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0년, 격동 80년]"1958년 1월 9일 오전 대구 교동시장에 큰 불"

입력 2026-03-26 11: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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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조 건물에 점포 밀집돼 화재 키워
200여 점포 소실, 이재민 약 800명
폐허 위에 넘치는 재건의 숨결

대구매일신문 1958년 1월10일자에 게재된 교동시장 화재를 다룬 기사.
대구매일신문 1958년 1월10일자에 게재된 교동시장 화재를 다룬 기사.

1958년 새해 벽두부터 대구로는 잊지 못할 날벼락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1월 9일 오전 6시 10분 쯤에 대구시내 교동시장(校洞市場)에서 약 2백여 점포가 전소되는 대형화재가 발생했다.

화재원인은 교동시장 내 29번지 재봉업 권 모씨 집 2층 전기난로 과열로 인해 침구류에 불이 옮겨 붙었다. 화재가 발생하자 직공 2명은 뛰어내려 화를 면했으나 화염은 삽시간에 7개 대형점포를 포함한 전(全) 시장 점포를 휩쓸어 전소되었다.

오전 7시에 소방대가 출동했을때는 불길은 걷잡을수 없었고 소화전은 2~3백미터 먼거리인데다가 물 기운이 약하여 전소를 막지 못했다.오전 7시30분에 진화되었으며 피해를 입은 상인은 약 300여 명이며 양품,잡화의류 등 소실액은 약 5억환이 넘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부상자도 상당수 발생했으며, 행방 불명자도 3명이나 됐다고 소방당국은 발표했다.

◆목조 건물에 점포 밀집 "화재 키워"

교동시장은 대부분이 목조 건물인데다 점포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던 탓에 화재는 큰 피해로 이어졌다.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지점에 가연성 물품을 취급하는 가게들이 많았던 것도 큰 불로 번지는 이유가 됐다. 시장 중앙통에는 ▷포목부(이불류) ▷양복점 ▷양화점(신발류) ▷귀금속부가 자리잡고 있었다.

대구의 주요 상권이었던 교동시장이 잿더미로 변하면서, 지역 경제에 큰 타격을 줬다. 모든 걸 잃게 된 이재민들은 불에 탄 그곳에서 밥을 지어먹으며, 화재 복구에 동참했다. 시장을 재건하는 과정 속에서도 교동 일대 도로 곳곳에서는 임시로 물건을 사고 팔기도 했다.

해방 이후 대구에서 제일 큰 화재였다. 불을 끄는데 소방관 등 600명이 동원됐으며, 대구시는 화재복구대책원을 즉시 꾸려 신식시장재건계획을 세웠다. 다음날에는 "다시 살아보자"며 이재민들 돕기 운동에 시민들이 동참했다. 큰 불로 시장 전체가 잿더미가 되다시피 했지만, 새 시장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교동시장 화재로 당시 최남규 대구소방서장은 서문시장에서 소방도로를 확보하고, 뾰족하게 나온 사경막(천막) 철거 등 화재에 대비하는 조치를 취했다. 당시 화재의 큰 교훈은 다닥다닥 좁게 붙어있는 점포들 간의 간격 띄우기, 불법 구조물 철거, 소방도로 확보 등이었다.

1958년 1월9일 대구매일신문 3면에 게재된 교동시장 화재 기사.
1958년 1월9일 대구매일신문 3면에 게재된 교동시장 화재 기사.

◆1956년 정식 허가 '없는 게 없는 시장'

'교동'이란 이름은 옛날 향교가 있었던 동네라는 뜻이다. 6·25전쟁으로 피난 온 사람들이 대구역 주변에 자리를 잡았고, 피란민들의 임시수용소가 여러 곳에 있었다. 그들의 활동 무대가 바로 교동이었다.

대구역 좌우로 미 군수품 보급창고와 P.X가 있었기 때문에 군수품 암시장이 형성됐다. 위법한 물품을 팔았기 때문에 불시 단속도 잦았다. 단속이 뜨면 노점상들이 물건을 챙겨 순식간에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난다고 해서 '도깨비시장'으로도 불렸다.

시장 주변에 한 때 명성을 떨쳤던 곳도 많았다. '대구빵의 전설' 수형당(1946년 개업), 도넛으로 유명했던 공주당(1970년대 석탑베이커리), 대구예식장(1952년 개업), 강산면옥(1958년 이전개업), '굳세어라 금순아' 오리엔트레코드사(1946년 설립), 중앙극장과 명보극장 등이다.

대형 화재 이후 교동시장은 '없는 게 없는 대구의 잡화 골목'으로 잘 나갔다. 보따리 무역부터 탈세 수입품, 군용물품 뿐 아니라 전자·전기·의류·귀금속 등 상권을 넓혀가며, 1980년대까지 호황의 중심에 있었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수입 자유화로 인한 직격탄을 맞으며,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한편, 교동시장은 시장 면적 1,803㎡, 대지면적 1,515㎡, 건축면적 2,482㎡ 규모의 상가건물형 시장으로, 2020년 12월 현재 편의시설로는 공용 화장실, 고객 주차장, 무선통신이 구축되어 있고, 소방시설은 소화전과 소화기를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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