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 사진 속에 남은 가족의 사랑…대안공간 모호주택, 이재현 개인전

입력 2025-10-31 11: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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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일부터 12월 14일까지

대안공간 모호주택 전시장 전경. 모호주택 제공
대안공간 모호주택 전시장 전경. 모호주택 제공
대안공간 모호주택 전시장 전경. 모호주택 제공
대안공간 모호주택 전시장 전경. 모호주택 제공
대안공간 모호주택 전시장 전경. 모호주택 제공

대안공간 모호주택(대구 중구 북성로2가 3-2 3층)에서 11월 1일부터 이재현 개인전 '패밀리(FAMILY): 이해의 존재'가 열린다.

모호주택은 신진작가 인큐베이션 프로젝트 '우리 이웃의 미술'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 '우리 이웃의 미술'은 기존의 단체전이 아닌, 지난해 소개한 신진작가 5명 중 이재현 작가를 다시 초대해 개인전으로 선보인다.

이재현 작가는 회화를 전공했지만, 현실의 무게 앞에서 붓을 잠시 내려놓고 산업 현장으로 향해야 했다. 그러다 지난해 모호주택 전시에 참여하면서 그는 다시 그림을 시작해야겠다는 마음을 굳혔다.

그는 앨범 속 빛바랜 사진을 캔버스로 옮겨낸다. 그는 산업 현장에서 겪은 사고로 왼손을 다치며 가족이라는 존재와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됐고, 우연히 마주한 어릴 적 사진에서 존재만으로도 사랑 받던 기억을 되살렸다. 사진 속 부모님의 눈길에서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애정을 확인하며 그는 다시 붓을 들어 캔버스를 마주했다.

대안공간 모호주택 전시장 전경. 모호주택 제공
대안공간 모호주택 전시장 전경. 모호주택 제공
대안공간 모호주택 전시장 전경. 모호주택 제공

작가는 "왼손을 다치고 난 뒤 부모님에게 투정만 부린 스스로에게 죄책감을 느꼈다"며 "조각난 뼛조각을 온전했던 형태로 억지로 맞추기 위해 박아놓은 핀처럼 나와 부모님의 조각난 마음을 서로 맞추려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고, 함께 지쳐갈 때쯤 집으로 돌아와 다시금 앨범을 펼쳐 보았다"고 말했다.

이어 "사진 속 젊은 부모님의 눈길을 따라가며 관찰하고 여러 번의 붓질로 형태를 다듬으며, 아직도 부모님에게 나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사랑 받는 의미 있는 존재라는 걸 마음에 새겨본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는 멈춰 있던 시간을 다시 잇고, 가족의 기억을 따라 자신만의 길을 새롭게 찾아가는 작가의 기록이다. 빛바랜 사진 속 웃음과 부모의 손길, 오래도록 사라지지 않는 시선들처럼 그의 작업은 우리 안에 남아 있던 장면들을 천천히 불러낸다.

모호주택 관계자는 "한때 누군가의 가정집이었던 모호주택의 공간과 작가의 작품, '가족'이라는 주제가 맞물려, 관람객에게도 자신의 가족을 떠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12월 14일까지. 월, 화요일은 휴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