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플러스] 증상 없이 찾아오는 골다공증…남성도 안심 못해

입력 2025-12-03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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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다공증 관련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골다공증 관련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평생 한 번도 뼈가 부러진 적이 없다고 해서 뼈 건강을 안심할 수 있을까? 뼈는 30대 이후 서서히 약해지기 시작하며, 특히 50대 이상 여성에서는 골다공증이 10명 중 약 4명, 골다공증 전 단계인 골감소증이 10명 중 약 5명에 이를 만큼 흔하다.

골다공증은 '소리 없는 도둑'이라고 불릴 만큼 뚜렷한 증상이 없어 방치하기 쉽지만, 작은 충격에도 뼈가 쉽게 부러져 일상생활을 위협할 수 있다. 뼈는 한 번 부러지면 이전 상태로 완전히 되돌리기 어렵고, 특히 고령에서는 반복적인 골절 위험이 커져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뼈 건강을 미리미리 관리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남성도 골밀도 검사 필요

골다공증은 폐경 이후 여성에게 흔하지만, 남성에서도 드물지 않으므로 누구나 한 번쯤 자신의 뼈 건강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검사는 이중에너지 X선 흡수계측법으로 골밀도를 측정하는 것이 기본이며, 나이와 과거의 골절 이력, 복용 중인 약, 흡연과 음주 같은 생활 습관을 함께 고려해 향후 10년 골절 가능성을 평가한다. 65세 이상 여성이나 70세 이상 남성, 50세 이후 낮은 높이에서의 낙상으로도 골절을 경험한 사람, 스테로이드를 몇 달 이상 복용하는 사람, 저체중·흡연·과음이 있거나 부모가 고관절 골절을 겪은 가족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검사가 꼭 필요하다.

약을 복용하기 전 생활 관리를 제대로 하는 것이 치료의 절반이다. 칼슘은 하루 1천~1천200㎎을 목표로 음식과 보충제를 합쳐 채우는 것이 좋다. 우유·요거트·치즈 같은 유제품과 두부, 멸치처럼 뼈째 먹는 생선, 해조류를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 보충제를 사용할 때는 한 번에 500~600㎎을 넘기지 않게 나누어 복용하면 흡수에 유리하다.

먹는 칼슘으로는 탄산칼슘과 구연산칼슘이 있는데, 탄산칼슘은 함량이 높고 가격이 합리적이지만 식사와 함께 복용해야 하고 위장 장애가 있을 수 있다. 구연산칼슘은 공복에도 잘 흡수되고 속이 편한 대신 함량이 낮다는 단점이 있다. 비타민 D의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결핍이 흔하기 때문에 하루 800~1천 IU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

◆골절 예방 위한 생활 습관이 중요

운동은 체중부하 운동(걷기, 계단 오르기, 가벼운 점프)과 근력운동을 함께 주 3회 이상 꾸준히 하는 것이 핵심이다. 낙상을 줄이기 위해 집안의 미끄럼 위험을 없애고 전선을 정리하며, 욕실에는 미끄럼 방지 장치를 설치하고, 바닥을 잘 잡아주는 신발을 신는 습관이 필요하다. 금연과 절주도 뼈를 지키는 중요한 습관이다.

약물치료는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뼈가 빨리 녹는 것을 막아주는 '골흡수 억제제'와 새 뼈가 만들어지도록 자극하는 '골형성 촉진제'가 있다. 어느 쪽을 먼저 쓸지는 개인의 골절 위험도에 따라 달라진다. 골절 위험이 낮다면 여성호르몬 작용을 선택적으로 조절하는 약을 우선 고려할 수 있다. 폐경 증상이 있는 50대 전후 여성에서는 호르몬 치료를 검토하고, 필요하면 비스포스포네이트 등 골흡수 억제제로 치료를 전환할 수 있다. 위험이 높은 사람, 예를 들어 골밀도검사상 T점수가 –2.5 이하이거나 이전에 골절을 경험한 사람에게는 다소 강력한 골흡수 억제제(비스포스포네이트 또는 데노수맙)를 1차 치료로 사용할 수 있다. 반면 최근 골절 또는 여러 부위 골절 이력이 있거나, 매우 낮은 골밀도(T점수 -3.0 미만)를 가지고 있는 환자의 경우에는 '뼈를 먼저 만들고 그다음 잘 지키는' 순차치료가 효과적이다. 즉, 강력한 골형성 촉진제를 먼저 사용한 뒤 이후 골흡수 억제제로 전환해 유지한다.

치료의 목표는 결국 골절 예방이다. 골밀도 검사는 수단일 뿐이므로 1~2년 간격으로 검사를 반복해 척추와 고관절을 포함한 골밀도 변화를 확인한다. 목표에 잘 도달했다면 적절한 강도로 유지하고, 기대만큼 좋아지지 않거나 치료 중 골절이 발생하면 약의 종류와 순서를 조정해 치료 강도를 높인다.

골다공증 관리는 생활습관을 기반으로 환자의 골절 예방에 맞춘 약제 선택과 정기적인 추적평가가 중요하다. 무엇보다 계획 없는 약 중단은 피하고, 주치의와 약제의 변경 및 유지 계획을 미리 세워 지속 가능한 치료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도움말 진종화 경북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