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김택우 의협 회장 "현 ARIMA 방식, 통계적 타당성 충분히 담보 못 해"
"지난 정부 실패 되풀이하지 말 것… 졸속 결정 지양해야"
대한의사협회(의협)는 26일 2027학년도 의과대학 정원 산정을 위한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추계위)의 분석 방식에 통계적 왜곡 소지가 있다며, 정책 결정을 졸속 처리하지 말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김택우 의협 회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특정 분석 모형에만 의존하거나 불완전한 변수를 적용할 경우 통계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며 "현재 추계위에서 활용 중인 ARIMA 방식은 통계적 타당성을 충분히 담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추계위가 사용하는 해당 모형은 과거 자료의 흐름을 토대로 미래 수치를 예측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기준 시점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한 의사 수가 아니라 실제 진료에 투입되는 시간을 반영한 환산 지수가 필요하다"며 "하나의 모델에 집착하지 말고, 의료계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다양한 변수와 분석 기법을 폭넓게 반영해 다각적인 검증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를 향해서는 "지난 정부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말고 시간에 쫓긴 졸속 결정을 지양해야 한다"며 "의협이 요구한 합리적 모델을 반영하지 않거나 납득할 수 없는 결과가 도출될 경우, 단식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협은 추계위원회 결과가 발표된 이후, 자체 연구센터의 별도 추계 결과를 다음 달 중 공개하고 정부가 제시한 자료의 통계적 오류와 한계를 검증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2027학년도 이후 의대 정원은 추계위 논의와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를 거친 뒤 복지부와 교육부가 협의해 결정하게 된다.
앞서 지난 22일 2027학년도 이후 의대 정원을 정하기 위한 11차 추계위가 열렸으나 결론을 내지 못하고 오는 30일 추가 회의를 열기로 했다.
11차 추계위 자료에 따르면, 위원들은 최종 모형에 인공지능(AI) 생산성 향상(6%), 근무일수 5% 혹은 10% 감소 등의 변수를 적용해 2040년 의사 공급은 13만3천명가량, 수요는 14만2천~16만9천명으로 잡았다. 부족할 것으로 추산되는 의사 규모 역시 1만~3만6천명으로 모형과 시나리오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다만, 변수가 워낙 다양하고 위원 간에 입장도 첨예하게 갈려 추계위가 다음 주에도 명확한 결론을 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