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케어 보조금 종료 후폭풍…보험료 폭등에 美 의료 사각지대 우려

입력 2026-01-03 08: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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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최고경영자 서밋(APEC CEO SUMMIT)'에서 연설을 마치고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바마케어'(ACA·건강보험개혁법)에 따른 건강보험료 보조금 지급이 종료되면서 당면한 보험료 폭등에 어려움을 겪는 미국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보험료가 너무 비싸 어쩔 수 없이 보험을 해지하는 이들까지 생겨나며 의료 사각지대가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지난해 말 오바마케어 보조금 지급이 종료되면서 가입자 다수가 보험료가 두 배 이상 올랐다고 보도했다. 월 보험료가 수백 달러에서 수천 달러까지 뛰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보혐료가 크게 오르자 기존 오바마케어 가입자들은 어려운 선택을 강요받는 실정이다. 일부는 아예 건강보험 없이 지내기로 결정하거나, 일부는 보험료는 낮지만 치료받을 때 본인 부담금이 수천 달러에 달하는, 보장 수준이 낮은 보험으로 갈아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바마케어는 보험사가 기저질환이나 성별 등을 이유로 보험 가입을 거부하거나 보험료를 인상하지 못하도록 규제한다. 아울러 이러한 규정을 준수하는 보험 상품을 소비자가 원스톱 쇼핑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직접 보험 가입 사이트를 운영한다. 저소득층에게는 소득 수준에 따라 보험 가입을 위한 보조금을 지급한다.

야당인 민주당은 오바마케어 보조금 지급을 3년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오바마케어가 실패한 정책이라고 규정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의 반대에 부딪혀 보조금 지급이 지난해 말로 종료됐다.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2025년에 오바마케어에 가입했던 약 50만명 가운데 6만여명이 보험을 해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NYT는 펜실베이니아주의 경우 조기 은퇴자가 많은 편인데 이들 중 일부는 연방정부의 메디케어(고령자 의료보험) 자격이 생기는 65세가 되기 전까지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전까지 무보험 상태를 유지하는 일종의 '도박'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 의회예산국은 보조금이 없을 경우 약 400만명이 보험을 잃을 수 있다고 추산했다.

오바마케어 보조금이 처음 확대된 2021년 이후 더 많은 사람이 지원 대상이 되고 개인 부담금이 낮아지면서 지난해에는 역대 최다인 2천400만명이 오바마케어에 가입한 상태다.

이들 중 상당수는 자영업자이거나 건강보험을 제공하지 않는 소규모 사업체에서 일하는 사람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험사 대신 국민들에게 직접 보조금을 주는 방식의 의료보험 개혁을 공언했지만, 건강보험을 둘러싼 양당의 이견으로 의회에서 합의가 이뤄지기까지 난관이 예상된다.

보험료 급등은 미국 국민들에게 민감한 고(高)물가 이슈와도 연동되면서 오는 11월 중간선거의 여론 지형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