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수능 이모저모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3일, 서울 시내 여러 고사장에서 돌발 상황이 잇따르며 긴장감이 이어졌다. 한 수험생이 시험장에 나타나지 않아 실종 신고가 접수됐고, 일부 수험생들은 시험 중 교문을 나서며 시험을 포기하기도 했다.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10분쯤 "수능 시험을 치르기로 한 자녀가 사라졌다"는 신고가 접수돼 수색 작업이 진행됐다. 실종 신고 대상인 A군은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고등학교에서 수능을 응시할 예정이었지만, 정해진 시간까지 시험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학교 측의 연락을 받은 부모는 곧바로 경찰에 실종을 신고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A군의 마지막 위치를 마포대교 북단 인근으로 파악하고 수색을 벌였다. 마포소방서는 구조 차량 3대와 구조대원 14명, 수난구조대까지 투입해 한강 수상 수색을 병행했다. 이후 경찰은 A군의 위치를 영등포 여의도 인근으로 특정했고, 오전 10시 10분쯤 무사히 발견해 가족에게 인계했다. A군이 시험에 응시하지 않은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한편, 이날 서울 시내 고사장 곳곳에서는 수능을 끝까지 치르지 않고 자진 퇴실하는 수험생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오전 10시 22분쯤, 용산구 용산고에서는 한 남학생이 2교시 시작 직전 시험장을 빠져나왔다. 그는 "부정행위가 적발됐다"며 스스로 퇴실한 것으로 전해졌다. 취재진이 부정행위의 내용에 대해 묻자 학생은 "죄송합니다"라고 말한 뒤 어두운 표정으로 현장을 떠났다.
시험장을 자발적으로 나선 수험생 가운데는 수시 전형에 합격해 수능에 큰 부담이 없는 경우도 있었다. 오모(18) 씨는 친구 두 명과 함께 고사장을 나서며 "엎드려 있으면 (다른 친구들한테) 방해가 될까 봐 국어 시험만 보고 나왔다"며 "도시락은 한강에 가서 먹어야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일부 수험생은 예상보다 까다로웠던 시험 난도에 부담을 느껴 시험을 중도 포기하기도 했다. 광진구 광남고에서 시험을 치른 박모(18) 양은 "수시에 합격한 건 아니지만 공부를 너무 안 해서 그냥 나오는 게 나을 것 같았다"며 "집에 가서 쉴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을 휴학 중인 이모(25)씨는 "인문계인데 이과에 다시 진학하고 싶어 수능에 응시했다"며 "수학은 3~4문제로 대학이 갈리는데 못 푼 거 같아서 그냥 나왔다. 내년 시험은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시험을 마치지 못한 다양한 사연이 이어졌다. "갑자기 공황장애가 와서 나왔다", "시위가 있다고 해서 포기했다"는 등 각기 다른 사유로 시험장을 떠난 수험생들의 경험담이 공유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