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원칙 없는 통합은 지역 소멸 가속"…대구·경북 통합 선결조건 제시

입력 2026-01-22 15:4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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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특별시청 안동 명문화 요구…행정·경제 기능 분리 제안
'경북특별시' 명칭·북부권 선행 투자 없인 통합 불가 입장

권기창 안동시장은 22일 기자회견을 통해
권기창 안동시장은 22일 기자회견을 통해 "행정통합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의 문제"라며 "국토 균형발전이라는 대의가 실질적인 제도로 담보되지 않는다면 지역 간 갈등만 키울 수 있다"고 밝혔다. 손병현 기자

대구·경북 행정통합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가운데, 안동시가 '조건 없는 통합'에 강한 경고음을 냈다. 통합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분명한 원칙과 제도적 안전장치 없이 추진될 경우 또 한 번 실패를 되풀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권기창 안동시장은 22일 기자회견을 통해 "행정통합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의 문제"라며 "국토 균형발전이라는 대의가 실질적인 제도로 담보되지 않는다면 지역 간 갈등만 키울 수 있다"고 밝혔다. 과거 충분한 사회적 합의 없이 추진됐다 무산된 통합 논의를 언급하며, 이번에는 출발선부터 점검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안동시는 이날 행정통합 논의에 앞서 반드시 확정돼야 할 다섯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첫 번째는 통합특별시 특별법에 통합특별시청 소재지를 현 경북도청이 위치한 안동으로 명시하는 것이다. 도청 이전이 국가 균형발전 전략의 결과였던 만큼, 통합 이후 행정의 중심 역시 북부권에 두는 것이 타당하다는 주장이다. 안동은 행정 중심, 대구는 경제 중심으로 역할을 분담해야 통합의 명분이 살아난다는 논리다.

두 번째 조건은 기초자치단체의 실질적인 권한 강화다. 안동시는 통합특별시 출범과 동시에 재정·행정 자율권이 시·군 단위까지 내려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시적 재정 지원이나 한시적 특례로는 지역 주도의 성장 구조를 만들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세 번째는 제도적 틀의 전환이다. 개별 지역마다 특별법을 만들어 통합을 추진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방자치법에 행정통합 특례를 상시 규정해야 한다는 요구다. 이를 통해 통합 논의의 기준을 명확히 하고, 지역 간 불필요한 갈등을 줄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네 번째로는 통합특별시 명칭 문제를 제기했다. 안동시는 '대구경북'이 아닌 '경북특별시'가 통합 명칭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북은 오랜 역사성을 지닌 광역 행정구역이며, 대구는 그 안에서 분리돼 성장한 도시인 만큼 통합은 새로운 결합이 아니라 행정적 연속성의 회복이라는 시각이다.

마지막으로 북부권 발전 전략의 선행 수립을 요구했다. 안동시는 ▷경북권 광역 철도·도로망 구축 ▷통합신공항 연계 성장 전략 ▷도청신도시 조기 완성 ▷국가 핵심 공공기관 이전 ▷의료 공백 해소를 위한 국립의과대학 설립 등이 통합 논의 이전에 국가 과제로 명확히 제시돼야 한다고 밝혔다.

권 시장은 "행정통합은 지방 소멸 위기에 대응하는 마지막 수단이 될 수 있다"며 "졸속 통합이 아닌, 조건과 원칙이 분명한 통합만이 지역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권기창 안동시장은 22일 기자회견을 통해
권기창 안동시장은 22일 기자회견을 통해 "행정통합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의 문제"라며 "국토 균형발전이라는 대의가 실질적인 제도로 담보되지 않는다면 지역 간 갈등만 키울 수 있다"고 밝혔다. 손병현 기자
권기창 안동시장은 22일 기자회견을 통해
권기창 안동시장은 22일 기자회견을 통해 "행정통합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의 문제"라며 "국토 균형발전이라는 대의가 실질적인 제도로 담보되지 않는다면 지역 간 갈등만 키울 수 있다"고 밝혔다. 손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