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한 달 방문자 7만9천여명…하루 평균 2천600명
책 부족으로 아쉬워하는 이들도 적지 않아, 턱없이 모자란 주차공간 또한 문제…갓길 주차 수두룩
대구시 최초의 직영 도서관인 '대구대표도서관'이 개관 한 달 만에 방문객의 발길이 이어지며 새로운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연령대별로 특화해 꾸민 공간들로 다양한 수요에 호응했고, 전시·체험 요소까지 갖춰 단순한 도서관을 넘어 복합문화공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규모에 비해 도서가 부족해 원하는 책을 찾지 못하고 발길을 돌리는 이용자도 적지 않았다. 협소한 주차 공간으로 차량이 주택가까지 밀려들면서, 주민 불편이 커진 점 또한 과제로 지적됐다.
◆복합문화공간 거듭나
지난 6일 오후 1시쯤 찾은 남구 대명동 대구대표도서관. 이곳은 점심시간이 지나자마자 책을 빌리러 온 시민부터 가족 단위의 방문객도 눈에 띄었다.
1층 '어린이 자료실'은 영유아부터 초등학생들까지 모여들어 활기가 넘쳤다. 같은 공간에 마련된 보드게임 놀이동·그림동 등은 시간 단위로 운영돼 주말이면 예약이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두 자녀와 함께 방문한 최모(40대) 씨는 "아이들에게 주말 독서 습관을 들이려고 도서관에 자주 오는데, 이곳은 조도가 적당해 책에 집중하기 좋은 환경"이라며 "집 근처 서부도서관보다 더 자주 올 것 같다"고 말했다.
층별로 연령대를 구분해 이용 동선을 나눈 점 또한 이용자 만족도를 높였다. 청소년 등 전용 공간을 따로 둔 덕분에 성인들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독서에 몰입할 수 있다는 평가다.
체험 요소가 풍부해 문화공간으로 확장됐다는 호평도 잇따랐다. 이날 3층 '예술' 공간에서는 턴테이블 앞에서 LP를 골라 음악을 감상하는 이용자들이 많았다.
영남대 재학생 최모(22) 씨는 "젊은 세대는 평소에 LP판을 접하기 어려웠는데 오늘 처음 이용해보게 됐다"며 "도서관을 단순하게 책만 읽는 공간으로 생각하면서 지냈지만 이곳을 보면 음악부터 다양한 게 많아 색다르다"고 말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대표도서관(도서관)은 국·시비 585억원이 투입돼 연면적 1만5천㎡,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로 지난달 5일 문을 열었다. 개관 한 달간 방문자는 7만9천여명으로 하루 평균 2천600명에 달한다.
◆ 부족한 도서와 주차 공간
일부 이용자들은 도서관 규모에 비해 도서가 충분하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대구시에 따르면 도서관은 최대 40만권까지 장서를 비치할 수 있으나 현재 마련된 장서는 약 8만6천권 수준이다.
실제 이날 1층부터 3층까지 곳곳의 서가에는 책이 채워지지 않은 빈 칸이 적잖게 눈에 띄었다.
두 번째 방문한 이모(30대) 씨는 "딸이 찾으려고 하는 책들을 여러 권 찾아봤는데 하나도 없었다. 시설을 보면 확실히 신경을 많이 쓴 티가 나긴 하는데, 지속적인 이용을 위해선 도서가 많아져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곳 관계자 또한 "책을 좋아하는 사람 10명 중 3~4명은 원하는 책이 없다고 하는 게 사실"이라며 "신간 도서를 구매 예정이지만 서가를 다 채우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족한 주차 공간을 둘러싼 불만도 컸다. 당초 도서관 건립 계획에는 지하 1층 공동보존서고 아래에 두 개 층 규모의 주차장이 포함됐으나, 예산 문제로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도서관 주차장(52면)은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차량이 줄지어 돌기만 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대구시가 인근에 마련한 임시주차장 70면도 만차 상태였다.
이 때문에 운전자들은 주택가 갓길 주차부터, 인도 가장자리까지 침범하는 '개구리 주차'까지 무분별한 주·정차를 벌였다.
한 80대 주민은 "도서관이 문을 연 뒤 집 앞에 차를 세워둔 사람이 부쩍 늘었다"며 "잠시라도 차를 빼면 자리도 잃을까 걱정돼 주말엔 대중교통만 이용한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도서관 인근에 지하주차장 약 275면을 조성하고 있고 내년 하반기에 운영될 것"이라며 "그 전까지는 도서관 방문 시 대중교통을 이용해달라고 홍보를 적극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