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브스토리] 선거운동 현장에서의 각양각색 '악수'

입력 2026-02-19 12: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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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일터에서의 따뜻한 악수 '1표 득표'
악수 짦게 하려면 치고 빠지기 전략도
출퇴근길 악수 때는 무관심과의 싸움

20일부터 기초단체장을 비롯한 광역의원,기초의원 출마자들은 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자 등록하는 순간부터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제한적인 선거운동이 가능해진다. 특정후보의 지면게재가 어려워 AI로 생성한 이미지로 후보자의 선거운동을 표현했다.
20일부터 기초단체장을 비롯한 광역의원,기초의원 출마자들은 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자 등록하는 순간부터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제한적인 선거운동이 가능해진다. 특정후보의 지면게재가 어려워 AI로 생성한 이미지로 후보자의 선거운동을 표현했다.

20일부터 기초단체장을 비롯한 광역의원,기초의원 출마자들은 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자 등록을 할 수 있다. 예비후보자로 등록하는 순간부터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제한적인 선거운동이 가능해진다.

대구·경북(TK) 지역 특성상 보수 성향의 특정 정당(현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세가 압도적으로 강해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공식이 성립되는 곳이다. 정당 내 후보를 뽑는 경선이 훨씬 더 치열하고 실질적인 승부처다. 이 때문에 유권자들은 본선 투표보다 "누가 공천을 받느냐"에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예비후보자들의 시계는 이미 뜨거운 여름을 향해 달리고 있다. 선거 현장에서는 "눈은 마음을 보고, 손은 표심을 잡는다"는 말이 있다. 현장에서 유권자들이 후보자의 손을 잡으며 건네는 한마디는 단순한 인사를 넘어, 그 지역의 민심과 후보자에 대한 기대치 아니면 불신을 가감없이 보여주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주간매일 취재팀은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출마했던 후보자들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뜨거웠던 선거운동 현장을 재구성한다.

◆대구 서구 북비산네거리 인력시장

어스름한 새벽, 불을 밝힌 인력시장 앞으로 한 기초의원에 출마한 예비후보가 나타났다. 두툼한 장갑을 벗어 던지고 맨손을 내미는 그의 손끝이 금세 벌겋게 달아오른다.

후보자: "안녕하십니까, 서구의 일꾼 OOO입니다! 정말 고생이 많으십니다. 오늘 꼭 좋은 일자리 잡으시길 제가 응원합니다"

유권자: 한 중년 남성은 투박한 손으로 후보자와 악수하며 되물었다. "허~ 허~, 후보님 손은 참 따뜻하네요. 그런데 우리 같은 사람들 일자리 걱정 안하게 마음도 좀 따뜻하게 데워줄 수 있소?"

짧은 악수였지만, 그 안에는 '생존'이라는 절박한 민심이 실려 있었다. 새벽부터 부지런하게 움직여, 한 표를 얻은 것이나 다름없는 좋은 악수의 사례로 보인다.

◆대구 중구 서문시장

대구 민심의 바로미터이자, 사람들이 모여서 활기가 넘치는 서문시장. 이곳의 악수는 유독 길다. 상인들은 후보자의 손을 잡고 놓아주지 않은 채, 부탁하고 싶은 이야기를 쏟아낸다.

후보자: "어머니, 저 예비후보자 OOO입니다! 요즘 장사는 좀 어떠십니까? 물가가 너무 올라 걱정입니다."

유권자(옷가게 운영): "아이고, 내 아들 같아서 하는 말인데. 선거 때는 이렇게 손도 잘 잡아주면서, 당선되면 코빼기도 안 비치는 거 아니야? 이번엔 진짜 믿어도 되는 거야?"

후보자는: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꼭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한 표를 얻기까지 악수도 쉽지 않다. 요구하는 것이 많을수록 악수도 길어질 수밖에 없다. 더불어 말이 많으면, 초점도 흐려지기 마련. 적당히 잘 치고 빠지는 것도 시간을 절약하는 방법이다.

◆대구 수성구 범어역 지하철 입구

출근 인파가 쏟아지는 이곳에서의 악수는 '속도전'이다. 수성구 시의원에 출마한 한 예비후보자가 고개를 90도로 숙이며 명함을 건네고, 찰나의 악수를 건넨다.

후보자: "좋은 아침입니다. 기호 0번 OOO, 젊은 대구를 만들겠습니다. 오늘도 힘내십시오!"

유권자(30대 직장인): "(명함을 받으며) 나중에 읽어볼게요. 출근길이라 좀 바빠서요."

이곳의 후보자들은 무관심이라는 벽과 싸운다. 수백 번의 거절 끝에 얻어낸 한 번의 악수가 후보자에게는 가뭄의 단비와 같다. 악수를 받아주는 유권자들이 고마울 따름이다. 한번씩은 지인들이 와서 역으로 악수를 청할 때는 힘이 절로 난다.

◆대구 동구 신암동 평화시장 골목

동구 기초의원 예비후보자가 지나는 유권자에게 악수를 청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후보자: "어르신 잘 지내십니까?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한 예비후보 OOO입니다. 머슴처럼 부려 주십시오. 결과로 보답하겠습니다."

유권자: "악수만 하지 말고, 저기 골목길 가로등 꺼진 것부터 좀 봐줘요. 무서워 죽겠어요."

후보자는 유권자가 '동네의 일꾼'임을 체감하며, 꼭 당선되면 바꿔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악수는 단순히 표를 구걸하는 행위가 아니다. 그것은 유권자에게는 '나를 잊지 말라'는 당부이며, 후보자에게는 '책임지고, 잘 하겠다'는 서약이다. 선거철의 뜨거웠던 악수가 당선 후의 차가운 외면으로 변해서는 안 된다. 유권자들은 그 짧은 악수의 감촉을 기억하며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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