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란을 상대로 한 군사 작전 초기에 막대한 규모의 군수 물자를 동원하고 있는 가운데 주한미군에 배치된 패트리엇(PAC-3)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등 방공무기가 중동으로 향한 것으로 보인다는 보도도 나왔다.
워싱턴포스트는 10일(현지시간) 미국 관리 3명을 인용해 미 국방부가 이란에 대한 공격 첫 이틀 동안 약 56억 달러(약 8조 2천200억원) 규모의 군수품을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이 수치는 미군이 보유한 고급 정밀 무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소모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되고 있다.
해당 추정치는 의회에도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의원들은 이란 작전이 장기화될 경우 미군의 전력 준비 태세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는 이러한 우려를 공개적으로 부인해 왔다.
행정부는 추가 군사 행동을 유지하기 위한 예산 확보도 검토 중이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주 안에 수백억 달러 규모의 추가 국방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란에 대한 군사 행동 확대를 우려하는 민주당 의원들의 반대에 부딪힐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 국방부는 무기 부족 우려를 부인하고 있다. 숀 파넬 국방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국방부가 "대통령이 원하는 시기와 장소, 그리고 일정에 맞춰 어떤 임무든 수행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전쟁의 지속 기간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작전이 한 달 이상 이어질 수 있다고 언급했지만, 이후 CBS 뉴스 인터뷰에서는 이란이 상당한 군사적 손실을 입었다며 작전이 "거의 완료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군은 작전 초기 정밀 유도 미사일에 크게 의존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군이 첨단 방공 요격 미사일과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 등 수백 발의 정밀 무기를 발사했다고 전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현재까지 이란에서 2천발 이상의 무기를 사용해 5천개 이상의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후 작전 방식은 일부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댄 케인 합참의장은 이란 상공에서 제공권을 확보한 이후에는 값비싼 정밀 유도 무기 대신 비교적 비용이 낮은 레이저 유도 폭탄 사용을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략국제연구센터(CSIS)의 마크 캔시안 연구원은 이러한 전환이 공격 비용을 크게 낮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장거리 미사일 대신 단거리 무기를 활용할 경우 수백만 달러에 달하던 발사 비용이 상황에 따라 10만 달러 이하로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미군은 중동 방어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른 지역의 무기 자산도 재배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에 배치된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THAAD) 일부를 중동으로 이동시키고 있으며, 인도태평양 지역 등에 배치된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도 이란의 드론 및 탄도미사일 공격에 대비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관련 상황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주한미군이 자국의 군사적 필요에 따라 일부 방공무기를 반출하는 것에 대해 우리는 반대 의견을 내고는 있지만, 우리 의견대로 전적으로 관철할 수 없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주한미군 장비 이동과 관련한 관측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경기 오산 미군기지에서는 C-5와 C-17 등 미군 대형 수송기의 이착륙이 잦아지며 방공무기 이동 가능성이 제기됐다. 민간 항공기 추적 사이트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현재까지 C-5 수송기 2대와 C-17 수송기 11대가 오산기지에서 이륙한 것으로 확인됐다.
C-17은 지난해 6월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전격 공습하는 '미드나잇 해머' 작전 전 패트리엇 포대를 이송할 때도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C-5는 C-17보다 큰 수송기로 오산기지 기착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이런 무기 재배치가 장기적으로 다른 지역의 안보 환경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캔시안 연구원은 "사드와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더 많이 발사할수록 인도-태평양 지역과 우크라이나에서 감수해야 할 위험이 더 커진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전쟁 과정에서 피해도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미군 F-15 전투기 3대가 쿠웨이트와의 오인 사격으로 격추됐으며, 이 전쟁에서 미군 7명이 사망했다. 이 가운데 6명은 쿠웨이트에서 이란 드론 공격으로, 나머지 1명은 사우디아라비아 공격으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