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서맘 생존기] <4> 보물찾기

입력 2026-02-26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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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어진 차 키를 찾느라 마음은 급한 엄마. 그 와중에 태서는 휴지통을 꼭 붙잡고 딴청 중이다. 그래. 오늘의 유력 수색 장소, 바로 저기다!
없어진 차 키를 찾느라 마음은 급한 엄마. 그 와중에 태서는 휴지통을 꼭 붙잡고 딴청 중이다. 그래. 오늘의 유력 수색 장소, 바로 저기다!

"차키를 못 찾아서 10분 늦을 것 같습니다."
지각자의 핑계라고 욕해도 좋다. 핑계치고 성의 없다고 생각해도 좋다.
사실 전화를 끊고 나서 나도 잠깐 멍해졌다. '이건 나라도 안 믿겠다.'

소파 밑, 신발장, 세탁기 위, 심지어 냉장고까지 열어봤다.
아기가 숨긴 차키를 찾다 찾다 결국 택시를 잡아탔다.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무용담을 풀어냈고, 여기저기서 공감의 목소리가 나왔다.

"신발장 안은 봤어?"
"우리 애는 지갑이었는데, 한 달 뒤에 찾았어."
"음식이 아닌 게 어디야. 그건 썩은내 나야 발견하지."
육아 동지들의 경험담 앞에서 차키는 오히려 평범한 축에 속했다.


차키에 달린 강아지 키링을 진작에 떼어버렸어야 했다.
키링을 보며 "멍멍!" 하고 환하게 웃던 아기가 떠오른다.
아기에게 이건 자동차 열쇠가 아니라, 작고 반짝이는 보물이었다.
숨기면서 이런 생각을 했을 지도 모른다. '어디 한 번 찾아봐.'

하지만 친구에게 하소연을 하자, 내 일은 그 순간 아무것도 아니게 됐다.
친구의 아기는 속옷을 어린이집 가방 안에 넣어두었다고 한다.
등원 후 한참 지나 도착한 어린이집 선생님의 문자.
"어머님.. 가방에서 브라자가 나왔어요."
차키는 건전한 애교였다. 웃음이 터졌다.

퇴근 후 나는 진지한 표정으로 16개월 아기에게 물었다.
"차키 어쨌어?"
대답은 당연히 없다.
대신 태서는 나를 보며 의미심장하게 웃는다.
범인은 항상 평온한 법이다.

천만다행으로 차키는 휴지통 기저귀 뭉탱이 사이에서 발견됐다.
요즘 휴지통을 열고 닫는 재미에 빠진 태서를 떠올리다 얻은 힌트였다.
오래 묵었는지 똥냄새는 덤으로 얻었다.

남편이 휴지통을 비웠다면 차키는 지금쯤 어디쯤일까.
아마도 쓰레기 소각장 어딘가에서
멍멍 울고 있을 테지.
아찔한 상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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