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우즈벡에 0대2 완패하고도 8강 진출
이민성 감독 전술 부재, 선수들 투지 부족해
설상가상이다. 투지가 실종된 선수들은 졸전을 거듭 중인데 사령탑은 여전히 문제점을 찾겠다는 소리만 반복한다. 더 큰 망신을 당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한국 U-23(23세 이하) 축구대표팀 얘기다.
쑥스러운 정도가 아니라 민망하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진행 중인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조별리그를 통과, 8강에 올랐다. 좋지 않은 경기력으로 일관했으나 운이 따라주면서 간신히 한 발 더 나아갔다.
한국은 13일 우즈베키스탄(우즈벡)에 0대2로 완패했다. 1승 1무 1패로 승점 4. 우즈벡(2승 1무·승점 7)에 이어 조 2위로 8강에 턱걸이했다. 3, 4위 레바논(승점 3)과 이란(승점 2)은 탈락했다. 이날 이란이 레바논에 0대1로 패하는 바람에 얻은 어부지리.
애초 한국은 13일 우즈벡과 무승부만 기록해도 조 선두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비기기는커녕 무기력한 경기 끝에 패하면서 조기 탈락 위기에 몰렸다. 레바논 덕분에 간신히 살아남았다. 승승장구, 일찌감치 8강행을 확정지은 일본과 사뭇 다른 여정이다.
레바논이 쥐어준 8강 진출권. 이걸 얻고는 좋아하기 어렵다. 현재 경기력으로는 더 큰 망신을 당할 수도 있기에 더욱 그렇다. 애초 목표인 준결승 진출도 장담할 수 없다. 이들이 9월 개막하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나간다는 걸 생각하면 한숨만 나온다.
대회 전부터 우려는 적잖았다. 지난해 10월 사우디 원정에서 2연패를 당한 데 이어 11월 중국 판다컵에 나섰으나 중국에게마저 패했다. 당시 이 감독은 선수 점검을 위한 실험이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모습도 다르지 않았다.
레바논전에서 4골을 터뜨리긴 했다. 하지만 2점을 내준 수비는 불안했다. 우즈벡과의 경기에선 공을 더 오래 갖고도 득점에 실패했다. 게다가 상대의 역습에 수비는 속수무책. 실점 후 집중력이 떨어지고, 만회하겠다는 투지와 움직임도 보여주지 못했다.
이 감독은 반년을 준비하고도 실전에서 문제점 찾기 중이다. 8강에서 만날 수 있는 상대를 분석했는지 묻는 질문에 "상대를 분석하기 전에 우리 팀 내부 문제를 직시하는 게 우선"이라며 "팀을 재정비하고 치명적인 결점을 개선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했다.
선수 탓만 할 게 아니다. 선수들의 투지가 실종됐다면 다그치고 다독여 투지를 끌어내는 게 감독의 역할. 경기가 꼬이면 사령탑이 해결책을 서둘러 찾아야 한다. 하지만 우즈벡전에서 시간은 속절 없이 흘러갔고, 이 감독은 흐름을 바꾸지 못했다.
방송 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인 전 국가대표 이영표는 "지금 "선제 실점 후 반응이 가장 충격적이다.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몸을 던져야 하지만 그런 열정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며 "두 살 어린 브라질이나 프랑스한테 져도 기분이 나쁜데 그런 우즈벡에게 졌다는 게 안타깝다"고 했다.
한국이 달성한 게 아니라 '당한' 8강 진출. 다음 상대가 누구든 이런 모습이라면 가망이 없어 보인다. 아시아에서도 동네북이 될 판. 빈공도 문제지만 한 수 아래로 여겨진 팀들을 상대로 실점이 잦은 수비는 더 큰 골칫거리. 최소한 열심히 뛰기라도 해야 큰 망신은 피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