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창·진 통합 15년, 창원중심주의만 키웠다

입력 2025-12-24 13:5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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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적 비전 없이 추진된 정치적 쇼

창원특례시 전경.
창원특례시 전경.

2010년 마·창·진(마산·창원·진해)을 통합해 출범한 통합 창원시가 된 지 15년이 지났지만 성공한 행정 통합이 아닌 지역 정체성 증발과 균형 발전 실패의 상징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통합 초기 창원시는 "더 큰 도시 경제력으로 균형 성장"을 약속했지만, 결과는 이와는 정반대였다.

통합 이후 가장 먼저 사라진 것은 마산과 진해 고유의 정체성이며 창원의 중심주의만 키웠다. 이에 마산과 진해 주민들은 "창원에 흡수됐다"는 표현을 주로 쓴다. 실제로 통합 당시 제안됐던 마산 시청사 유치, 진해 상징 시설 배치 등의 핵심 약속은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이로 인해 마산과 진해 시민들은 자치결정권 상실과 박탈감, 지역 정체성 소멸을 겪고 있다.

통합 창원시는 한때 비수도권 최대 규모의 기초자치단체라는 이름값을 앞세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주장 역시도 허구임이 드러났다. 3개 도시 통합에도 불구하고 지역 인구 감소, 경제성장 둔화, 도시 기능의 정체현상은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통합 이후 14년째인 2024년부턴 창원특례시 인구 100만 선이 붕괴하면서 특례시 지위마저 조만간 사라질 공산이 커졌다.

통합 창원시는 이름만 통합했을 뿐, 실질적이고 균형적인 개발 전략을 수립하지 못했다. 옛 마산 중심 상권은 침체가 가속화돼 마산시의 과거 번화가는 이젠 쇠퇴와 공실의 상징이 돼버렸고 진해는 소외된 지역으로 전락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과거 마산시 의회 의장 역시도 "통합 당시 약속했던 시청사 이전, 균형 발전 투자 등은 무시됐다"고 하며, "이 약속이 지켜졌다면 지금과 같은 지역 불균형이 이렇게 심화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한 적 있다.

지역 전문가들도 마창진 통합을 "정책적 비전 없이 추진된 정치적 쇼"로 본다. 통합의 명분이었던 행정 효율과 경제 발전은 통합 이후 정책의 반복적 실패 속에서 사라졌고, 주민들 사이에는 통합 자체가 잘못된 선택이었다는 회의론이 지배적이다.

통합 창원시 15년을 결산하면, 찬사가 아닌 철저한 비판과 반성의 시간이 필요하다. 현재 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건 도시 통합에 대한 논쟁이 아니라, 지역 정체성 부활과 지역 균형발전을 향해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된 도시 재설계다.

이 문제와 관련해 창원시 관계자는 "통합 창원시의 균형발전을 위해 앞으로 계속 노력하겠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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