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의 1심 선고 공판은 전직 대통령 배우인 피고인이 법정에 선 이례적인 장면으로 기록됐다. 재판부는 일부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며 실형을 선고했고, 재판 내내 김 여사는 고개를 숙인 채 침묵을 지키며 선고를 묵묵히 들었다.
김 여사는 28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 심리로 진행된 1심 선고 공판에 검은색 정장을 입고 출석했다. 머리를 단정히 묶고 흰 마스크와 검정색 뿔테 안경을 착용한 모습은 앞선 공판들과 유사했다.
이날 법정은 재판부의 결정에 따라 생중계로 공개됐다. 전직 영부인을 상대로 한 재판이 TV와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 중계된 것은 처음이다. 재판부는 선고 전 "피고인이 널리 알려진 공인으로 국민적 관심이 지대한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법정은 오전 내내 방청객과 취재진으로 가득 찼다. 선고가 이뤄진 서울중앙지법 서관 311호 법정은 앞서 윤석열 전 대통령 관련 1심 선고가 진행된 장소이기도 하다.
재판이 시작되자 김 여사는 시선을 바닥에 둔 채 조용히 재판부의 판단을 들었다. 종종 재판장을 바라보거나 짧은 한숨을 쉬는 장면도 포착됐다.
이날 재판부는 김 여사에게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중 일부를 유죄로 판단하고, 징역 1년 8개월과 추징금 1천281만5천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 여사가 통일교 측으로부터 고가의 물품을 수수한 사실은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및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받은 여론조사 자료와 관련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은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영부인은 대통령 가까운 곳에서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대통령과 함께 나라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존재"라며 "그에 맞는 처신이 필요하고 높은 청렴과 염결성이 요구된다. 솔선수범을 보이지 못할망정 반면교사가 되면 안 된다"고 밝혔다. 해당 발언이 나올 때 김 여사는 고개를 들지 않은 채 다시 깊은 한숨을 쉬었다.
재판부가 "징역 1년 8개월에 처한다"는 주문을 낭독하는 순간에도 김 여사는 바닥을 응시한 채 재판부를 향해 얼굴을 돌리지는 않았다. 선고 직후 재판장이 "무죄 부분에 대해 공시할 의사가 있느냐"고 묻자 김 여사는 짧게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이후 재판부를 향해 고개 숙여 인사한 뒤 조용히 법정을 빠져나갔다.
김 여사의 변호인단은 이날 선고 직후 "오로지 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해주신 재판부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알선수재죄 형이 다소 높게 나왔지만, 추후 항소 등을 어떻게 할지 결정해보겠다"고 밝혔다.
서울남부구치소에서 김 여사를 접견한 변호인단은 김 여사의 입장을 별도로 전했다. 김 여사는 "오늘 재판부의 엄중한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그 무게를 가볍게 여기지 않겠다"며 "다시 한번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