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끄럼틀 거꾸로 올라가지 마!" "흙은 먹는 거 아니야!" "돌은 또 왜 던져!"
놀이터에서 소리치는 내 옆으로 우아하게 벤치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 한 여성.
한 손엔 아이, 한 손엔 아아(아이스 아메리카노). 그렇다. 그녀는 딸맘이다.
그에 반해 내 목소리는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힘은 쓸데없이 세진다.
화는 또 왜 이렇게 많아진 건지. 휴 나는야 아들맘
아들 육아를 검색하면 나오는 자료들은 가히 충격적이다.
검색창에 '아들'만 쳐도 '아들 사고', '아들 골절', '아들 왜 이래요'가 자동 완성된다.
그놈의 아들들은 TV를 깨부수고,
그놈의 아들들은 얼굴 전체가 상처 투성이다.
최근에는 '아들맘 전문가'까지 등장했다.
엄마들은 모르는 아들의 세계를 알려준다는 모 소장님의 세미나는 연일 만석.
강연 이름도 웃프다. '아들맘 분노조절 세미나'.
딸에게는 뽀뽀 세례를 받고, 아들에게는 주먹 세례를 받는다는 말도 있다.
그래서일까. 아들맘은 딸맘보다 수명이 짧다는 농담까지 따라붙는다.
딸맘 친구와 여행을 갔다가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아이와 카페를 갈 수 있다니, 앉아서 커피를 마실 수 있다니.
나에게 카페란, 커피를 쏟지 않으면 다행인 장소다.
내 아들은 테이블을 장애물 코스로 인식한다.
손을 잡고 천천히 걸어가는 친구 모녀의 모습도 낯설다.
우리 모자는 발을 맞춰 걸어본 기억이 손에 꼽힌다.
우리 아들은 이미 저 앞에서 새로운 사고를 준비 중이다.
"딸맘은 감정적으로 힘들고, 아들맘은 육체적으로 힘들다"는 말이 있다.
아침마다 이 옷 입겠다, 저 옷 입겠다, 머리는 이렇게 묶어달라며 한 시간을 실랑이했다는 친구의 넋두리에 나는 오늘도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우리 아들은 아무 옷이나 입히기만 하면 되는데
발 한쪽 넣는 찰나에 이미 현관 밖으로 순간 이동을 마친 녀석.
한쪽 다리만 옷을 입은 채 당당하게 도망가는 저 뒷모습을 보며
오늘도 나는 헛웃음을 삼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