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배당주 ETF 상품에 수급 쏠려
배당소득세 완화 ETF 적용 기대감
정책 훈풍 타고 상품 매력 한층 커져
연말 배당주 시즌을 앞두고 배당소득세 완화 기대감까지 더해지며 고배당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와 국회가 고배당 기업을 담은 펀드에도 배당소득 분리과세 혜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투자자들은 물론 운용사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에 따르면 국내 고배당주 ETF 가운데 자산 총액이 가장 큰 'PLUS 고배당주'는 지난 10일 4.00% 상승했다. 이날 하루 거래대금은 952억원, 거래량은 454만5593주 전체 ETF 거래대금 순위 4위, 거래량으로는 5위에 올랐다.
해당 ETF의 이달 3~7일 일평균 거래대금이 366억원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이날 거래대금은 3배 가까이 급증했다.
하루 만에 3% 오른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 TOP10'의 거래대금도 602억원, 거래량 448만7791주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KODEX 증권', 'KODEX은행', 'SOL 금융지주플러스고배당' 등 이날 수익률과 거래대금, 거래량 면에서 상위권에 포진됐다.
ETF 시장의 수급이 배당주 관련 상품에 몰린 건 연말이 가까워지는 계절적 요인과 함께 정책 기대감이 겹친 영향으로 보인다.
연말 배당 시즌을 앞두고 배당의 계절성이 작동하는데다 정부와 여당이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을 25%까지 완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가 준비 중인 배당소득 분리과세 개편안에 따르면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고배당 기업이 지급하는 배당소득에 대해 배당 규모에 따라 최고세율 25~35%의 분리과세를 적용한다.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금융소득 중 배당소득만을 분리해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다. 배당주 투자자 입장에선 종합소득 합산과 누진세 적용에 따른 세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초반 논의는 개별 종목에 제한됐지만 최근 관련 펀드에도 배당소득 분리과세 혜택을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야당에서도 관련 입법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달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은 자산의 60% 이상을 상장법인에 투자하는 펀드의 배당소득을 전면 분리과세하는 내용의 법안을 대표 발의한 상태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ETF를 포함한 공모펀드 투자에서 발생하는 배당소득도 주식과 동일하게 분리과세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요구를 담아 정부와 국회에 적극 건의해왔다"면서 "정부 여당을 비롯해 야당도 방향성 면에서 공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세제 개편이 현실화 될 경우 고배당 ETF의 매력이 한층 커질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고배당 기업 편입비가 높은 고배당주 ETF에 배당소득 분리과세 적용이 논의되고 있어 고배당, 금융, 지주사 ETF 등 정책 수혜 ETF 투자를 고려할 시기"라고 말했다.
일찌감치 자산운용업계에선 정부의 증시 부양정책 기대감 속에 고배당 ETF 신규 상품의 출시가 줄 잇고 있다.
지난 9월 한 달에만 키움투자자산운용의 'KIWOOM 한국고배당&미국AI테크 ETF', 신한자산운용의 'SOL 코리아고배당 ETF', 한화자산운용의 'PLUS 자사주매입고배당주 ETF' 등 다양한 관련 상품이 등판했다.
한 자산운용사 임원은 "분리과세 ETF 등 세제 특화형 상품 출시로 방향성을 잡고 상품 출시를 고민해볼 수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관제 상품이라는 면에서 제도 불확실성은 있을 수 있지만 일단 법규 방향성이 나오면 운용사별로 집중하는 테마나 운용 철학에 따라 새로운 상품에 대한 시도들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당장 법 개정이 이뤄지더라도 기술적인 측면에서 적용까진 간단치 않아 보인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리츠는 현행 조세특례제한법상 분리과세 제도가 적용되고 있지만 투자자 입장에서 번잡한 절차 인해 현실적으로 혜택 적용이 활성화되고 있지 않다"면서 "여러 종목이 분산돼 투자된 ETF 특성상 종목별 비중, 이에 따른 배당금 구별 문제 등 산출 적용되는 시스템 개발이 필요하다. 디테일을 정하는 문제에서 고려해야 할 부분이 상당히 많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