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영남대 공동연구팀, 차세대 무연 세라믹 소재 개발
'A-/B-사이트 동시 도핑 전략'으로 효율·안정성 동시 확보
회수 에너지 밀도 7.2J/cm³·효율 92%… 세계적 성능 입증
납을 빼고 성능을 더했다. 경북대와 영남대 공동연구팀이 친환경 무연 세라믹 기반의 고효율 에너지 저장소재 개발에 성공했다. 정밀한 원자 설계기술로 세계적 수준의 에너지 효율을 구현했다.
경북대학교는 금속재료공학과 민유호 교수팀이 영남대 신소재공학부 류정호 교수팀과 공동으로 차세대 무연(lead-free) 세라믹 기반의 고효율 에너지 저장소재 개발에 성공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친환경성과 고성능을 동시에 확보한 혁신적 소재 설계기술로, 차세대 전력전자기기 및 펄스 전력 커패시터 응용에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했다.
전력전자기기나 전기자동차용 커패시터에는 전기를 빠르게 저장하고 방출할 수 있는 세라믹 소재가 필수적이다. 이중 은-나이오베이트(AgNbO3)는 대표적인 친환경 무연 세라믹으로 주목받고 있으나, 저장된 전기의 손실이 크고 고전압 환경에서만 성능을 발휘하는 한계가 있었다.
공동연구팀은 은-나이오베이트(AgNbO3) 페로브스카이트(ABO3) 구조 내 두 종류의 원자 자리를 동시에 조절하는 'A-/B-사이트 동시 도핑 전략'을 적용했다. A-사이트(Ag 자리)에는 리튬(Li)과 네오디뮴(Nd)을, B-사이트(Nb 자리)에는 탄탈륨(Ta)을 치환해 격자 왜곡과 전기장 불균형을 조절함으로써 안정적인 반강유전(relaxor antiferroelectric) 상태를 유도했다.
이로 인해 세라믹 내부에는 나노 수준의 미세 도메인과 완화형 분극 거동이 형성돼 에너지 손실이 크게 감소했다. 결과적으로 회수 가능한 에너지 밀도는 7.2J/cm³, 에너지 효율은 92%에 달하는 세계적 수준의 성능을 확보했다.
특히, 이번 소재는 고전압이 아닌 일반적인 구동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며, 초당 수십억 번(40나노초) 수준의 빠른 방전 속도와 높은 전력 출력 특성을 보여 실제 전력전자기기 적용 가능성을 입증했다. 또한 온도나 주파수가 변해도 성능 저하가 거의 없어, 펄스 전력 시스템과 차세대 커패시터 응용 가능성이 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민유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세라믹의 조성과 구조, 물성과 성능을 정밀하게 연계해 무연 세라믹의 실용적 한계를 극복한 사례"라며 "앞으로 이러한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전력전자용 커패시터로 발전시켜, 친환경 에너지 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의 제1저자는 박선화 박사(경북대 탄소중립지능형에너지시스템 지역혁신선도연구센터)와 김석환 석사과정생(경북대 첨단소재공학부)이다.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지역혁신선도연구센터사업(경북대 탄소중립지능형에너지시스템센터), 창의도전연구기반사업,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세라믹 재료 분야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 '저널 오브 어드밴스드 세라믹스(Journal of Advanced Ceramics, IF=16.6, JCR 상위 1.5%)' 10월 15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으며, 관련 기술은 특허 출원을 마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