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모두들 '밀양다봄'에 주목하는가

입력 2026-02-11 13:4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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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 1년 만에 돌봄의 정답이 된 밀양 '늘봄 다봄' 성공 모델

밀양 다봄 전경. 밀양시 제공
밀양 다봄 전경. 밀양시 제공

돌봄 정책을 고민하는 지자체라면 한 번쯤 마주하게 되는 질문이 있다.

"공간은 부족하고, 수요는 넘치는데, 해법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가장 먼저 이름이 오르내리는 곳이 있다. 바로 밀양 '늘봄 다봄'이다. 개관 1년 만에 이용 신청이 급증하며 '성공 사례'로 자리매김한 이 모델은, 이제 밀양을 넘어 다른 지역이 배우고 싶은 돌봄의 표준이 되고 있다.

전국 곳곳에 돌봄센터는 많다. 그러나 '대기 없는 돌봄', '야간까지 책임지는 돌봄', '교육과 연계된 돌봄'까지 동시에 구현한 사례는 흔치 않다.

이런 상황에서 밀양다봄이 주목받는 이유는 위의 모든 조건들을 동시에 충족시켰기 때문이다.

밀양시는 과밀 학교가 밀집한 동 지역의 현실을 정확히 짚었다. 학교 안에서 더 늘릴 수 없는 돌봄을, 학교 밖이 아닌 학교와 연결된 거점형 공간으로 풀어냈다.

밀양초등학교 내 옛 도서관을 리모델링한 선택은 상징적이다. 익숙한 학교 공간이지만, 운영은 학교의 한계를 넘는 구조. 이 절묘한 경계 설정이 모델의 출발점이었다.

밀양다봄의 가장 큰 경쟁력은 운영 구조다. 많은 지역이 돌봄을 '누가 맡을 것인가'를 두고 주저하는 사이, 밀양시는 경남도교육청과 역할을 명확히 나눴다.

밀양교육지원청은 프로그램 기획과 돌봄전담사, 강사 채용, 학교 연계를 맡고 밀양시는 행정 지원, 지역 자원 연계, 학교 밖 돌봄 공간 확장과 홍보를 책임진다. 예산 역시 1:1 분담. 책임도, 성과도 함께 가져가는 구조다.

이런 협력 방식은 다른 지역 관계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협약은 많지만, 실제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곳은 드물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정책의 성패는 현장에서 드러난다. 이를 밀양 '늘봄 다봄'은 개관 첫해부터 증명했다. 정원 130명. 그러나 2026년 이용 신청이 급증하며 138명까지 수용했다. 이용 대상도 초등 1~2학년에서 1~4학년으로 확대된다. 셔틀버스는 3대에서 4대로 늘어난다.

이런 수치적인 결과는 단순한 증가를 뜻하기보다는 학부모들이 선택했다는 증거, 즉 '신뢰로 증명된 돌봄'이라는 뜻이다.

밀양다봄은 돌봄 정책이 자주 놓치는 지점을 정확히 찔렀다. 바로 퇴근 시간대와 방학, 토요일이다. 밤 8시까지 이어지는 야간 돌봄, 방학 중 오전 8시부터 저녁까지의 운영, 토요 돌봄은 물론, 여기에 석식 제공까지 더해지며 맞벌이 가정의 가장 현실적인 고민을 해소했다.

또한 이동 문제도 빼놓지 않았다. 학교에서 센터로, 센터에서 집으로 이어지는 셔틀버스 운행이다. CCTV, 안심알리미, 노인일자리와 연계한 '다봄 돌봄지원단' 배치는 안전에 대한 신뢰를 높였다.

밀양 다봄이 성공 모델로 주목받는 결정적 이유는 또 하나 있다. 바로 '맡아두는 곳'이 아닌 '성장하는 공간'이라는 사실이다.

밀양다봄은 돌봄을 보호에만 거치지 않았다. 코딩, 미술, 음악 놀이 같은 창의 프로그램은 물론, 청소년수련관 등 지역 공공시설과 연계한 과학·수학·스포츠 수업까지 무료로 제공한다. 이를 통해 아이들은 돌봄 시간동안 한 장소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경험하고 성장한다. 이 점에서 밀양다봄의 성공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즉 밀양다봄은 '돌봄센터'라기 보다는 지역 교육 생태계의 한 축임을 알 수 있다.


밀양다봄이 특별한 이유는 규모가 아니라 설계 철학에 있다. 공간을 새로 짓지 않아도, 예산을 무작정 늘리지 않아도, 지자체와 교육청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현재 "왜 우리 지역에서는 잘 안 되는가?" 라는 질문의 해답을 찾고 있는 지자체라면, 지금 밀양이 써 내려간 이런 성공 사례들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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