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꿉친구들이 생각나서 어릴 때 놀던 뒷동산으로 올라갔습니다. 내 키만 한 무성한 풀들이 길을 뒤덮어 가던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나의 동심과 무성한 풀은 서로 엇박자를 내고 있었습니다.
제게 너무 넓고 깊어서 실체가 없던 글.
나의 일상생활과 늘 엇박자를 내던 글.
하다만 숙제처럼 오랫동안 마음 한편에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눈처럼 날리는 벚꽃 때문도 아니었고, 창밖으로 하얗게 퍼진 봄 햇살 때문도 아니었습니다. 저녁밥을 준비하며 주방에서 마늘을 까던 분주하고 바쁜 그 시간, 엇박자를 내며 웅크리고 있던 글을 문득 끄집어냈습니다. 무성한 풀이 저의 펜심을 완전히 가로막기 전에 다시 시작해야 했습니다.
즐겁고 신나게 글을 썼습니다. 동화를 쓰기 위해 학교 운동장과 문구점, 어린이 도서관을 오가며 아이들의 표정, 아이들의 언어, 아이들의 행동을 유심히 지켜보았습니다. 덩달아 제 일상이 놀이터에 놀러 나온 아이들처럼 가벼워졌습니다. 이렇듯 가벼운 마음으로 글을 쓰다 보니 동화는 '유치한 성장'이라는 아이러니한 가르침을 덤으로 안겨주었습니다.
비록 뒷동산에 올라가진 못했지만, 이제 그곳에서 함께 놀던 소꿉친구들을 동화 속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경쟁이 치열한 만큼 전혀 기대하지 못했는데, 생일날 선물처럼 당선전화를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저의 글을 뽑아 주신 매일신문사와 심사 위원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지도해 주신 이득균 선생님과 문우분들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본인들의 동심을 되살려 세심하게 읽어 준 아들과 딸, 책 읽기를 싫어해 세 줄 읽고 당선이라는 농담을 던진 남편, 팔십 넘긴 깊은 주름을 모두 구긴 채 웃으시며 축하해 주신 부모님, 제 삶을 더 풍요롭게 해 준 친구들과 이웃분들 모두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오늘의 당선이 종착지가 아닌 출발선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끝으로 제가 쓴 동화를 읽으며 단 한 명의 어린이라도 더 긍정적이고 밝은 생각을 하며 자라나기를 바래봅니다.
약력
-1967년 경북 경산 출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