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대구공항 국제선 활성화 팔걷어…TK신공항 건설 명분 확보

입력 2025-12-31 14: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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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이용객 회복 더뎌…재정 투입해 노선 유치 나서
국제선 수요 키워 현 공항 한계 부각, 신공항 필요성 강화 전략

대구공항 계류장 일대 전경. 매일신문DB
대구공항 계류장 일대 전경. 매일신문DB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대구국제공항 활성화를 위해 대구시가 항공사 지원금을 대폭 늘리며 국제선 확대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대구공항 활성화를 통해 대구경북신공항 건설의 명분도 쌓겠다는 취지다.

대구시는 내년부터 대구공항발 해외 직항노선 확대를 위해 항공사 재정지원을 대폭 강화한다고 31일 밝혔다. 이를 위해 대구시는 지난 10월 '대구국제공항 활성화 지원 조례'를 개정하고 항공사 지원 대상과 범위를 확대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내년도 항공사 지원 예산은 올해보다 약 63% 증액된 8억5천만 원으로 편성됐다.

대구공항은 코로나19 이전만 해도 일본·중국·동남아 노선을 중심으로 국제선 이용객이 꾸준히 늘어 2019년 대구공항 이용객은 467만명에 달했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 수요가 줄어들면서 올해 11월까지 대구공항 전체 이용객 수는 328만명으로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대구시는 국제선 수요 회복이 더딘 가운데 항공사들이 수익성 부족을 이유로 신규 취항과 증편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자, 재정 지원을 통해 직접 '마중물'을 붓는 방식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이번 개편안의 핵심은 항공사의 취항 부담 완화다. 신규 국제선의 경우 최소 운항기간을 기존 6개월에서 약 5개월(20주)로 단축해 조기 정착을 유도하고, 기준 탑승률(85%)에 못 미칠 경우에도 일정 한도 내에서 운항결손금을 지원한다. 정책노선 신규 취항 시 편당 최대 600만원, 총 3억원까지 지원되며, 일반 신규 노선도 최대 2억원까지 재정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기존 노선에 대해서도 지원 폭이 넓어졌다. 정책노선에 한해 복항 노선과 증편 노선에도 운항장려금이 지급되며, 특히 기존 노선에 다른 항공사가 새로 진입할 경우 탑승률과 관계없이 지원이 가능하도록 했다. 항공사 간 경쟁을 유도해 운항 시간대 다양화와 항공권 가격 인하 효과를 노린다는 설명이다. 부정기 노선 역시 탑승률과 무관하게 최대 1억원까지 지원된다.

대구시는 현재 칭다오·청두, 나고야·히로시마, 가오슝, 울란바토르 등 12개국 17개 노선을 '정책노선'으로 지정해 집중 지원하고 있다. 시는 항공사 지원 사업 효과를 매년 분석해 기준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한국공항공사 및 항공사와의 협력도 강화할 방침이다.

이 같은 움직임을 두고 지역 안팎에서는 대구공항 활성화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 논리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선 수요를 인위적으로라도 키워 현 공항의 한계를 부각시키고, 이를 신공항 필요성으로 연결하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실제 대구시는 통합신공항 추진 과정에서 '국제선 확장 한계'와 '항공 수요 증가'를 핵심 논거로 제시해 왔다.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은 "현재 대구공항을 활성화 시켜놔야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의 필요성과 신속한 건설의 명분이 더해진다. 이를 위해 항공사 지원을 통해 국제 노선을 많이 유치하려는 노력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