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투자협약 '속도전'의 그늘…착공은 제자리

입력 2026-01-28 14:13:24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6조원대 MOU 늘었지만 친환경차·AI 핵심 사업 줄줄이 지연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집적되어 있는 대구 수성알파시티 모습. 매일신문DB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집적되어 있는 대구 수성알파시티 모습. 매일신문DB

대구시가 민선 8기 들어 대규모 투자협약을 잇따라 체결했지만 일부 핵심 사업이 착공 단계에 이르지 못한 채 조정 국면에 머무르고 있다. 친환경 자동차 부품 공장과 SK AI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 등 상징적 프로젝트들이 시장 환경 변화 등의 영향으로 당초 계획보다 늦어지면서 투자 유치 성과의 실질적 이행력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친환경 자동차 핵심 부품인 구동모터와 차량통합제어기 관련 부품을 생산하는 대구의 한 자동차 부품회사는 투자 일정 조정으로 공장 건립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24년 5월 대구시와 투자협약을 체결하고 대구국가산업단지 2단계 내 4만2천703㎡ 부지에 1천200억원을 투입해 제조공장을 건립하기로 했다. 당초 지난해 완공을 목표로 했으나 현재까지 착공은 이뤄지지 않은 채 준비 단계에 머물러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시장이 기대만큼 빠르게 확대되지 않으면서 투자 일정이 계속 조정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하반기 착공, 상반기 착공 등 계획이 여러 차례 미뤄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투자협약에 명시된 구체적인 이행 기한이 없는 만큼 협약 자체는 여전히 유효한 상태다. 대구시는 공장 설립 지연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 관리와 향후 투자 여부를 두고 투자유치과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대구 인공지능(AI) 산업의 상징적 사업으로 꼽혔던 SK AI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 역시 당초 구상보다 늦어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SK그룹 계열사인 SK C&C(현 SK AX)와 SK리츠운용, 아토리서치는 2023년 12월 대구시와 업무협약을 맺고 8천억원을 투자해 수성알파시티에 AI 데이터센터를 건립하기로 했다. 당시 계획은 지난해 착공을 거쳐 2027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하는 일정이었다.

대구시는 현재 토지 매매계약 시점을 올해 2월로 예상하고 있으며 건축 허가와 착공은 7월로 제시하고 있다. 다만 토지 계약과 인허가 절차가 순차적으로 진행돼야 하는 만큼 실제 착공 시점은 유동적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성오 대구시의원은 "단기 성과 중심의 투자 유치보다 실제 이행 가능성과 산업 연계성을 높이는 정밀한 사후 관리가 중요하다"며 "MOU 건수와 투자 규모를 강조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경기 변동에 따른 투자 조정 가능성까지 감안한 단계별 관리 체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