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간 자연재해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지자체는 어디일까? 경북이다. 자연재해로 사망하거나 실종된 이는 51명이었고, 물적 피해 역시 7천138억6천만원에 달했다. 다른 지역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자연재해 피해를 겪는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자연재해는 반복된다"고 말한다. 앞으로 더 다양한 형태의 재난이 경북을 위협할 것이라는 경고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2025년 〈대구경북연구〉에 발표된 '데이터 기반 경북의 재난 위험 우선순위에 관한 연구'는 이 물음에 답을 제시한다. 연구는 최근 11년간 경북에서 발생한 자연재난을 분석해 위험도를 평가하고, 대응의 우선순위를 도출했다. 단순한 발생 빈도를 넘어 피해액, 인명 피해, 피해 면적 등 다양한 지표를 종합적으로 반영해 재난의 '심각도'를 입체적으로 살폈다.
◆ 문제는 '풍수해'
연구진은 먼저 전문가들의 판단을 체계적으로 수집해 재난 간 상대적 위험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재난 발생 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인명 피해 최소화'로 나타났다.
이 기준에 따르면, 가장 위험한 재난은 태풍이었다. 실제로 경북은 2018년 태풍 콩레이, 2022년 힌남노로 큰 피해를 입었다. 당시 경북에서 발생한 연평균 재산 피해는 약 1천억원에 달한다.
다만 태풍의 위험지수 증가율은 점차 둔화하는 추세를 보였다. 위험지수는 현재 위험 수준뿐 아니라 시간에 따른 변화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즉, 절대적인 위험도가 높더라도 증가세가 완만하다면 일정 부분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문제는 태풍에만 그치지 않는다. 기후 변화로 강수 패턴이 바뀌면서 장마와 집중호우, 폭염의 발생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하천(2위), 산사태(5위), 저수지·댐(6위), 호우(7위), 강풍(9위) 등 이른바 '풍수해' 관련 재난의 위험도가 전반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 지진 안전지대 아닌 경북
연구는 전문가 의견을 넘어 실제 피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분석도 병행했다. 피해액과 이재민 수, 인명 피해 간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태풍 ▷하천 ▷지진 ▷산사태 순으로 위험하다고 밝혀졌다. 특히 전국 평균과 비교했을 때, 경북은 풍수해 규모가 해마다 커지는 경향을 보였다.
지진 역시 상위권에 올라 더 이상 한국이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을 보여준다. 분석결과, 경북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지진 위험도 1위 지역으로 꼽혔다.
지진 위험지수가 급격히 상승한 시기는 2016년과 2017년이다. 2016년 9월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지진은 기상 관측 이래 가장 강력한 수준이었다. 이듬해 포항에서도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하며 대학수학능력시험 일정이 연기되기도 했다.
◆ 종합 대비 필요할 때
연구진은 두 가지 분석에서 공통적으로 위험성이 높게 나타난 태풍, 하천, 지진을 최우선 대응 대상으로 꼽았다. 동시에 최근 위험지수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호우, 산사태, 폭염 역시 선제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재난을 키우는 구조적 원인에도 주목했다. 경북은 하천망이 복잡하고 경사가 급한 산지가 많아 재해에 취약한 지형적 특성을 지닌다. 여기에 산지 주변 난개발, 노후화된 방재 인프라, 취약한 수리 시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피해를 키운다는 지적이다.
재난은 더 이상 '예외적인 사건'이 아니다. 반복되고 커지면서 일상을 파괴하고 있다. 이때 중요한 건 발생 이후의 복구가 아니라, 발생 이전에 철저하기 대비하는 일이다.
이미 숫자는 올바른 방향을 제시했다. 이제 남은 건 선택이다. 경고를 흘려보낼 것인지, 아니면 다음 재난 앞에서 같은 질문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지금 움직일 것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