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거점 둔 투자리딩 사기단 41명 검거…'총책' 지시로 525억원 세탁

입력 2025-11-16 15:5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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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월 수사 끝에 세탁책·관리총책 등 18명 구속…해외 총책 추적 중

경북경찰청 전경. 매일신문DB.
경북경찰청 전경. 매일신문DB.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수백억원의 투자금을 받아 가로챈 뒤 캄보디아 거점 총책의 지시에 따라 국내에서 조직적으로 돈을 세탁한 리딩투자 사기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북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사기방조와 범죄수익 은닉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로 41명을 검거해 18명을 구속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투자금 등 모두 525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세탁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지난 2월쯤 네이버밴드에 경제전문가를 사칭해 증권사 등 기관 이름으로 투자를 하면 수익을 낼 수 있다며 5억7천400만원 상당 피해를 입은 투자 리딩 사기 사건을 접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7개월 간 수사를 통해 254억원 상당을 세탁한 혐의로 1~3차 세탁책 22명을 서울·경남 등에서 체포하는 등 27명을 검거해 이 중 12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국내외에 사무실을 두고 투자전문가를 사칭한 뒤 가짜 사이트를 이용해 허위매매를 유도하는 수법으로 피해자들을 속였다. 또 이들은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 있는 세탁총책 지시에 따라 범행에 가담할 인원·법인을 제공하는 '관리총책', 세탁책들에게 범행 수법을 알려주는 '실무총책', 세탁법인을 관리하는 '중간 관리책' 등 범죄집단을 조직해 수직적 보고·지시 체계 등도 갖췄다.

이 과정에서 추적을 피하기 위해 텔레그램으로 지시·보고하는 등 철저하게 점조직 형태로 역할을 분담했다. 자금세탁은 총책 지시에 따라 국내에서 이뤄졌다. 이를 위해 서울에 허위 상품권 판매법인 3곳을 설립하는 한편, 친구 및 선·후배 등 지인을 직원으로 고용해 범행에 가담시켰다.

경찰 분석 결과 이들은 범행계좌 100여개에 투자리딩 사기 피해금 254억원 상당을 은닉·세탁해 해외 투자사기 총책에게 전달했다. 경찰은 압수한 허위 매출 전표 및 휴대전화를 통해 확보한 공범 대화 내역 등을 분석해 이들 일당을 소탕했다.

또 아직 검거되지 않은 해외 세탁총책을 쫓는 한편 범죄수익금도 추적 중이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고수익 보장' '원금 보장' 등을 미끼로 허위의 실시간 수익률을 제작·유포하는 수법의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며 "문자·SNS 등을 이용해 고수익을 보장하는 투자 제안을 받았을 때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의심스러운 경우 반드시 경찰에 신고할 것을 당부한다"고 했다.

경북경찰청이 검거한 캄보디아 시아누크빌 거점 해외 투자리딩 사기 일당의 자금세탁 조직도. 경북경찰청 제공.
경북경찰청이 검거한 캄보디아 시아누크빌 거점 해외 투자리딩 사기 일당의 자금세탁 조직도. 경북경찰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