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반도체 랠리 효과…업종·종목 간 성적표는 극명
국민연금이 보유한 국내 상장사 주식 가치가 반도체 업황 호조에 힘입어 1년 새 9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시장 전반의 강세 속에서도 일부 업종과 종목에서는 주가 하락과 지분 축소가 겹치며 평가액이 감소하는 등 포트폴리오 내 격차도 뚜렷했다.
14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2025년 말 기준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국내 상장사 272곳의 주식 가치는 247조4천11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말(129조4천802억원)과 비교하면 117조9천312억원, 증가율은 91.1%에 달한다.
이번 급증은 지난해 코스피 상승장을 주도한 반도체 업종의 영향이 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주가 국민연금 전체 포트폴리오 수익을 끌어올렸고, 조선·방산 관련 종목도 상승 흐름에 힘을 보탰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보유 지분율을 확대한 상장사가 171곳으로, 지분을 줄인 곳(127곳)보다 많았다. 시장 강세 국면에서 투자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을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종목별로 보면 삼성전자는 국민연금의 지분율 증가 폭이 0.32%포인트에 그쳤지만, 주가가 125.4% 오르면서 보유 주식 가치가 30조6천908억원 늘었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분율 변동은 없었으나 주가가 274.4% 급등해 보유 가치가 25조5천139억원 증가했다. SK스퀘어, 두산에너빌리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도 주가 상승과 지분 확대가 맞물리며 수익 확대에 기여했다.
반면 모든 종목이 상승 흐름을 탄 것은 아니다. 유통, 게임, 바이오 등 내수 의존도가 높은 업종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국민연금 투자 기업 가운데 주식 가치 감소 폭이 가장 컸던 종목은 CJ제일제당으로, 주가 하락과 함께 지분율을 4.64%포인트 줄이면서 보유 가치가 2천340억원 감소했다. 크래프톤과 시프트업 등 게임주 역시 주가 약세와 지분 축소로 평가액이 줄었다. 대한항공, SK텔레콤, LG생활건강, SK이노베이션 등도 국민연금 보유 주식 가치가 감소한 종목으로 분류됐다.
LG전자는 주가가 1년 사이 10.1% 상승했지만 지분율 축소 영향으로 평가액이 오히려 줄었고, 오리온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주가 상승 여부와 무관하게 지분 조정이 평가액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셈이다.
지분 확대 측면에서는 HD현대마린엔진이 가장 두드러졌다. 국민연금은 이 회사의 지분율을 8.26%포인트 늘렸으며, 엠앤씨솔루션, 삼성에피스홀딩스, 포스코DX, LG CNS 등도 신규 취득과 함께 지분율을 확대한 종목에 포함됐다. 반대로 STX엔진, 한세실업, CJ제일제당, 농심, DL이앤씨 등은 지분율이 줄어들며 포트폴리오 내 비중이 축소됐다.
국민연금이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종목은 LS로, 보통주 기준 지분율이 13.49%에 달한다. 현대백화점(13.46%), 신세계(13.42%), CJ(13.40%) 등 유통·지주사들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업종별로는 반도체가 포함된 IT전기전자 업종의 보유 가치가 64조2천374억원 늘어 증가율 139.4%를 기록하며 가장 큰 폭의 상승을 보였다. 조선·기계·설비 업종도 148.3%의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고, 지주, 증권, 건설·건자재 업종 역시 국민연금 전체 주식 가치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