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후라도의 파나마 대표팀 출전 허락
신뢰 다질 계기…부상, 피로도 없길 바라
축하할 일이지만 신경은 쓰인다. 아리엘 후라도는 프로야구 2026시즌 대권을 노리는 삼성 라이온즈 선발투수진의 핵. 후라도가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World Baseball Classic)에 나설 파나마 대표팀에서 뛰게 됐다.
삼성은 13일 2026년 해외 전지훈련 일정을 발표하면서 선수들의 합류 여부도 함께 밝혔다. 구자욱, 원태인, 배찬승 등 3명은 WBC에 나설 대표팀과 함께 훈련하느라 삼성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하는 게 늦어질 예정. 파나마 대표로 뛸 후라도도 마찬가지다.
WBC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사무국과 선수협회,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이 주관하는 야구 국가 대항전. 2006년 창설된 이래 4년마다 열렸다. 올해 열리는 WBC는 여섯 번째 대회다. 20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3월 5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된다.
삼성 측은 "최근 후라도가 구단에 WBC에 참가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고, 구단은 이를 허락했다"며 "후라도는 WBC 일정이 마무리되면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예정이다. 합류 시점은 파나마의 경기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후라도는 지난해 삼성 마운드를 이끈 에이스. 15승 8패, 평균자책점 2.60을 기록했다. 특히 돋보인 건 꾸준함과 이닝 소화력. 리그 최다 이닝(197⅓이닝)을 책임져 불펜의 부담을 덜어줬다. 퀄리티스타트(선발투수의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도 23회로 리그 1위.
후라도가 WBC 본선 무대를 밟은 건 이번이 처음. 2023 WBC 때는 예선만 소화했다. 당시 에이스로 활약하다 KBO리그의 키움 히어로즈 입단이 확정되자 본선 출전을 포기한 바 있다. 믿을 만한 선발 자원이 풍부하지 않은 파나마로선 후라도가 필수 전력이다.
이번 대회에서 파나마는 A조. 푸에르토리코, 쿠바, 캐나다, 콜롬비아와 한 조에 묶였다. 파나마에겐 쉽지 않는 조 편성. 앞서 열린 다섯 차례 대회에서 파나마는 본선 무대에 세 차례 올랐지만 아직 1라운드를 통과한 적은 없다. 후라도의 어깨가 무겁다.
후라도가 WBC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다는 건 겨우내 준비를 잘했다는 뜻. 그래도 삼성으로선 마냥 반기기만은 어렵다. 후라도는 지난 정규 시즌 때 이미 누구보다 많이 던졌다. 자칫 부상을 당하거나 피로가 누적된다면 새 시즌을 치르는 데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후라도를 말리기도 어려운 상황. 원태인은 한국 대표팀에 보내주면서 후라도의 의지를 꺾는다면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다. 삼성이 기꺼이 수락한 건 후라도와의 신뢰를 더 다지는 데도 도움이 된다. 다만 부상, 피로감 없이 복귀하길 바랄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