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중단해서는 안돼"
찬 바람이 불어오면 많은 보호자들이 반려견에 대한 심장사상충 예방약을 잠시 멈춰도 될지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심장사상충은 모기가 매개하는 기생충 질환으로 보통 모기가 사라지는 겨울철에는 감염 위험이 낮아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심장사상충 예방은 겨울에도 중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수의사들의 조언이다.
심장사상충은 모기가 강아지의 혈액을 빨아 먹을 때 유충(미세사상충)이 침투해 심장과 폐혈관에 심각한 손상을 입히는 질병이다.
이세원 대구 바른동물의료센터 원장은 "심장사상충의 매개체인 모기는 기온이 14도 이상일 때 활동이 활발하나, 난방이 잘 되는 실내 환경은 모기가 충분히 생존하거나 월동할 수 있는 조건을 제공하므로 한두 마리의 모기가 실내에 침입해 반려견을 물게 되면 감염될 위험이 언제든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심장사상충협회에 따르면 추운 계절에 심장사상충 전염은 감소하지만, 도시 내 미세환경으로 인해 전염률이 0에 도달하지 않기 때문에 연중 지속적인 예방을 강력히 권장하고 있다. 협회는 심장사상충 예방에 대한 슬로건으로 'Think 12(12개월 예방을 생각하라)'를 내세우며 연중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심장사상충 예방약은 이미 몸에 침입한 유충(L3, L4 단계)이 성충으로 자라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유충이 성충이 되기까지 약 6개월의 시간이 걸리므로 가을 늦게 모기에 물려 감염되었으나 아직 약으로 제거되지 않은 유충이 있을 수 있고, 겨울에 예방을 중단하면 이 유충들이 성충으로 자라 심장과 폐혈관에 정착하게 된다. 많은 보호자들이 예방약을 성충을 죽이는 '치료제'라고 오해하지만, 예방약은 투약 시점으로부터 약 한 달 전 감염된 유충을 죽이는 역할을 하는 구충제에 가깝다.
12개월 중 단 한 달이라도 예방을 건너뛰면 감염 위험에 노출되는데, 겨울에 예방을 중단했다가 이듬해 봄에 다시 시작하는 것을 깜빡 잊거나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일 년 내내 꾸준히 예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방법이다.
만약 예방을 중단했다면 다음 해 예방을 재개하기 전 반드시 심장사상충 감염 여부 검사(키트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미 감염된 상태에서 예방약을 투여할 경우 혈액 내 미세사상충이 한꺼번에 죽으면서 쇼크 등의 치명적인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세원 원장은 "심장사상충은 한 번 성충이 되면 치료가 매우 어렵고 비용도 많이 들며, 치료 과정 자체가 강아지에게 큰 위험을 줄 수 있다"며, "연중 지속적인 예방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모기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겨울에도 안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