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뒷담] 정원오 말고 더 있다? 지선 앞 너도나도 '리틀 이재명'

입력 2026-03-05 11: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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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
6·3 지방선거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 '리틀 이재명'이라는 수식이 언론 보도에 따라붙고 있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 공천 시즌에 여당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리틀 이재명' 수사가 난립하고 있다. 타칭과 자칭 가리지 않으면서 마치 유통업계의 '라이선스 생산' 같다는 비유도 하게 만든다.

◆정원오만? 황명선發도

최근 리틀 이재명이라는 표현은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에게 가장 잦게 붙고 있다.

일종의 사전 마케팅이 있었다. 그는 지난해 11월 14일 뉴스1 인터뷰에서 "시민들이 저를 리틀 이재명이라 불러주시는데 굉장히 영광스럽다"고 타칭에 대한 반응을 밝히더니, 같은해 12월 4일 시사인 유튜브 출연 땐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성남시장을 하실 때 주민들께 굉장한 효능감을 줬다.

삶이 바뀌고 생활이 바뀌고 지역이 바뀌는 거, 그런 측면에서 성동구가 굉장히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효능감을 느낀 주민들께서 제게 '일잘러'(일 잘하는 사람)라는 별명을 붙여주셨는데 (이 대통령과의) 차이라고 하면 좀 사이즈 차이가 있다"면서 "저는 리틀 이재명이다"라고 자칭도 구사했다.

경기도지사 시기 이재명 대통령과 황명선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매일신문DB
경기도지사 시기 이재명 대통령과 황명선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매일신문DB

그런데 리틀 이재명이 이번에 처음 나온 별칭은 아니다. 앞서 자타공인 '찐명'(진짜 이재명계) 황명선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에게 붙었다. 그는 충남 논산시장으로 있던 지난 2022년 8회 지선 때 충남도지사 경선에 도전하며 "많은 분들이 저한테 '충남의 이재명' '리틀 이재명'이라고 이야기를 하신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어 요즘 황 최고위원은 자신이 받았던(또한 스스로 가리켰던) 수식을 다른 지선 도전자들에게 붙이는 흡사 '감별사'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는 지난 1월 31일 문정우 전 충남 금산군수(금산군수 출마) 출판기념회를 방문해 "뚝심과 진정성, 세일즈 등 제가 신뢰하는 분이다. 리틀 이재명"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튿날인 2월 1일엔 전문학 전 민주당 당 대표 특보(대전 서구청장 출마) 출판기념회에 가서 "이 대통령이 직접 '전문학은 리틀 이재명'이라고 표현한 것은 자치분권을 통한 기본사회라는 철학과 실천이 닮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2월 7일엔 박정현 현 충남 부여군수(부여군수 출마) 출판기념회를 찾아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한 것처럼 기본사회와 더불어 사람사는 부여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진짜 리틀 이재명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황명선TV 유튜브 캡처
황명선TV 유튜브 캡처
황명선TV 유튜브 캡처
황명선TV 유튜브 캡처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의 송기섭 충북 진천군수(충북도지사 출마) 책 발간 행사(출판전시회) 방문을 앞두고 나온 3건 기사. 네이버 캡처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의 송기섭 충북 진천군수(충북도지사 출마) 책 발간 행사(출판전시회) 방문을 앞두고 나온 3건 기사. 네이버 캡처

이 밖에 지난 1월 17일 정원오 성동구청장의 송기섭 충북 진천군수(충북도지사 출마) 책 발간 행사(출판전시회) 방문을 앞두고 "리틀 이재명으로 불리우는 두 새로운 리더의 중요한 만남"이라는 똑같은 문구가 포함된 보도자료 인용 뉘앙스의 기사 3건이 나오기도 했다. 또 정헌율 전북 익산시장은 지난해 12월 발표한 전북도지사 출마선언문에서 "이 대통령이 정치적 롤모델이다. 전북도지사로 결정된다면 리틀 이재명이 되겠다"고 표현했다.

◆남발은 금물…李 진짜 의중은?

상표권(?) 주인인 셈인 이 대통령은 황 최고위원 등에게 이런 라이선스 생산을 허가한 걸까. 물론 표현의 자유가 넘치는 대한민국에선 그런 허락 없이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정치 수사다.

다만, 애초 명품 브랜드였던 프랑스 피에르가르뎅이 세계 140개국에 800개가 넘는 라이선스를 허용했다가(우리나라에선 수건·우산·양말로 참 많이 접한 상표) 브랜드 가치가 폭락했던 사례를 참고할 필요도 있다. 이 대통령 이름값도 그렇게 될 수 있으니 말이다.

'리틀 노무현'이라고 하면 경남 남해군수를 하다 노무현 정부 행정자치부 장관에 발탁됐던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만 가리키는 것과도 대비된다. 리틀 이재명은 이번 지선을 앞두고 남발 상태인데다 실은 황 최고위원에 앞서서도 쓰였다. 이헌욱 한국부동산원 원장이 이 대통령의 성남시장 때부터 그렇게 알려졌다.

경기도지사 시절인 이재명 대통령(오른쪽)과 이헌욱 한국부동산원장(당시 경기주택도시공사 사장). 경기도 제공
경기도지사 시절인 이재명 대통령(오른쪽)과 이헌욱 한국부동산원장(당시 경기주택도시공사 사장). 경기도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을 언급하자 이를 정원오 구청장이 재인용했다. X(구 트위터)
이재명 대통령이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을 언급하자 이를 정원오 구청장이 재인용했다. X(구 트위터)

정작 이 대통령은 직접은 아니더라도 간접적으로 1명만 언급한 모습이다. 그는 지난해 12월 8일 SNS X(구 트위터)에 성동구가 주민 구정 만족도 조사에서 92.9%의 긍정평가를 받았다는 기사를 공유, "정원오 구청장님이 잘하기는 잘하나 봅니다. 저의 성남 시정 만족도가 꽤 높았는데 명함도 못 내밀듯…ㅋ"이라고 적었다. 그러자 정원오 구청장은 이 글을 재인용해 "원조 '일잘러'로부터 이런 칭찬을 받다니…감개무량할 따름입니다. 더욱 정진하겠습니다"라고 화답했다.

한편, 이 대통령과 정청래 민주당 대표를 갈등 구도에 놓는 '명청대전' 프레임은 여전히 지속 중이지만, '리틀 정청래'라는 표현은 선거판에서 좀체 보이지 않고 있다. 딴 건 몰라도 이 싸움 만큼은 이 대통령이 압도하는 모양새다.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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