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난해 최초 보도로 법 심판대에
'범죄심리학자'로 잘 알려져 있는 이수정 국민의힘 경기 수원정 당협위원장(경기대 범죄교정심리학과 교수)에게 범죄 혐의로 벌금 500만원이 구형됐다. SNS에 불과 '10초' 공유했다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두 아들이 군대 면제를 받았다'는 내용의 게시물 때문이다.
▶지난 13일 수원지검은 수원지법 형사13부(장석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수정 당협위원장에 대한 공직선거법(허위사실 공표·후보자 비방) 및 정보통신망법(명예훼손) 위반 혐의 사건 결심공판에서 벌금 500만원 선고를 요청했다.
이수정 위원장은 법정에서 "선거철에 제 의사와 무관하게 여러 대화방에 초대돼 많은 정보를 보게 됐고, 그날은 후보자에 대한 제가 모르던 정보가 쏟아지던 중이었다. 평상시였다면 아들들의 병역사항(의혹에 대해) 좀 더 차분하게 확인 과정을 거쳤겠지만, 당시 이동 중이었고 종일 (일정에)쫓기는 상황이었다"면서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가짜뉴스에 어이없게 속은 제 어리석음을 자책하게 된다. 제 부주의로 사회적 혼란을 일으키고 후보자와 그의 자녀에게 본의 아니게 피해를 끼친 점을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깊이 반성한다"고 최후진술을 했다.
▶이 사건은 매일신문이 최초로 보도하며 세상에 알려졌다.
이수정 교수는 지난해 5월 28일 오후 2시 38분쯤 페이스북에 '온 집안이 남성불구'라는 비하성 표현이 섞인 문구가 적힌 한 이미지를 첨부했다. 이미지엔 이재명 후보, 장남 이동호 씨, 차남 이윤호 씨 등 3인의 병역 관련 사유가 적혔는데 이들 세 부자에 대해 모두 '군대 면제'라고 표기했다.
이에 매일신문은 19분 뒤인 오후 2시 57분 송고한 '이재명과 아들 이동호·이윤호 모두 '군대면제'? 국힘서 가짜뉴스 공유'라는 제목의 기사로 이수정 교수 언급을 전하며 이재명 후보는 골절후유증으로 전시근로역 판정을 받았지만, 이동호·윤호 씨는 둘 다 공군 병으로 정상적으로 제대한 사실을 함께 알렸다.
동호 씨는 2013년 8월 19일 입대해 공군교육사령부에서 근무하다 2015년 8월 18일 병장으로 만기전역했다. 윤호 씨는 2015년 1월 19일 입대해 공군 3여단에서 근무하다 2017년 1월 18일 병장으로 군 복무를 완료했다.
이어 3시간여 뒤 문제가 된 게시물이 이미 삭제된 같은날 오후 6시 32분쯤 나온 노컷뉴스 기사를 시작으로 타 언론이 본지 기사를 인용한 보도를 전개하며 파장이 커졌다. 매일신문은 이수정 교수가 글을 쓰고 5분이 지난 시점에 페이스북 글을 캡처해 기사에 붙였는데, 이를 가리키는 '5분' 표기가 관련 보도에 첨부된 이미지의 공통점이다. 뒤늦게 이어진 보도에서는 이미 지워진 페이스북 글을 캡처할 수 없으니 매일신문 기사에 첨부된 이미지를 가져다 쓴 것.
결국 이수정 교수는 이튿날인 29일 낮 12시 46분쯤 페이스북에 "이재명 후보 아드님의 군대 면제 관련 그림을 올렸다가 빛삭(빛처럼 빠르게 삭제)한 일은 온라인에 떠도는 정보를 10초 정도 공유했다가 잘못된 정보임을 확인하고 즉시 삭제한 일이니 너른 마음으로 용서해 주시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오후 1시 17분쯤에는 "감시 사회 무섭네요"라는 댓글도 달았다.
다만 이수정 교수는 글을 10초만 공유하지 않았다. 당시 매일신문은 이수정 교수가 글을 올리고 5분이 지난 시점에도 글이 지워지지 않은 상태를 확인했다. 자칫 거짓말이 될 뻔한 해명은 이번 재판에서 "9분 만에 곧바로 삭제했다"는 변호인의 변론으로 정정됐다.
▶사실 이수정 교수가 글을 썼다가 지운 몇 분의 짧은 시간을 언론이 감시하지 않았다면 그냥 묻힐 일이었다. 이런 일들이 선거철이면 온라인 공간 곳곳에서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수정 교수는 지난해 21대 대선 사전투표(5월 29, 30일) 하루 전이자 본 투표(6월 3일)가 채 1주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 과열됐던 비방전에 참전한 맥락이다.
공직선거법 제250조(허위사실공표죄)는 후보자와 그의 배우자, 직계 존·비속, 형제자매에 대해 허위사실을 공표해 당선을 방해한 자에게 '7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이같은 법적 처벌이 이뤄지더라도 후유증은 남는다. 이수정 교수가 공유했던 이미지는 지금 검색해도 여기저기서 발견된다.
이수정 교수에 대한 선고공판은 2월 5일 열린다. 마침 6.3 지방선거를 약 4개월 앞둔 시점이라 닮은꼴 비방전을 염두에 둔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될 지 주목된다.
이게 어떤 진영은 혹여 과도한 정치적 탄압이라며 억울해 하고 어떤 진영은 일벌백계이자 정치적 승리라고 환호할 일이 아니다. 이수정 교수로부터 피해를 당한 셈인 이재명 대통령도 20대 대선 후보 때 발언을 두고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1심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2심 무죄→3심 유죄 취지 파기환송→대통령 당선 후 재판 무기한 연기라는 과정을 거치며 개인의 정치인생이 사법리스크에 놓이는 고통을 겪은 것은 물론, 대한민국 전체에 발생하지 않아도 됐을 혼란을 만든 바 있다.
두 사람 사례는 입은 침묵, 손가락은 단속, 그리고 예나지나 돌다리도 좀 두드려 보는 게 미덕으로 요구되는 시대상을 여실히 보여준다. 역시 곧 달아오를 지방선거판에 던져지는 메시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