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형석, 저작권협회 '큰손' 빼돌려 4억벌고 협회장 출마?

입력 2025-12-04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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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문재인 대통령 존경과 애정을 담은 헌정곡
2017년 문재인 대통령 존경과 애정을 담은 헌정곡 'Mr. President'를 공개한 김형석. 김형석 인스타그램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 회장에 출마한 작곡가 김형석이 저작권료 부담으로 음저협을 등진 '큰 손'과 음원공급계약을 맺고 음저협 이용 비용 보다 싸게 음원을 넘겨 약 4억원을 벌어 들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이 업체 건물에 싼 임차료로 사무실을 얻는 대신 업체 소유 매장에 무료로 틀 수 있는 음악을 공급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음악계 일각은 "음저협을 제치고 이득을 본 사람이 음저협 회장에 출마하는 게 말이 안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3일 매일신문 취재에 따르면 김형석이 운영하는 케이노트는 지난 2011년 말쯤 국내에서 여러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A 사와 음원공급계약을 맺고 음원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케이노트는 2019년까지 약 40여 곡을 A 사에 넘기고 곡당 평균 1천만원 정도를 받아 도합 4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저작권도 대부분 A 사로 넘어갔다.

문제는 A 사가 음저협과 음원이용계약을 해지한 시기가 케이노트와 첫 음원공급계약을 맺은 직후라는 점이다. 김형석 후보 캠프에 따르면 A 사와 음저협 간의 계약이 해지된 건 A 사가 케이노트와 첫 계약을 맺은 뒤 4개월이 지난 2012년 4월이었다. 음저협 입장에선 시기상 케이노트가 음저협의 '큰 손'을 빼돌린 것이다.

실제 계약 해지 전까지 음저협에 등록된 대중음악이 흘러나왔던 A 사엔 2012년 이후 케이노트의 음악으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사실상 케이노트 음악이 대중음악 공간의 일부를 대체한 셈이었다.

A 사는 케이노트 덕에 음원사용료로 나가는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A 사가 2019년 음저협과 다시 손을 잡고 최근까지 음원사용료 등으로 낸 돈은 20억원이 넘고 1년에 내는 돈만 약 4억원이다. A 사에게 김형석은 음원사용료를 대거 줄여준 고마운 사람이었다.

이에 대해 김형석은 "내가 판 건 광고 음악과 캠페인 음악이다. 광고음악과 캠페인 음악은 음저협 신탁 관리 대상 음원이 아니다. A 사가 광고 음악이랑 캠페인 음악을 자기 매장에 튼 걸 내가 어떻게 하냐"라며 "애초 매장 음악을 목적으로 넣을 거였으면 수백 곡을 넣었을 것이다. 내가 A 사와 커넥션이 있어서 매장 음악을 내가 했다는 '프레임'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매일신문은 김형석의 1차 해명 뒤 추가 취재에 들어갔다. 추가 취재 결과 김형석은 2016년~2023년 사이 A 사 본사 안에 264㎡(약 80평) 규모 사무실을 월 200만원만 내고 사용했다. 같은 시기 이 지역 사무실 월세 단가는 같은 규모 기준 약 330만원 선이었다. 약 40%가량 할인 받은 셈이었다.

김형석은 월세를 깎는 대신 A 사와 연간 5곡 이상 음원을 제작하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합의 내용 안엔 "A 사 매장에 송출 가능한 음원 50곡을 무상 제공한다"는 내용도 들어있었다고 한다. 김형석의 1차 해명은 사실과 거리가 멀었다.

이에 대해 김형석은 "나 김형석이다. 난 1천400곡을 쓴 사람이다. 내가 빌어먹고 살겠나. 엮지 말라"며 "난 최초 광고 음악 계약하고 난 뒤에 A 사가 음저협과 계약을 해지한 걸 알게 됐다. 내 계약 때문에 A 사가 음저협과 계약을 해지한 게 아니다. 그리고 사무실도 떳떳하게 월세 내고 썼다. 월세 깎는 대신 했다는 합의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