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배신의 정치-"배신인가? 충정인가"

입력 2026-03-12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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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하고 합리적인 두 정치인 '마이 웨이'
유 전 의원의 2015년 국회 명연설 "따뜻한 보수"
한 전 장관 대구 서문시장 방문 "尹 넘어서자"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은 2016년 11월16일 새누리당 대구시당 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은 2016년 11월16일 새누리당 대구시당 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사임하지 않으면 국회가 탄핵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말했다.매일신문DB

대구경북 정치권에는 '배신자'라는 키워드가 20여년 전 '친박친이'(親朴親李) 논란으로 시작해 아직까지 핫이슈다. 그 중심에 자리잡은 유승민 전 의원과 한동훈 전 장관은 답답하기만 하다. 두 정치인은 "보수도 시대 변화에 맞춰 따뜻하고 정의로운 보수로 거듭나야 한다"며,"'배신'으로 모는 것은 보수 정치의 발전을 가로막는 '맹목적 충성심'에 불과하다"고 반박하며 보수가 새롭게 태어나길 갈망하고 있다.

두 사람은 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이 탄핵당할 만큼 잘못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 생각 때문에 당당히 탄핵 선봉에 나섰고, '개혁 보수의 아이콘'으로 선봉장에 서려 했다. 만약, 보수 세력이 총집결해 이 둘의 노선을 따라갔으면, 또 어떤 정치 지형이 펼쳐졌을 지도 모를 일이다.

◆스마트하고 합리적인 두 정치인

둘은 대한민국 최고의 엘리트로 손색이 없는 경력을 갖고 있다. 대통령이라면 누구라도 1번 핵심 참모로 삼고 싶어할 인재다. 유 전 의원은 날카로운 경제전문가, 한 전 장관은 법조계에선 뛰어난 검사로 정평이 나 있다.

보수 정권 당시 둘은 비슷한 정치의 길을 걸었다. 유 전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맡을 정도로 신뢰가 두터웠다. 대선 승리 이후에는 유 전 의원은 경제 정책을 이끌었고, 원내대표까지 맡아 당·정을 아울렀다.

한 전 장관은 윤석열 정권의 황태자로 불릴 만큼 보수의 새 바람을 일으키며, 일약 스타 정치인으로 발돋움했다. '일당백'이라 일컬어질 정도로 더불어민주당 저격수 역할을 톡톡히 했다. 당시 한 전 장관의 일거수 일투족은 보수 세력에겐 시원한 탄산수와 같았다.

◆유승민의 지향점 "따뜻한 보수"

"15년 전, 제가 보수당에 입당한 것은 제가 꿈꾸는 보수를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유 전 의원은 2015년 4월 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보수의 가야할 새로운 길'은 당시에는 역대급 명연설로 회자되고 있다. 그는 "제가 꿈꾸는 보수는 정의롭고 공정하며, 진실되고 책임지며, 따뜻한 공동체의 건설을 위해 땀 흘려 노력하는 세상"이라고 역설했다.

당시 야당 의원들이 더 큰 박수와 갈채를 보냈다. 유 전 의원은 진영 논리로 뛰어넘자고 했다. "진영은 그 본질이 독재와 같다. 진영의 울타리를 쳐놓고, 그 내부 구성들에게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허락하지 않는다."

한발 더 나아가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박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과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의 '새로운 보수로 나아가자'는 소신 발언으로, '포스트 박근혜'의 선봉장 역할을 하겠다는 다짐이었다. 하지만 이내, 청와대발 '배신의 정치' 논란으로 이어졌다.

그는 4년 전 TV매일신문 '관풍루'에 출연해서도 "결과론적(정권 교체)으로 사과를 드리겠다. 하지만 당시 보수가 기득권을 내려놓고, 따뜻한 공동체를 지향하고자 제안해던 제 지향점은 옳았다"고 해명했다.

2024년 1월, 윤 대통령과 한 비대위원장이 정면 출돌한 지 이틀 만에 방문한 서천 특화시장 화재 현장. 연합뉴스
2024년 1월, 윤 대통령과 한 비대위원장이 정면 출돌한 지 이틀 만에 방문한 서천 특화시장 화재 현장. 연합뉴스

◆한동훈의 나침반 "尹 넘어서자"

"어떤 나라를 만들 것인지가 중요하다."

한 전 장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 계엄 선포에 대해 초지일관 확고한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그는 "보수의 가치는 자유민주주의"라고 외치며, 친한계 18명과 함께 계엄 해제 표결에 참석했다. 그 후로도 윤 전 대통령의 탄핵은 마땅하며, 헌법을 유린한 것을 확신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보수의 심장 대구를 방문해서도 보수 내에서 '마이 웨이'(My Way)를 선언했다. 그의 메시지는 "보수를 재건하기 위해 윤석열 노선을 끊어내야 한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나서보겠다."

한 전 장관은 "우리가 앞장서서 윤석열 노선(윤 어게인)을 끊어내고 보수를 재건하는데 여러분의 도구가 되겠다"며 "대구에서 윤석열 정권을 극복하자는 움직임이 나오면 금방 회복할 수 있다. 대구는 언제나 정면승부를 해왔다. 그래서 대구에서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애초부터 '누구의 부하'라는 말조차 거부했기에,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부채의식도 없는 듯하다. 그는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이 나를 업어 키워? 개똥 같은 소리"라고 일갈했다. 또, "누구의 사단인 적도, 사단을 만든 적도 없다"며 패거리 문화의 병폐에 정면 도전을 선언했다.

유승민 전 의원과 한 전 장관이 어떤 보수의 미래를 개척할 지에 대해서는 아직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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