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Inc, 사상 최대 매출 달성에 지방 농가도 '미소'... "대규모 직매입으로 전국 새벽배송"
경상남도 김해의 김치 제조사 '모산에프에스'는 지난해 전체 매출 115억 원 가운데 절반(60억 원)이 쿠팡에서 나왔다. 2019년 입점 첫해(1억6,000만 원) 대비 38배 성장한 이 업체는 올해 매출 150억 원을 정조준하고 있다. 비결은 '김치 새벽배송'이었다. 창업 후 10년간 연 매출 30억 원에 머물던 이 업체는 쿠팡과 손잡고 '갓 담근 김치'를 익일 오전 7시까지 새벽배송하며 성장했다.
쿠팡의 모회사인 쿠팡Inc가 올 3분기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인 12조8,000억 원대의 실적을 발표하면서, 모산에프에스처럼 지역 곳곳에 포진한 중소기업들의 성장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특히 쿠팡이 올 들어 3분기까지 오전 7시까지 도착하는 새벽배송과 산지직송을 늘리자 소비자는 물론 지방 농가 등 중소상공인들의 고속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 쿠팡Inc, 19분기 연속 18% 성장... 새벽·당일배송 확대로 지방 중소상공인 직매입도 껑충
5일(한국시간) 쿠팡Inc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3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3분기 매출은 12조8,455억 원(92억6,700만 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늘었다. 영업이익은 2,245억 원(1억6,200만 달러)으로 전년 대비 51.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률은 1.7%로 지난 2분기와 같았다.
특히 로켓배송과 로켓프레시(신선식품 새벽배송), 로켓그로스 등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 매출은 11조615억 원(79억8,000만 달러)으로 전년 대비 18% 증가하며 이번 실적을 견인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고객 경험을 만들기 위해 집요하게 투자한 결과"라고 말했다.
특히 지방 농가와 연 매출 30억 원 이하 소상공인들이 몰린 로켓그로스 사업에 대해 "머천트에게 많은 편의성과 비용 절감 효과를 제공하고, 결국 고객에게 더 많은 상품군과 더 향상된 편의성, 비용 절감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쿠팡의 전체 매출이 늘어나자 중소기업들의 매출도 빠르게 증가하고, 이에 따라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상품 선택권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올 3분기 18% 성장한 쿠팡의 로켓배송·로켓프레시 사업은 올 3분기 1.2% 늘어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비교해 월등히 높다. 쿠팡은 2021년 1분기 뉴욕증시 상장 이후 올 3분기까지 19분기 연속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8% 이상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회사 측은 지난 2분기부터 당일·새벽배송 주문 물량을 지난해 동기 대비 40% 늘렸다. 이러한 방침은 과일·채소·수산물의 대규모 직매입을 통한 지방 중소업체 성장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쿠팡에 따르면 올해 1~9월 전남(영암·함평)과 충북 충주, 경북(성주·의성 등) 7개 인구감소지역에서 사들인 과일은 6,600톤을 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0% 늘어난 수치다. 특히 경북 고령(49톤·13배), 전남 영암·함평(55톤·6배)은 수직상승했다.
쿠팡이 오전 7시까지 전국 소비자에게 배송하는 수산물 '산지직송'도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매입 규모가 1,000톤을 넘어섰다. 연말까지 1,800톤을 넘어 사상 최대치가 예상되며, 최근엔 완도·영광 등 도서산간지역으로 매입 지역을 늘렸다.
또 제주도에도 새벽배송이 가능한 풀필먼트센터를 올 초부터 운영, 제주도 농어촌의 판로도 전국으로 확대하고 있다. 충주 '수안보 복숭아 공선출하회' 관계자는 "쿠팡 로켓프레시는 냉장 배송차가 농가에서 선별한 상품을 직접 픽업해 전국에 새벽배송하고 있어 고령의 농업 종사자의 작업 부담이 크게 줄었다"며 "합리적인 납품 단가와 기후 위기에도 매입을 늘린 쿠팡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중소업체들 "쿠팡 새벽배송,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맞서는 진정한 상생"
지방 농가와 중소기업들은 "새벽배송이 핵심 성장 비결"이라고 입을 모은다. 일반적인 유통 채널과 달리 입점업체의 70%가 중소기업인 쿠팡이 지역 곳곳 산지에서 새로운 상품을 발굴하고, 이를 전국 쿠팡 풀필먼트센터 물류망을 통해 새벽배송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산에프에스 김진경 대표는 "쿠팡 새벽배송은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차별화할 수 있는 진정한 상생"이라고 말했다.
인천의 수제햄 제조업체 '소금집' 관계자는 "쿠팡의 새벽배송 시스템은 배송과 사후관리, 마케팅이 어려운 중소기업 성장에 아주 큰 도움이 된다"며 "소비기한이 길지 않은 상품도 신선하게 빠르게 배송하는 만큼 성장폭이 가파르다"고 말했다.
지난해 쿠팡에서 13억 원의 매출을 낸 소금집은 이미 올 들어 8월까지 매출이 20억 원을 넘어섰다. 완도와 진도의 전복·새우, 지리산 전통 된장 등 도서산간지역의 특산물 생산 업체들도 지역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부족해 판로 확대가 어려운 상황을 쿠팡으로 돌파하고 있다.
소상공인진흥공단 분석에 따르면 쿠팡 새벽배송은 지방 농가와 중소상공인 매출 성장은 물론, 농어촌 유통구조 개선 효과, 소상공인 및 농어촌 경제 판로 확대의 순기능이 있다. 소상공인진흥공단은 "도매시장 중심 4~7단계 유통에서 직거래 기반 새벽배송 구조로 전환, 유통비용 절감 및 생산자 수익 증가 효과가 나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형구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는 "식료품 사막의 로켓배송, 새벽배송 활성화는 고령화와 저출산의 직격탄을 맞은 지역의 균형 발전으로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 민주노총이 '새벽배송 금지' 방안을 들고 나오자 중소기업들 사이에서 반발도 거센 상황이다. 새벽배송이 중단되면 쿠팡의 직매입도 줄어들 수밖에 없고, 결과적으로 소상공인 성장에 직격탄이 되기 때문이다.
전북에서 냉동채소를 만드는 A중소업체 대표는 "새벽배송이 사라지면 존폐 위기에 처해 직원들이 모두 거리에 나가야 한다"며 "농가 수익 감소는 물론 종사자도 줄어, 가뜩이나 인구가 줄어드는 지방에 큰 충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대한민국 전체 농가 수는 지난해 말 기준 97만4,000가구에 이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