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경주APEC](하)경주보문관광단지를 확 바꾼다

입력 2025-11-05 1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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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문관광단지내 기반시설들, APEC 성공 개최에 크게 기여
글로벌 관광도시로 도약 위해 보문단지 대 개조사업 필요
민간투자 유치로 보문단지 변신 전환점 맞아

경주보문관광단지 전경.매일신문 DB
경주보문관광단지 전경.매일신문 DB

경주가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었던 배경은 가장 한국적인 도시라는 점과 우리나라 제1호 관광단지인 경주 보문관광단지의 기반시설이 있었기 가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문관광단지, 국제회의도시로 비상에 기여

보문관광단지는 1975년 지정됐다. 70년대 초 경주는 불국사, 석굴암, 첨성대 등 세계적 문화유산을 다수 보유하고 있었지만 체류형 관광 인프라는 크게 부족했다. 이를 해결하고자 경주관광종합개발계획을 수립해 보문호를 중심으로 특급호텔·리조트·콘도·골프장·유원지 등을 계획적으로 조성했다.

특히 2015년 화백컨벤션센터(하이코) 개관 이후에는 관광·문화·회의 기능이 결합된 관광단지로 발전했다.

보문관광단지는 2025 APEC 정상회의 개최를 계기로 MICE(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산업 중심 지구로 자리를 확고히 다졌다. 회의장과 행사장, 숙소, 야간경관 등 많은 분야에서 확 달라졌다.

보문단지 내 하이코는 APEC 정상회의장과 국제미디어센터로, 라한셀렉트 경주 호텔은 만찬장으로, 경주엑스포대공원은 경제전시장으로 역할을 다했다. 솔거미술관과 우양미술관에서는 특별전이 열려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데 기여했다.

하이코는 전면적인 리모델링과 시설 보강을 했고, 국제미디어센터로 사용했던 공간을 전시장과 회의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 보문단지 내 12개 호텔은 적게는 50억원, 많게는 1천700억원을 들여 회원국 정상들이 묵은 PRS(정상급 숙소) 35개를 마련하고 객실과 시설 개·보수하는 등 회의 및 서비스 수준을 크게 향상시켰다.

또한 주요 호텔 등 숙박업계의 의전 및 서비스 품질이 세계 수준으로 상향돼 고객들이 만족도가 높았다. 경주엑스포공원 내에는 APEC 기간 중 경제전시관과 경북 5한 전시관, K-테크 쇼케이스 등 전시 공간도 확충했고 전시 내용도 다양하고 풍부해 많은 경제인들이 높은 관심을 보였다.

보문호의 멀티미디어 쇼와 야간경관 개선은 '낮보다 아름다운 경주'를 만들어 관광객들이 체류할 수 있는 사계절 관광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주는 APEC를 통해 정상회의, 양자회담, CEO 서밋, 투자환경 설명 등 전 분야 경험을 축적해 MICE 중심 국제회의도시로서 국제 공인을 받은 셈이다. 이는 APEC 이후 국제행사, 전시 컨벤션 등의 유치에도 큰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게 됐다.

◆포스트 APEC 사업으로 추진하는 사업들

경북도와 경주시, 경북문화관광공사는 포스트 APEC 사업으로 보문관광단지를 대대적으로 새 단장을 한다. 경주엑스포공원도 APEC의 역사적인 현장으로 기념하고 활성화시키기 위해 다양한 정비 및 기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보문단지 리노베이션은 노후 시설 재정비와 포스트 APEC 기틀을 마련을 통해 경주가 글로벌 문화·관광 중심도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추진한다.

사업 내용은 ▷APEC 기념 보문관광단지 랜드마크 조성 사업 ▷보행환경 등 노후 기반시설 전면 정비 ▷디지털 기반 관광 환경 조성 ▷APEC 21개 회원국 문화와 자연을 상징하는 테마형 정원 조성 등이다.

이들 사업은 오는 2034년까지 3단계로 나눠 추진한다. 경북도는 보문관광단지 기반시설 재창조로 최첨단 스마트 관광단지로 재도약하고, 안전과 편의, 매력을 극대화해 지속가능한 국제관광거점으로서 경쟁력 강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경북도와 경주시는 APEC 레거시(유산) '문화의 전당'을 2028년까지 경주엑스포공원 내에 신축하는 사업도 포스트 APEC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APEC 레거시의 지속가능한 교류 기반을 다지기 위한 기념공간이 필요하다고 판단, 인공지능과 문화다양성· 콘텐츠 기반 창의역량을 품은 문화한국 실현을 위해 추진한다.

이를 위해 경북도는 내년도 국비 지원 사업에 반영하기 위해 전방위로 뛰고 있다.

◆민간투자 유치로 보문단지 변신 전환점 맞아

경북문화관광공사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민간투자 유치를 통해 보문관광단지를 새롭게 조성하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보문관광단지는 50년 전에 국내 최초로 관광단지로 지정됐지만 민간투자 부재와 시대변화로 슬럼화 등에 따른 침체의 위기를 맞았다. 특히 숙박·상가·공공시설지구로 용도가 세분되는 경직성으로 인해 신규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하지만 올해 4월 개정된 관광진흥법 시행규칙에 '복합시설지구' 지정이 가능해지면서 돌파구가 마련됐다. 하나의 구역 안에서 숙박·상업·휴양오락 등 다양한 목적의 시설을 설치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공사는 지난 9월 우양산업개발·골든블루 등 11개 기업과 'POST-APEC 보문 2030' 민간투자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2030년까지 총 5천억원의 민간자본을 투입해 보문관광단지 내 10개 사업지에 호텔·상가·휴양·문화시설을 복합 조성할 계획이다.

우양산업개발은 옛 신라밀레니엄파크 부지(약 4만㎡)에 1천800억원을 투자해 130실 규모의 프리미엄 숙박시설과 글램핑 시설을 조성할 예정이다. 골든블루는 2만8천㎡ 부지에 관광형 위스키 증류소와 복합문화공간을, 이외에도 풀서비스 4성급 리조트형 호텔, 테마 숙박시설, 정원시설 등을 각각 지을 예정이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이번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보문단지를 중심으로 한 경주가 세계적인 마이스 중심 국제회의도시로 국제 공인을 받은 만큼 레거시(유산) 사업과 민자유치를 통해 세계적인 문화·관광·회의도시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