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야설 '5분전']'흐지부지' TK 행정통합 "내 이럴 줄 알았다"

입력 2026-03-12 13:00:00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대구시 한 간부 "25명 국회의원 뭘 하나?"
윤석열 정권 초기 TK 행정통합 선도했어야
6·3 지방선거 이후 TK 차별 노골화 우려

허사로 돌아가고 있는 대구경북특별시 출범을 위한 홍보물. 대구시 제공
허사로 돌아가고 있는 대구경북특별시 출범을 위한 홍보물. 대구시 제공

문희갑 전 대구시장은 올초 주간매일 인터뷰 코너에서 "대구경북의 대표적인 헛발질이 행정통합과 신공항"이라며 "애초에 되지도 않을 일에 시도민에게 희망고문을 가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 시민은 "각자 밥그릇 챙기기 바쁘고, 6·3 지방선거가 3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이라며 "다 집어치우고, 주어진 일들이나 잘하라"고 성토했다.

대구시의 한 간부는 기자에게 개인 SNS를 통해 "TK 국회의원 25명이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대구시의회와 경북도의회도 우왕좌왕한다"며 "공무원들은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 정도로 눈치만 보고 있다. 대구와 경북은 서로 다른 통합 구상을 갖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지난 1월 경북도청에서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 등
지난 1월 경북도청에서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 등 '대구경북 행정통합 추진협의회' 참석자들이 회의 시작에 앞서 손을 맞잡고 있다.매일신문 DB

◆"2번이나 탄핵 당하고, 뭘 했나?"

박근혜 정권 때 "밀양 신공항 건설", 윤석열 정권 때 "TK 행정통합"을 했더라면, 두 대통령이 탄핵을 당했더라도 억울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뒤늦은 통탄을 하는 민심도 이해가 간다. TK가 앞장 서 두 대통령이 대권을 거머쥐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지만 집권하는 동안 지역을 위해 해놓은 굵직한 업적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교육계에서 은퇴한 한 시민은 박 전 대통령이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영남권에 몰아준 5개 공업 도시(구미 전자, 포항 철강, 울산 석유화학, 창원 기계, 거제 조선)의 하늘길 수송을 위해 영남권 중심인 밀양에 신공항 건설을 못박고, 첫삽을 떴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TK 행정통합 역시 윤석열 정권 초기에 선제적으로 치고 나가, 파격적인 지원과 혜택을 주는 조건을 내걸었어야 했다. 보수는 '정도(正道)를 걸어야 한다'며, 순진무구하게 정치공학적 계산을 하지 않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이재명 현 정부는 광주·전남에 대놓고 국가 예산 퍼주기를 하려는 의도가 보이지만, 대구경북은 부글부글 끊기만 하고 있다.

야심찬 TK 행정통합을 추진했던 경북도 관계자는 "경북도청 신도시를 북부권 거점으로 집중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사실상 통합이 무산됐다"며 "현 정부 하에서 앞으로 어떤 일을 계획하든 잘 되겠느냐"며 좌절했다.

광역 지방정부 간 행정통합 시 인센티브 안. 연합뉴스
광역 지방정부 간 행정통합 시 인센티브 안. 연합뉴스

◆이재명 정권 아래 제일 미운 곳 "TK"

기획예산처의 한 국장급 간부는 이런 말을 했다. "전라도와 충청도,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은 가능하면 해주고, TK는 어지간하면 안 주는 쪽으로 묵시적 지침이 서 있다."

실제 올해 광주·전남과 대구·경북의 예산총액만 비교해봐도, 모 국장급 간부의 얘기는 빈 말이 아님을 반증한다. 광주·전남은 인구 320만명에 25조원의 예산을 배정받았으며, 대구경북은 인구 480만명에 24조원의 예산이 책정됐다. 인구 대비로 봤을 때는 최소 30조원 이상은 받아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7월 광주전남특별시까지 출범하게 된다면, 대놓고 예산 몰아주기(4년 동안 20조원 인센티브)를 할 수 있다. 정부는 행정통합 시·도에 대한 공공기관 이전 등의 전폭적 지원을 공표했으며, AI(인공지능) 관련 산업을 몰아주겠다는 약속까지 했다.

정부가 내년 하반기 목표로 추진하는 공공기관 지방 2차 이전에도 대구·경북엔 빨간불이 들어왔다. 경북도는 ▷농협중앙회 ▷우체국물류지원단 ▷국토교통과학진흥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환경산업기술원 등을 전략 유치 대상 기관으로 선정했지만 불확실성만 커져가고 있다.

한 대구시의원은 6·3 지방선거 이후에는 TK에 대한 노골적 차별이 극에 달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그는 "8년 전 지선에서 TK만 빼고 싹쓸이를 한 적이 있다"며 "코로나19 당시 한 여권 인사는 대구경북을 봉쇄해야 한다는 말까지 했다. 진보 정권의 갈라치기 전략에 분연히 맞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대구경북은 지역 발전을 위한 좋은 시기를 다 놓치고, 갈수록 진화하는 진보 정권의 갈라치기 전략 속에 미래가 암담하기만 하다. 특히, TK 통합신공항과 행정통합은 가슴앓이만 할 것이 아니라 실현 가능한 해법과 대안을 찾는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