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행정부 1년에 대한 혹독한 비판
공적인 영역 곳곳에 족적 남기기 시도
트럼프 2기 행정부 1년을 맞아 뉴욕타임스(NYT)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속칭 '뼈 때리는 비판'을 날렸다. NYT는 21일(현지시간) 재집권에 성공한 트럼프 대통령이 '제왕적 면모'를 선보인 1년이었다는 분석을 실었다.
NYT는 "'트럼프 2.0'이 제왕적 대통령제를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렸다"며 "반세기 전 이 용어를 대중화시킨 리처드 닉슨 대통령 때보다 훨씬 더 대담하고 새로운 형태의 제왕적 대통령제를 구축했다"고 평했다.
새로운 차원의 제왕적 면모로 꼽힌 것에는 이른바 영역 표시에 가까운 '족적 남기기'가 있다. 백악관 집무실을 황금으로 꾸민 건 약과였다. 케네디가의 반발에도 개의치 않고 케네디센터에 자신의 이름을 병기했다. 워싱턴DC의 '미국평화연구소'도 최근 이름 교체 대상이 됐다. '도널드 트럼프 평화연구소'로 억지 개명을 해야 했다. 자신의 생일을 국립공원 무료입장일로 지정한 것도 괴이한 일면으로 나열됐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왕족과 비슷한 위엄을 뽐내며 화려한 겉모습에 치중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미국 정부와 사회를 상대로 사실상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전역에서 자신을 비난하는 시위(No Kings)가 일었을 때 "나는 왕이 아니다"라면서도 왕이라는 개념을 즐기는 모순적 태도를 보였다고 꼬집었다.
우리나라에서 받은 신라 금관 모형 선물도 사례로 언급됐다. 백악관은 비판 세력을 조롱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금관을 쓰고 있는 사진에 '국왕 만세'라는 문구를 달아 소셜미디어에 올리기도 했다.
자신의 얼굴을 박제하는 것에도 열심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19일(현지시간) "이민의 길을 열어주는 놀라운 프로그램"이라는 일명 '골드카드' 비자 판매로 13억 달러 이상 벌어들였다고 주장했는데 '골드카드'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이 그려져 있다.
독립 250주년이 되는 내년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이 들어간 1달러짜리 기념주화 발행도 추진되고 있다. 최종 결정된 것은 아니라지만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제프 머클리 등 4명의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살아있는 대통령이나 현직 대통령의 초상을 미국 통화에 사용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법안을 공동 발의했다. 일부 공화당 하원의원들은 워싱턴 DC의 관문인 덜레스 국제공항의 이름을 '도널드 트럼프 국제공항'으로 바꾸는 법안까지 발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