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서맘 생존기] <5> 사회초년생

입력 2026-03-12 11: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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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만 0세반 수료식에서 학사 가운을 입은 태서. 아기의 첫 사회생활도 어느새 한 해를 마쳤다.
어린이집 만 0세반 수료식에서 학사 가운을 입은 태서. 아기의 첫 사회생활도 어느새 한 해를 마쳤다.

3월. 새 학기.
아기들에게도 첫 사회생활이 시작된다.

입소 시기는 제각각이지만 어린이집은 역시 3월이 가장 붐빈다.
주변을 봐도 "이번에 어린이집 보낸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린다.
어른들만 동기 있는 게 아니다.
아기들에게도 어느새 '24년생 동기', '23년생 선배'가 생긴다.

하지만 모든 사회생활이 그렇듯, 시작은 쉽지 않다.
보통 어린이집은 2주 정도의 '적응 기간'을 둔다. 긴 곳은 4주까지도 간다.
첫 단계는 엄마와 함께 등원하기. 다음 단계는 엄마가 잠깐 사라지기. 그리고 1시간 혼자 버텨 보기. 현관에서 엄마와 헤어져 보기. 점심 먹기. 낮잠 자기.
낮잠까지 성공하면, 사실상 수습기간 통과다.

물론 아이마다 적응 속도는 제각각이다.
어떤 아이는 며칠 만에 적응하고, 어떤 아이는 몇 주 동안 눈물로 출퇴근(?)을 한다.

태서는 나의 복직 때문에 12개월에 어린이집에 들어갔다. 작년 9월이었다. 첫 등원 날은 지금도 또렷하다. 다행히 태서는 적응이 빠른 편이었고, 미션들을 빠르게 클리어했다.

처음 현관에서 헤어지던 날에는 선생님 손을 잡고 위풍당당하게 걸어 들어갔다.
뒤에서 바라보던 엄마만 조금 서운했다.
"이렇게 쿨하게 간다고?"

첫 점심을 먹은 날엔 선생님이 웃으며 말했다.
"태서가 부족했는지 밥 한 그릇 더 달라고 손짓하더라고요."
역시 먹는 일에는 진심이었다.
어쩌면 어린이집 적응이 빠른 이유도 간단했을지 모른다. 맛있는 밥이 나오니까.

처음 낮잠을 잔 날 받아본 사진은 아직도 가끔 들여다본다.
낯선 공간에서도 쿨쿨 잘 자고 있는 모습이 얼마나 대견했던지.

그런 태서가 이제 만 1세반이다. 만 0세반 동생들이 생긴, 어엿한 형님인 셈이다.
그리고 어린이집에서 들려오는 태서의 사회생활 이야기는 종종 엄마를 웃게 만든다.

새로 적응하느라 울고 있는 친구를 꽉 안아 준다거나. (힘 조절이 안 돼 선생님이 떼어놓긴 하지만)
최애 간식 딸기를 선생님 입에 쏙 넣어 준다던가 (엄마에게는 죽어도 안 주면서)
장난감을 친구에게 건네주며 인심을 쓴다거나 (잠시 후 다시 회수하지만)
이쯤 되면 태서는 어린이집 사회생활 만렙이다.

엄마보다 사회생활을 더 잘하는 것 같은 태서.
이쯤 되면 엄마도 배워야 할 것 같다.
"태서야! 엄마에게도 비법 좀 전수해 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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