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앨범 '아리랑'으로 컴백, 세계 23개국 34개 도시 82차례 공연…향후 일정 추가 예고
찾는 도시들 '음악관광' 활성화 사례 쓸 지 주목…대구경북 가까운 부산도
월드투어 조(兆) 단위 매출 덕 하이브 첫 연매출 4조원 시대 여나…이재명 대통령 문화수출 50조원 공약도 탄력
2026년은 1년 12개월 365일을 꽉 채워 BTS(방탄소년단)의 해가 되지 않을까. 지난해 RM·진·슈가·제이홉·지민·뷔·정국 등 멤버 7인 전원이 군백기(군 복무로 인한 공백기)를 마무리한 데 이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활동을 재개하는데, 이미 K팝 아티스트 월드투어 최다 회차 기록 작성을 예약했고, 그에 따른 역대급 매출도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경제 효과를 일으키는 것에 더해 BTS는 세계 각지를 누비며 문화와 관광 등 영역에서 전보다 더 강력해진 영향력을 행사할 전망이다.
◆K팝 아티스트 월드투어 최다 회차 신기록 사실상 확정
지난 1월 1일 소속사 빅히트뮤직은 BTS가 새 앨범으로 컴백한다는 소식을 발표했고, 이어 14일 대규모 월드투어 소식과 16일 '아리랑'이라는 정규 5집 앨범명을 알렸다. BTS는 오는 3월 20일 신보를 발매하고 4월 9·11·12일 경기 고양종합운동장 공연을 시작으로 세계 23개국 34개 도시에서 82차례 공연을 갖는다.
이 일정은 올 연말을 넘겨 내년(2027년) 3월 14일까지 이어질 예정인데, 일본과 중동 지역 일정 추가가 예고돼 있어 공연 규모는 더욱 확대된다. 스스로 월드투어 최다 회차 신기록을 경신할 수순인 것.
앨범 발매와 월드투어 일정 시작에 앞선 프로모션도 BTS의 위상에 걸맞게 준비됐다. 음반 출시 바로 다음날인 3월 21일 컴백 첫 무대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개최된다. 이 공연 준비 과정이 언론 보도로 전해졌는데, 정부·공공기관의 '일사천리' 지원이 이뤄졌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종묘 앞 개발 문제를 두고 충돌했던 국가유산청과 서울시 둘 다 BTS 공연에 대해서는 별다른 제동 없이 신속히 사용 허가 결정을 내려 눈길을 끌었다.
또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 1월 21일 빅히트뮤직이 소속된 하이브 사옥을 찾아 "응원봉으로 지켜냈던 광화문 광장에서 복귀 무대를 한다는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응원했다. 꾸준히 정치 대결의 장이 돼 온 광화문광장이 간만에 화합의 장으로 변신한다고 볼 수 있다. BTS 측은 광화문광장에서 1만8천명 규모 공연을 갖겠다는 의사를 밝혔는데, 실제로는 공연장 주변까지 포함해 10만명 안팎 인파가 모일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아직 수록곡은 다 공개되지 않았지만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아리랑'이라는 앨범 제목부터 정부·공공기관의 적극적인 협조를 비롯해 각계의 호응을 불러 일으킬만하다는 분석이다. 과거 너무 남발하다보니 이젠 좀 터부시하게 된 일명 '국뽕'(국가적 자긍심에 대한 과도한 도취)을 BTS를 계기로 다시 눈치보지 않고 향유하게 됐다는 풀이도 곁들일 수 있다.
그리고 BTS에게 늘 붙는 수식이 바로 '국위선양'이다. BTS 리더 RM은 최근 위버스 라이브 방송에서 "아리랑에는 삶의 희로애락이 다 담겨있다"며 앨범에 자신들이 겪은 희로애락을 포괄하는 음악을 담겠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제이홉은 "가장 진짜 우리다운 우리의 뿌리"라고 아리랑을 가리켰다.
◆콘서트 전석 매진 릴레이…세계 '아미' 러브콜 이어져
봄부터 가속페달을 밟을 월드투어는 이미 흥행 청신호가 환하게 켜져 있다. 우선 구매력이 높고 공연 문화 수준도 높은 북미와 유럽에서 공연 티켓 전석 매진 소식이 날아들었다. 지난 1월 17일 빅히트뮤직은 북미 12개 도시 31차례 및 유럽 5개 도시 10차례 등 총 41회 공연 좌석이 다 팔렸다고 밝혔다. 이에 빅히트뮤직은 미국 탬파, 스탠퍼드, 라스베이거스 공연을 각 1회씩 추가했다. 나머지 도시들에서도 티켓 예매가 시작되면 매진 사례가 속출할 수 있다.
월드투어 규모 자체가 커지며 BTS가 처음 공연을 하게 된 도시들도 외신에서 주목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엘패소와 폭스버러를 처음 찾고, 유럽에서는 스페인 마드리드와 벨기에 브뤼셀을 최초로 방문한다. 부에노스아이레스 공연을 통해 아르헨티나에서도 신고식을 갖게 됐는데, 이에 현지 언론들이 속보로 소식을 전했다.
BTS 멤버 진이 과거 밴드 콜드플레이의 부에노스아이레스 공연 때 게스트로 방문하자 아르헨티나 BTS 팬덤 아미(ARMY)들은 BTS를 상징하는 보라색 테마의 광고를 도심 대형 전광판에 게시하고 길거리 플래시몹을 벌였다. 지난해 6월 BTS 멤버들의 군 전역 땐 카퍼레이드를 펼치기도 했다.
또 지난 1월 26일엔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공식서한을 발송, 3차례 예정된 멕시코시티 공연 추가를 요청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멕시코시티 3회 공연 티켓 15만장은 예매 개시 37분 만에 매진됐다.
◆BTS표 '음악관광' 경제적 파급력 주목
BTS로부터 공연 장소로 '선택받은' 도시들은 올해 '음악관광' 핫 플레이스로 뜰 가능성이 크다. 프랑스 신문 르 피가로는 지난 1월 26일 숙박 예약 플랫폼 호텔스닷컴 데이터를 바탕으로 BTS 월드투어 일정 공개 후 48시간 동안 파리 숙소 검색량이 590% 증가했다며 "음악관광의 놀라운 사례"라고 평가했다.
파리에서는 7월 17·18일 공연이 진행되는데, 이 일정 앞뒤로 파리 박물관 투어와 센강 유람선 탑승 등의 관광을 소화하는 트렌드가 확인됐다는 것. 호텔스닷컴은 7월 6·7일 영국 런던 공연과 관련해서도 숙소 검색량이 145% 증가했다고 전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4월 9·11·12일 고양 일정은 가까운 서울 여행 검색량을 190%, 6월 12·13일 부산 일정은 부산 여행 검색량을 무려 3855% 증가시켰다. 부산은 BTS의 입대 전 마지막 공연이었던 2022년 10월 공연 당시 방문객 50만명 기록을 집계한 바 있고 이 가운데 외국인 비율은 60% 이상이었다.
영국 신문 가디언은 "일반적으로 다른 지역에서 온 공연 관람객은 티켓 가격의 약 3.4배를 관광으로 쓴다"면서 "그러나 BTS는 이러한 평균치를 훨씬 뛰어넘을 것이고, 이번 투어의 경제적 파급력이 어느 정도에 이를지 가늠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이같은 전망 이면엔 바가지요금 같은 소비자 피해 문제도 함께 제기됐는데, 이에 대해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월 16일 SNS(X, 구 트위터)를 통해 BTS 부산 공연 일정 발표 후 부산 숙박업소 가격이 최대 10배까지 폭증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며 "(바가지요금 적발 시) 부당하게 취득한 이익보다 손해가 훨씬 크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서울과 부산 만큼은 아니겠지만 대구경북도 외국인 아미 관광객이 잠시 들를 여지를 파악해 대구 서구·남구의 'BTS 벽화 거리' 등 명소를 재단장할 필요가 생겼다. 그러면서 부산에 뒤진 공연 유치 경쟁력 또한 점검할 필요가 생긴다.
앞서 2015년 밴드 마룬파이브의 내한 공연은 서울(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과 대구(대구스타디움 보조경기장), 이렇게 2개 도시 일정으로만 구성된 바 있다. 공연·관광 인프라와 교통 입지 등을 따진 대구의 대형 공연 유치 환경을 재점검할 필요성이 도출된다.
◆李 공약 'K-이니셔티브' 정책 몸집 키우는 마중물 역할 할까?
대한민국 엔터테인먼트 업계와 증권가는 BTS 월드투어 79회 공연 일정이 나왔을 당시 1조원 초중반대 매출을 추정했다. 여기에 최근 미국 3회 공연이 추가됐고, 향후 일본·중동 공연 일정이 더해져야 하며, 멕시코 대통령의 공연 추가 러브콜 등을 소화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이 경우 회당 수백억원의 매출이 거듭해 더해지는 것으로 계산, 매출 전망치는 점점 우상향하게 된다. 이에 힘입어 하이브의 올해 매출이 처음으로 4조원 시대를 열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경우 하이브는 2023년 국내 엔터 기업 최초로 연매출 2조원을 넘긴 데 이어 올해는 그 2배 규모의 신기록을 쓸 가능성이 높아졌다.
BTS가 일으킨 매출이 하이브 매출에 잡히면 이는 K팝 내지는 한국 엔터 시장 규모를 업데이트시켜 다시 정부 정책 지표로 연결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때 문화수출 50조원 시대를 공약했는데 올해 BTS 월드투어 덕을 톡톡히 보게 생겼다. 광화문광장 공연 등에 대한 전폭적 지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같은 K푸드, 대한민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캐리어를 한국산 화장품으로 가득 채우게 만드는 K뷰티, 우리 자본과 정책 지원이 투입된 건 아니지만 한국 소재 콘텐츠의 매력을 보여주며 지난해 큰 인기를 얻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등의 사례에 이어, 올해는 이미 흥행 성공 신호가 나오는 BTS 월드투어가 주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했던 'K이니셔티브' 각 분야가 골고루 빛을 내는 모습이고, 이에 관련 업계는 정부의 좀 더 통 크고 우선 순위도 상향한 활성화 정책을 기대하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