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도시 지정 뒤 축제 구조 전면 재편
지역 농가·청년·종교계 잇는 참여형 기획 주목
일상 속으로 스며드는 생활형 문화 확산
경북 칠곡군이 사계절 축제를 축으로 지역경제 활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칠곡군에 따르면 과거 특정 시기에 집중됐던 호국 중심 축제가 민선 8기 들어 다양화되면서 계절마다, 마을마다, 세대마다 즐길 수 있는 기획형 축제가 잇달아 열리고 있다. 인근 대구·구미 시민들까지 "칠곡이 이렇게 바뀌었나"라고 반응할 정도다.
변화의 분기점은 2022년 12월 문화체육관광부의 법정문화도시 지정이었다. 이를 계기로 행정·주민·기획자·청년층이 함께하는 축제 구조가 자리 잡으면서 행사가 단순 이벤트를 넘어 지역경제와 연계되는 방향으로 확장됐다. 이 과정에서 주민이 소비자가 아닌 주체로 참여하며, 칠곡의 문화 정체성이 '참여형 도시'로 재구성되고 있다.
축제가 행정 주도가 아닌 주민 주도형으로 바뀌면서 지역의 참여 의식도 크게 달라졌다.
가장 먼저 변화를 이끈 건 여름이다. 칠곡군청 MZ 공무원 조직인 '아이디어 어벤저스'가 기획한 '꿀맥페스티벌'은 지역 양봉농가의 벌꿀과 수제 맥주를 결합한 콘셉트로 화제를 모았다. 20~30대 방문객이 크게 늘었고, 도심형 여름축제로 성공했다는 평가다.
종교계가 주축이 된 '홀리페스티벌'도 매년 규모를 키우고 있다. 천주교 신자들의 자발적 참여로 시작된 축제로 음악, 예배, 토크콘서트가 결합된 독특한 구성 덕분에 "칠곡에 이런 감성 축제가 있다니"라는 반응이 이어진다.
칠곡 대표 행사인 '칠곡낙동강평화축제'는 올해 40만명 이상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AI 기반 입장 시스템과 야간 공연, 체험 프로그램이 강화되며 체류 시간이 길어졌고 숙박·음식업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쇠퇴한 원도심 활성화를 겨냥한 '205힐링축제'는 골목 버스킹과 청년 마켓 등 주민참여형 프로그램으로 지역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또 마을 주민과 문화도시추진단이 함께 여는 '마을별 축제'는 사계절 틈을 메우는 생활형 축제로 정착 중이다.
작은 골목 공연, 마을 영화제, 경로당 앞 음악회 등 일상의 문화 프로그램이 확산되며 '일상이 곧 문화'라는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군은 이러한 축제 기반을 지역 관광, 교육, 창업 등과 연계해 지속가능한 문화경제 모델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축제마다 지역 자원을 콘텐츠화해 지역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군은 이를 토대로 문화도시 2기 지정과 연계한 장기적인 축제 로드맵 수립에도 나설 계획이다.
연말에는 도심 곳곳에서 '크리스마스 축제'가 열릴 예정이다. 화려한 조명과 포토존, 음악회, 마켓 등이 마련돼 겨울철 상권 활기를 이어갈 전망이다.
관광업계는 "칠곡군이 축제를 지역경제의 축으로 운영하며, 경북에서 가장 유연한 축제 기획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한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축제를 통해 지역 상권에 활력을 주는 게 목표"라며 "사계절 축제가 정착해 군민과 방문객 모두가 다시 찾는 도시로 자리 잡도록 보완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