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 조산리 농지 불법 폐기물 논란…불법적인 현장 훼손에 '증거 인멸' 의혹까지

입력 2026-03-04 18: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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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제보 당시 둔덕 규모로 쌓인 폐기물 모습. 우: 훼손된 현장 사진.
좌: 제보 당시 둔덕 규모로 쌓인 폐기물 모습. 우: 훼손된 현장 사진.

경남 창녕군 창녕읍 조산리 일대 농지가 불법 폐기물 투기 의혹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관리·감독의 책임을 져야 할 행정기관의 미흡한 대응과 업체의 무리한 현장 훼손이 맞물리면서 지역 주민들의 공분이 커지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성분 분석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이뤄진 현장 훼손이다. 창녕군은 조산리 농지에 매립된 물질의 성분을 확인하기 위해 시료를 채취해 경남보건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했다. 그러나 결과 발표를 앞둔 시점에 해당 업체가 중장비를 동원해 현장을 대대적으로 파헤친 사실이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지역의 환경전문가는 "환경 관리의 기본 원칙인 '현장 보존 의무'를 정면으로 위반한 행위다. 오염 범위와 심각성을 판단해야 할 중요한 시점에 현장이 훼손되면서, 위법 사항을 은폐하려는 '증거 인멸' 시도가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시료 채취 과정의 절차적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환경단체 관계자 등이 객관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해 시료 채취 일정 사전 통보와 입회를 요청했지만, 충분한 안내 없이 채취가 그대로 진행됐다는 것이다.

창녕환경연합 측은 "시료 채취는 사전 통보와 입회가 보장돼야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지만 그런 과정이 전혀 없었다"며 "창녕군이 개발행위자에게 모든 책임을 지는 조건으로 조산리 폐기사업을 허가했다는 점 역시 환경오염이라는 공익적 사안에 대한 행정의 관리·감독 책임을 민간에 떠넘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법정 필수 검사 항목인 토양 오염도가 분석에서 제외된 점도 논란이다. 이에 대해 창녕군 관계자는 "해당 분석 항목에 오염도 측정이 포함되지 않은 것은 환경부의 법령 해석과 개정안에 따른 것"이라며 "시료 분석 결과가 기준에 미달한다는 판정을 받아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환경 전문가들은 "환경부 개정안은 재활용 대상 부지 자체에 대한 기준 적용을 일부 완화한 것이지, 해당 부지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주변 오염 책임까지 면제한 것은 아니다"며 "농지 인근 토양과 지하수에 대한 추가 성분 분석이 병행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창녕군이 향후 단순한 행정 처분을 할지, 검찰 고발 등 강력한 사법 조치에 나설지에 따라 지역사회 신뢰 회복 여부가 갈릴 전망"이라며 "특히 시료 분석을 앞둔 상태에서 이뤄진 무단 현장 훼손은 사법적 판단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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