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로 보는 세상] 외국인 눈으로 본 대구 관광, '만족' 응답 뒤 숨은 불편

입력 2026-01-15 11: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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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은 증가추세를 보이지만
대구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은 증가추세를 보이지만 '매우 만족한다'는 비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근대 문화유산과 2만년 전 선사 유적이 공존하는 곳. 설명만 들으면 대구는 충분히 매력적인 관광지다. 그런데 이상하다. 방문객 수와 씀씀이는 좀처럼 늘지 않는다. 다른 지역과 달리 초라한 관광 '성적표'를 받은 이유는 뭘까. 대구시가 조사한 외국인 관광객 1천10명의 평가를 토대로 그 해답을 추적해봤다.

◆ 수 늘었지만, 회복 속도 더뎌

외국인 방문객 수는 2024년을 기점으로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024년 대구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39만 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71만 명)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을 회복했다. 대구시는 지난 2025년에도 비슷한 수준의 방문객을 유치했다고 추정하고 있다.

문제는 회복 속도다.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증가 속도는 다른 지역에 비해 더디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25년 7월 한 달간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73만3천199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1% 증가했다. 이 가운데 서울 방문객만 136만 명에 달했다. 이는 대구가 2025년 한 해 동안 유치한 외국인 관광객 추정치를 훌쩍 넘는 규모다.

◆ 언뜻 보면 성공... 실상은 부실

왜 외국인들은 대구를 매력적으로 생각하지 않을까. 대구시는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지난 2024년 4월부터 12월 사이 대구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의 만족도 조사를 실시했다. 응답자는 총 1천10명으로, ▷4~5월(1분기) ▷6~8월(2분기) ▷9~10월(3분기) ▷11~12월(4분기)로 나눠 수집했다.

전체 응답자의 93.5%는 "여행에 만족했다"고 답했다. 대구 여행의 강점으로는 '독특한 문화유산'(25%)이 가장 많이 꼽혔다. 실제 방문객 다수는 문화유산이 산적해 있는 중구에 머물렀다. 이들은 서문시장(83.6%)과 동성로와 중구 시내 일원(76.9%)을 방문한 뒤, 약령시 근처 문화유산을 탐방한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매우 만족한다'는 비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매우 만족한다'는 응답 비율은 1분기 20.3%에서 4분기 14.2%로 하락했다. 재방문 의사도 같은 흐름을 보였다. '재방문 의사가 매우 있다'는 응답은 1분기 25%였으나, 3·4분기에는 각각 19.4%, 20.8%로 줄었다.

씀씀이는 더 냉정했다. 같은 기간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이 서울에서 평균 264만8천원을 지출한 가운데, 대구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은 평균 113만1천154원을 지출하는 데 그쳤다. 특히 지갑이 가장 열리지 않는 시기는 1분기로, 이 시기 1인당 지출액은 약 85만원에 그쳤다.

◆ 언어와 이동, 대구 여행의 벽

이 같은 성적표는 여행 과정에서 체감한 불편과 무관하지 않다. 이들의 불만사항을 주관식으로 응답을 수집한 결과, 가장 자주 언급된 문제는 '의사소통의 어려움'이었다. 특히 교육 목적으로 대구를 방문한 이들 41.8%가 언어 소통의 어려움을 호소했고, 뷰티와 의료 건강 치료 목적으로 방문한 12.6%도 언어소통 어려움을 드러냈다.

이들은 다국어 안내표지판과 간판 확충을 요구했다. 연령대별로는 50대, 거주 국가별로는 미주·유럽·대만 관광객이 특히 불편을 느꼈다.

'택시기사와의 의사소통' 역시 같은 맥락에서 문제로 지적됐다. 관련 만족도 조사에서 평균 3.88점에 그쳤다. 2019년(3.92점)보다 오히려 낮아졌다.

불편은 언어에만 그치지 않았다. 주관식 응답에서는 '혼잡한 교통' 문제도 반복적으로 등장했다. 특히 대구를 당일치기로 방문한 관광객들 사이에서 교통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컸다.

사통발달의 도시로 꼽히는 대구가 이 같은 오명을 쓰게 된 이유는 뭘까. 외국인 관광객의 이동 방식이 영향을 미쳤다는 추측이 나온다. 대부분이 자가용이 아닌 대중교통에 의존하면서, 자가용 중심으로 설계된 대구의 교통 환경은 관광객에게 장점으로 작용하지 못했다.

가장 많이 이용한 교통수단은 지하철(43.4%)이었고, 버스(40.4%)와 택시(40.1%), 전세버스(31.3%) 순이었다. 반면 렌터카나 대절 택시, 지인 차량 등 자가용을 사용하는 비율은 18.7%에 그쳤고, 도보 이용률은 0.3%에 불과했다.

◆ 대구시도 문제 인식… 해법은 '진행형'

대구시만 겪는 문제는 아니다. 서울을 제외한 모든 중·소 도시가 비슷한 성적표를 받았다. 수도권 외 지역의 방문비율은 33.9%에 불과하고, 1인당 지출 규모는 110만원 내외를 오간다. 교통에 대한 만족도는 최하위다. 결국 구조적 문제다.

구조적 문제는 단번에 해결할 수는 없다. 대구시는 점진적 개선을 목표로 대책을 짜고 있다. 소통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바일 간편결제 지점을 확대하고, 숙박시설 주변 관광지 안내 QR의 보급을 늘리기로 했다. 식음시설 종사자를 대상으로 간단한 외국어 의사소통과 서비스 품질 개선 교육도 계획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겪는 사소한 문제까지 해결하고자 '대구관광불편신고센터'도 도입할 예정이다. 외국인들이 대구에서 겪는 불편사항을 실시간으로 접수해 즉시 해결하는 게 목표다.

대구시 관광과 관계자는 "2025년에 진행했던 사업들뿐만 아니라, 신규 사업을 통해서 점진적으로 관광 환경을 개선할 예정이다"며 "주기적으로 모니터링을 거쳐 더 나은 대책을 찾아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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