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 뉴욕시장 조란 맘다니, 쿠란에 취임 선서

입력 2026-01-01 18:47:38 수정 2026-01-01 18:4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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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이슬람 문화' 다양성·확장성 상징
지하철 역사 선서 '노동자·빈민' 대변
백인사회 대척점, 유대인 사회 조화 숙제

뉴욕 신임 시장인 조란 맘다니가 1일(현지시간) 자정에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부 장관이 주재하는 가운데 뉴욕시의 오래전 폐쇄된
뉴욕 신임 시장인 조란 맘다니가 1일(현지시간) 자정에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부 장관이 주재하는 가운데 뉴욕시의 오래전 폐쇄된 '올드시티홀' 지하철역에서 이슬람 경전인 쿠란에 손을 얹고 취임 선서를 했다. AFP 연합뉴스

뉴욕 신임 시장인 조란 맘다니가 1일(현지시간) 자정에 뉴욕시의 오래전 폐쇄된 '올드시티홀' 지하철역에서 이슬람 경전인 쿠란에 손을 얹고 취임 선서를 했다. 뉴욕의 첫 무슬림이자 남아시아계, 우간다 출신 시장이 취임하는 순간이다.

맘다니 시장은 새해가 시작하는 이날 0시 1분(한국시간 오후 2시1분)에 에릭 애덤스 전 시장으로부터 시장직을 넘겨받아 4년의 임기를 시작했다.

맘다니 시장은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부 장관이 주재하는 가운데 부인 라마 두와지 여사가 두 손으로 든 쿠란에 왼손을 올리고 오른손을 들어 선서했다. 역대 뉴욕시장들이 성서에 손을 올리고 선서를 한 것과 달리 맘다니 시장은 쿠란을 사용해 주목받았다.

그는 취임식 후 "이것은 진정한 영광이며, 내 일생일대의 특전"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쿠란이 취임식에 등장한 것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뉴욕에 오랜 기간 뿌리내린 무슬림 공동체의 존재를 보여준다고 했다.

그가 사용한 2권 중 한 권은 조부가 소장했던 것이며, 또 한 권은 18세기 말쯤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쿠란으로 뉴욕공공도서관 슘버그 흑인문화센터 소장품이다. 우간다 태생인 맘다니 시장의 정체성, 뉴욕의 이슬람 문화의 다양성과 확장성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NYT는 설명했다.

취임식 장소를 지하철역사로 정한 것에 대해서는 도시에서 대중교통이 갖는 중요성 보여주는 동시에 자신의 지지기반인 노동자, 빈민 계층을 대변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고 전했다.

맘다니 시장은 스스로 '민주사회주의자'를 자처하며, 선거기간 내내 뉴욕의 심각한 생활비 부담(affordability) 문제를 파고들어 당선됐다. 시내버스 무료화, 취학 전 아동 무상교육, 공공임대요금 동결 등을 내세웠다.

이날 오후 1시에 있을 맘다니 시장의 공식취임식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백인 사회 주류와 대척점에선 인물들이 함께할 예정이다.

앞서 취임 선서에 함께한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부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1기 당시 트럼프 가문이 과거 대출 기관을 속이기 위해 자산 가치를 부풀렸다며 소송을 제기한 인물이다. 미국 진보 정치의 상징적 인물이자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로 지목됐던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버몬트·무소속),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하원의원(뉴욕주) 등도 참석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맘다니에 대해 선거기간 동안 '공산주의자'라며 비판했으나, 막상 당선된 후인 11월 21일 백악관에서 만나 덕담을 주고받았다. 미국 언론들은 맘다니 시장의 공약이 실현되려면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재력가들에 증세가 필요하다는 것을 약점으로 꼽았다. 무상 보육은 연간 60억달러(약 8조7천억원), 무료 버스도 매년 8억달러(약 1조1천560억원)가 필요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뉴욕 사회의 주류인 유대인 사회와 조화 맘다니 시장이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