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상공에 '마린 원' 떴다… 트럼프 오늘 오전 입국

입력 2025-10-29 06:36:20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사흘 전부터 헬기 이착륙 훈련… 보문단지 일대 철통 경호

2025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경찰이 경북도에
2025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경찰이 경북도에 '갑호비상'을 발령한 28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머물 것으로 알려진 경북 경주시 한 숙소에서 경찰특공대가 순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 경주 도심이 이른 아침부터 비상 체제로 돌입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29일 오전 경주 방문 일정이 구체화되면서 경찰·경호 당국이 일대의 통제를 강화하고 나섰다. 전날까지도 야간까지 이어진 경호 훈련과 헬기 이착륙 시뮬레이션이 이어지며, 도심 전역이 극도의 긴장감에 휩싸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김해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곧바로 대통령 전용 헬기인 '마린 원'을 타고 경주로 이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헬기 착륙 예정지로 지목된 경주 시내의 한 헬기장을 중심으로 철통 같은 경계를 펼치고 있다.

이 헬기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숙소로 지목된 경주 힐튼 호텔과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어, 경호 및 이동 동선 상 최적지로 평가되고 있다. 다만, 공식적인 동선은 경호상의 이유로 전혀 공개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헬기에서 하차한 뒤 전용 방탄 리무진인 '더 비스트(The Beast)'를 타고 목적지까지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 비스트'는 미 대통령의 의전을 상징하는 차량으로, 차량 자체가 하나의 요새로 불릴 만큼 고도의 방어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미 헬기장 일대에서는 사흘 전부터 치누크 헬기 2대와 호위용으로 추정되는 소형 헬기 1대가 반복적인 이착륙 훈련을 진행하며 본격적인 사전 점검에 나섰다. 현장을 목격한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는 "마치 영화 한 장면 같았다"는 반응도 나왔다.

포항경주공항 인근에서도 '마린 원'으로 불리는 백악관 전용 헬기 2대가 포착됐다. 이 헬기들은 본 행사에 앞서 이동 경로와 비상 착륙 루트를 확인하는 차원에서 사전 비행을 실시한 것으로 보인다.

경호 태세는 헬기장뿐 아니라 경주시 전역에 걸쳐 전방위적으로 강화됐다. 28일 오후에는 30여 명의 경찰관들이 헬기장에서 떨어진 한 공터에서 혹시 모를 위험 요소를 제거하기 위한 정밀 수색을 벌였다. 경찰 순찰차와 소방차, 119 구급차까지 동원돼 실전 상황에 버금가는 경호 훈련이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해 다수의 해외 고위급 인사들이 경주를 방문함에 따라 경주시 보문단지 일대는 사실상 통제 구역 수준의 보안이 유지되고 있다. 특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및 최고경영자(CEO) 서밋이 동시에 개최되는 만큼,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 일대는 정·재계의 주요 인물들로 북적이고 있다.

APEC 정상회의가 열린 27일부터는 경주 전역에서 교통통제와 출입 인원 확인이 강화되며 시민들의 통행에도 일부 불편이 발생하고 있다. 현지 경찰은 "정상급 인사들이 이동하는 주요 노선은 수시로 통제될 수 있다"며 사전 협조를 당부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경주 방문에 맞춰 전국금속노동조합과 민주노총 경북본부 등 노동계는 반미·반일을 기조로 한 집회와 시위를 예고한 상태다. 보수 성향의 '자유대학' 측에서도 별도 맞불 집회를 진행하겠다고 밝혀 시내 중심가 곳곳에서 양측 간의 마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경찰과 경호처는 행사장 주변을 중심으로 기동대와 방호 인력을 대거 배치하고, 돌발 상황에 대비한 다단계 대응 매뉴얼을 가동 중이다. 일시적으로 통제되는 구간과 검문이 실시되는 장소는 오전부터 순차적으로 조정되고 있으며, 시민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경주 방문은 경북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뜻깊은 계기가 될 것"이라며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된 이 자리를 통해 경북의 역사와 문화, 첨단산업의 잠재력을 널리 알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의 이번 경주 방문이 세계 평화의 발전을 이루는 특별한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