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수능] "마지막 기회" 상향 지원 흐름…데이터로 살펴본 정시 지원 경향

입력 2026-02-09 06:30:00 수정 2026-02-09 11: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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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정시 지원 전략의 구조
수험생들 안정적 합격보다는 도전적 지원 경향
인문계열 '대학 간판', 자연계열 '전공 적합 중시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표 배부일인 지난달 5일 대구여자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이 수능 성적표를 확인하고 있다. 매일신문 DB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표 배부일인 지난달 5일 대구여자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이 수능 성적표를 확인하고 있다. 매일신문 DB

2026학년도 대학 정시모집 최초 합격자 발표·등록이 마무리되고 지난 6일부터 추가 합격자(미등록 인원 충원) 발표가 시작됐다. 오는 13일 추가 합격 및 등록이 진행되면 올해 대입 절차는 모두 마무리된다. 다만 추가 합격자 등록 마감일까지도 정원을 모두 선발하지 못해 결원이 발생하면 20~27일 추가 모집이 진행될 수 있다.

올해 정시에는 '황금돼지띠(2007년생)' 고3으로 인한 수험생 증가, 의대모집 정원 축소, 수능 난이도 상승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 불확실한 입시 환경 속에서 수험생들이 어떤 심리와 전략 구조를 통해 최종 선택에 이르렀는지 데이터를 토대로 살펴봤다.

◆정시 지원의 핵심 변수는 '불수능'

진학사가 2026학년도 대입 정시 지원 수험생 1천64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번 정시에서 '불수능'이 가장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시에 가장 큰 영향을 준 변수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9.7%가 '수능 난이도'를 꼽았다. 이는 예측이 어려운 수능 난이도가 정시 합격선 판단 및 전략 수립 과정에서 부담으로 작용했음을 보여준다. 이어 ▷수험생 수 증가(24.1%) ▷사탐 응시 증가(13.9%) 순으로 나타났다.

최상위권 수험생들에게는 '의대 정원 이슈'도 불수능만큼 큰 변수로 작용했다. 이들 역시 수능 난이도(39.3%)를 최대 변수로 꼽았으나, 2위인 '의대 정원 축소'를 선택한 비율도 34.8%에 달했다. 두 변수 간 격차는 4.5%포인트(p)였다. 전체 수험생 집단에서 1위(수능 난이도)와 2위(수험생 수 증가) 간 격차가 25.6%p로 크게 벌어진 것과 대비된다. 의대 정원의 변동은 최상위권 학과들의 연쇄적인 합격선 이동을 유발하기 때문에 이들의 지원 전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다음날인 지난해 11월 14일 대구 수성구 정화여자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가채점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다음날인 지난해 11월 14일 대구 수성구 정화여자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가채점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정'보다 '도전'에 무게를 둔 선택

정시에서 수험생들은 안정적인 합격보다 한 단계 높은 대학을 지향하는 '도전적 지원' 경향을 보였다.

수험생들이 정시에서 지원한 대학·학과들의 전략 유형을 분석한 결과, '상향+적정' 혼합 전략이 40.4%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상향+적정+안정'을 고르게 활용한 전략(19.9%) ▷'적정+안정' 혼합(16.0%) ▷상향 위주(12.0%) 전략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안정 위주' 전략을 선택한 비율은 2.6%에 불과했다. 정시 환경에 대한 불안감 속에서도 수험생들이 '도전과 실리를 병행한 전략'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수험생 1인당 평균 지원 개수에서도 이러한 경향이 확인된다. 3개 군(가·나·다)에 모두 지원한 수험생(1천504명)을 기준으로 분석했을 때, 평균 지원 개수는 ▷상향 1.15개 ▷적정 1.04개 ▷안정 0.81개로 집계됐다. 상향 지원에 가장 많은 기회를 할애하고 안정 지원에는 가장 적은 기회를 사용한 것이다. 특히 안정 지원을 단 한 곳도 하지 않은 학생이 30.4%에 달해 상향 지원을 하지 않은 학생(17.6%)보다 훨씬 많았다.

흥미로운 점은 성적에 대한 만족도가 낮을수록 상향 지원 개수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는 것이다. '기대 이상'의 성적을 받았다고 응답한 수험생의 평균 상향 지원 개수가 0.92개였다면,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고 답한 수험생은 평균 1.37개의 상향 지원 카드를 활용했다. 이는 성적에 대한 아쉬움이 눈높이를 낮추는 하향 조정보다는 정시라는 마지막 기회에 대한 도전적인 선택으로 이어졌음을 보여준다.

지난 11월 16일 서울의 한 학원에서 열린 수능 가채점 설명회에서 학부모들이 대입 지원 관련 자료를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1월 16일 서울의 한 학원에서 열린 수능 가채점 설명회에서 학부모들이 대입 지원 관련 자료를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계열별로 우선순위 두는 가치 달라

수험생들은 대학의 명성을 좇는 '간판 중심'과 미래 취업 경쟁력을 고려한 '전공 중심'의 선택 사이에서 고민한다. 이번 정시에서는 계열에 따라 우선순위를 두는 가치가 확연히 구분되어 대학과 전공을 바라보는 수험생들의 시각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인문계열 수험생은 '대학 간판'을 우선시했지만, 자연계열은 '전공 적합성'에 더 큰 비중을 두었다.

인문계열 수험생의 79.1%는 '대학 간판'을 고려했다고 응답해 자연계열(64.1%)보다 높은 비중을 보였다. 인문계열에서는 학과보다는 대학의 간판이 향후 진로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자연계열 수험생은 '학과·전공 적합성'을 고려했다는 응답(66.8%)이 '대학 간판'(64.1%)보다 높게 나타났다. 또 '취업률 및 졸업 후 진로 전망'을 고려했다는 비율도 50.2%로 인문계열(36.9%)보다 크게 높았다. 이는 자연계열에서 '전공 경쟁력'이 곧 '취업 경쟁력'으로 직결된다는 인식이 정시 지원 전략에 반영됐음을 보여준다.

이는 계열별로 다른 채용 시장의 특성이 수험생들의 대학 선택 기준에 영향을 주었음을 시사한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불수능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표를 받아 든 수험생들이 '이 성적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는 생각에 합격 안정성보다는 자신의 목표를 우선시하는 과감한 선택을 한 것으로 보여진다"며 "이는 정시 지원을 단순한 성적에 따른 배치가 아닌 마지막 승부수로 인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공격적 지원은 불합격 위험도 함께 수반되는 만큼 미등록 충원 흐름을 끝까지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예비번호를 받은 수험생들은 자신의 순위와 과거 충원율을 함께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도움말=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