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통화는 모두 강세…원화 유일하게 밀려

입력 2025-12-14 18:5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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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평균 1,470원
올해 평균 1,420원 역대 최고…이달 달러 대비 0.69% 하락
내년도 수급 압박 이어질 듯…"외환당국 개입이 변수 될 것"

이달 원·달러 환율 평균이 1,470원을 넘으며 외환위기 이후 월간 기준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난 14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환전소 모습.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연평균 환율은 외환위기를 넘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
이달 원·달러 환율 평균이 1,470원을 넘으며 외환위기 이후 월간 기준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난 14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환전소 모습.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연평균 환율은 외환위기를 넘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

이달 원·달러 환율 평균이 1천470원을 넘어서며 외환위기 이후 월간 기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달러 가치가 하락하는 상황에서도 국내 해외투자 확대 등 수급 요인이 계속 환율을 끌어올리면서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주요국 통화 중 유일하게 하락했다.

올해 연평균 환율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내년에도 고환율 흐름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나홀로' 오르는 원·달러 환율

14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12일 원·달러 환율의 주간거래 종가는 1천473.7원을 기록했다. 야간거래 종가는 1천477.0원에 마감해 지난 4월 8일(1천479.0원) 이후 가장 높았다.

환율은 10월 추석 연휴 이후부터 상승세를 지속하며 11월부터1천400원대 후반에 고착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주간거래 종가 기준 지난달 평균 환율은 1천460.44원으로 IMF 외환위기를 겪었던 1998년 3월(1천488.87원) 이후 월평균 기준 최고 수치를 보였다. 이달 들어 2주간 평균은 1천470.4원까지 치솟았다.

원화는 주요국 통화 중 유일하게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들어 원화 가치는 달러 대비 0.69% 하락했다. 반면 호주 달러(+1.56%), 캐나다 달러(+1.50%), 유럽연합 유로(+1.20%), 영국 파운드(+0.94%), 일본 엔(+0.17%) 등 주요국 통화는 모두 강세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0일(현지시간) 정책 금리를 내린 가운데도 원·달러 환율은 일시 하락했다가 곧 반등했다.

이와 관련, 김종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환율 상승 요인의 70%가 국민연금·개인 등의 해외투자 증가에 따른 수급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내년에도 고환율 전망"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해 연평균 환율은 외환위기를 넘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들어 연평균 환율(주간거래 종가 기준)은 1천420.0원이다. 외환위기 때인 1998년(1천394.97원)보다 더 높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국내 달러 수급 불균형이 이어지면서 원·달러환율이 1천400원대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한국과 미국의 성장률이나 경상수지 등 경제 펀더멘털로을 고려할 때 적정 환율은 1천300원대 후반 수준이지만, 수급과 원화 저평가 등을 감안하면 내년 환율은 올해와 유사하거나 더 올라갈 수 있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다만 정부가 환율 안정을 위한 자체 태스크포스(TF)를 꾸리는 등 총력 대응에 나선 만큼 외환당국 개입이 변수가 될 수 있다.

기획재정부는 외환 수급 안정화를 위해 수출기업의 환전 동향과 해외투자 현황을 정례적으로 점검하고, 환전 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의 정책 수단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당국도 증권사의 해외투자 투자자 설명의무, 위험 고지의 적정성, 빚투 마케팅 관행 등을 집중 점검한다.

국민연금을 활용한 수급 안정 방안도 논의 중이다. 기재부와 보건복지부·한국은행·국민연금으로 구성된 4자 협의체는 국민연금의 수익성과 외환시장 안정을 조화시킬 수 있는 '뉴 프레임 워크'를 시행할 방침이다

또 미국의 추가 금리 인하와 일본의 금리 인상 속도 등이 내년 환율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