑하네" "머리 큰 게 이유가 있었네" "돌잡이 때도 판사봉 잡았잖아!" "서울대가 뭐야 하버드도 가겠다"
때로는 과도한 '천재설'이 난무하기도 한다.
약 설명서를 들고 중얼거리면 "영어도 읽나보네, 발음이 좋은데?"
리모컨을 들고 버튼을 누르면 "기계도 다루네, 공대 보내야겠네"
피아노를 두드리면 "두손으로 치는건 어떻게 알았지? 조성진 같다"
물론 가족 말고 다른 사람에게까지 '한태서 천재설'을 전파하지는 않는다.
대신 조용히 확인해보는 곳이 있다. AI다.
"태서가 요즘 이런 행동을 하는데, 이거 좀 천재 아닌가요?"
돌아오는 답변은 늘 같다. "정상 발달입니다."
단호하다. 그리고 정확하다. 괜히 물어본 내가 더 머쓱해진다.
그래, 대부분 아이들이 다 이렇게 크는 거겠지.
머리로는 그렇게 이해한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마음은 쉽게 수긍하지 않는다.
"그래도 우리 애는… 진짜 좀 다른 것 같기도…"
그렇게 오늘도 '한태서 천재설'은 조용히 유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