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8강행' U-23 축구 대표팀, 아시안컵서 거듭된 졸전

입력 2026-01-14 13:44:21 수정 2026-01-14 15:31:26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한국, 우즈벡에 0대2 완패하고도 8강 진출
이민성 감독 전술 부재, 선수들 투지 부족해

한국 U-23 축구대표팀이 13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2026 AFC U-23 아시안컵 C조 마지막 경기였던 우즈베키스탄과의 대결 끝에 0대2로 완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U-23 축구대표팀이 13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2026 AFC U-23 아시안컵 C조 마지막 경기였던 우즈베키스탄과의 대결 끝에 0대2로 완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설상가상이다. 투지가 실종된 선수들은 졸전을 거듭 중인데 사령탑은 여전히 문제점을 찾겠다는 소리만 반복한다. 더 큰 망신을 당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한국 U-23(23세 이하) 축구대표팀 얘기다.

쑥스러운 정도가 아니라 민망하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진행 중인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조별리그를 통과, 8강에 올랐다. 좋지 않은 경기력으로 일관했으나 운이 따라주면서 간신히 한 발 더 나아갔다.

한국은 13일 우즈베키스탄(우즈벡)에 0대2로 완패했다. 1승 1무 1패로 승점 4. 우즈벡(2승 1무·승점 7)에 이어 조 2위로 8강에 턱걸이했다. 3, 4위 레바논(승점 3)과 이란(승점 2)은 탈락했다. 이날 이란이 레바논에 0대1로 패하는 바람에 얻은 어부지리.

애초 한국은 13일 우즈벡과 무승부만 기록해도 조 선두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비기기는커녕 무기력한 경기 끝에 패하면서 조기 탈락 위기에 몰렸다. 레바논 덕분에 간신히 살아남았다. 승승장구, 일찌감치 8강행을 확정지은 일본과 사뭇 다른 여정이다.

한국 U-23 축구대표팀의 김태원이 13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2026 AFC U-23 아시안컵 C조 마지막 경기였던 우즈베키스탄과의 대결 도중 드리블을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U-23 축구대표팀의 김태원이 13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2026 AFC U-23 아시안컵 C조 마지막 경기였던 우즈베키스탄과의 대결 도중 드리블을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레바논이 쥐어준 8강 진출권. 이걸 얻고는 좋아하기 어렵다. 현재 경기력으로는 더 큰 망신을 당할 수도 있기에 더욱 그렇다. 애초 목표인 준결승 진출도 장담할 수 없다. 이들이 9월 개막하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나간다는 걸 생각하면 한숨만 나온다.

대회 전부터 우려는 적잖았다. 지난해 10월 사우디 원정에서 2연패를 당한 데 이어 11월 중국 판다컵에 나섰으나 중국에게마저 패했다. 당시 이 감독은 선수 점검을 위한 실험이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모습도 다르지 않았다.

레바논전에서 4골을 터뜨리긴 했다. 하지만 2점을 내준 수비는 불안했다. 우즈벡과의 경기에선 공을 더 오래 갖고도 득점에 실패했다. 게다가 상대의 역습에 수비는 속수무책. 실점 후 집중력이 떨어지고, 만회하겠다는 투지와 움직임도 보여주지 못했다.

이 감독은 반년을 준비하고도 실전에서 문제점 찾기 중이다. 8강에서 만날 수 있는 상대를 분석했는지 묻는 질문에 "상대를 분석하기 전에 우리 팀 내부 문제를 직시하는 게 우선"이라며 "팀을 재정비하고 치명적인 결점을 개선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했다.

이민성 한국 U-23 축구대표팀 감독이 13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2026 AFC U-23 아시안컵 C조 마지막 경기였던 우즈베키스탄과의 대결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민성 한국 U-23 축구대표팀 감독이 13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2026 AFC U-23 아시안컵 C조 마지막 경기였던 우즈베키스탄과의 대결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선수 탓만 할 게 아니다. 선수들의 투지가 실종됐다면 다그치고 다독여 투지를 끌어내는 게 감독의 역할. 경기가 꼬이면 사령탑이 해결책을 서둘러 찾아야 한다. 하지만 우즈벡전에서 시간은 속절 없이 흘러갔고, 이 감독은 흐름을 바꾸지 못했다.

방송 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인 전 국가대표 이영표는 "지금 "선제 실점 후 반응이 가장 충격적이다.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몸을 던져야 하지만 그런 열정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며 "두 살 어린 브라질이나 프랑스한테 져도 기분이 나쁜데 그런 우즈벡에게 졌다는 게 안타깝다"고 했다.

한국이 달성한 게 아니라 '당한' 8강 진출. 다음 상대가 누구든 이런 모습이라면 가망이 없어 보인다. 아시아에서도 동네북이 될 판. 빈공도 문제지만 한 수 아래로 여겨진 팀들을 상대로 실점이 잦은 수비는 더 큰 골칫거리. 최소한 열심히 뛰기라도 해야 큰 망신은 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