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국 어린이 사진공모전 70년]<1959년 5회>추천 주영환 작 '고아의 기도'

입력 2026-01-29 11: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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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주영환 작
추천 주영환 작 '고아의 기도'

6·25 전쟁이 끝난 뒤인 1950년대 후반, 대한민국은 폐허 속에서 극심한 빈곤에 시달리던 시기였다. 당시 수많은 전쟁고아가 발생했으며, 수용 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아이들은 거리에서 방황하거나 열악한 고아원 시설에서 생활해야만 했다.

주영환의 〈고아의 기도〉 작품 사진속 두아이들 앞에는 유엔(UN) 등 국제 사회의 원조로 제공된 우유나 옥수수가루로 쑨 묽은 죽이 담겨 있다. 굶주림이 일상이었던 아이들이 한 끼의 소중한 식사를 앞두고 두 손을 모아 간절히 감사의 기도를 올리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그해 겨울은 유독 길고 시렸다. 거적때기 하나로 찬바람을 막아야 했던 아이에게 가장 먼저 찾아오는 감각은 신앙심이 아니라 허기였다. 아이의 기도는 화려한 수식어 대신 "배가 고픕니다"라는 짧은 문장으로 시작된다. 미군 부대 근처에서 얻어온 꿀꿀이죽 한 그릇, 혹은 길가에 떨어진 딱딱한 건빵 한 조각이 아이에게는 신의 응답과도 같았다.

그들의 기도는 무릎을 꿇고 드리는 정갈한 모습이 아니었다. 추위를 이기기 위해 몸을 한껏 웅크린 채, 떨리는 입술로 "내일은 배가 덜 고프게 해주세요"라고 읊조리는 간절한 생존의 외침이었다.

전쟁은 아이들에게서 부모뿐만 아니라 이름도 앗아갔다. 고아원에서는 이름 대신 번호로 불리거나, 그저 '고아'라는 막연한 단어로 묶였다. "하나님, 혹은 하느님,부처님. 제 이름을 기억하시나요? 어머니가 불러주던 제 이름을 당신은 알고 계시나요?" 그들의 기도는 누군가 자신을 알아봐 달라는, 이 거대한 세상 속에서 잊히지 않게 해달라는 존재의 확인이기도 했다.

기도의 끝은 언제나 얼굴조차 희미해진 부모님을 향한다. 폭격 소리에 손을 놓쳤던 그 순간, 연기 속으로 사라진 어머니의 뒷모습은 아이의 가슴에 지워지지 않는 낙인이 되었다. 아이는 묻는다. 왜 나만 남겨졌는지, 왜 세상은 이토록 차가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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