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재출범한 메디시티협의회, 예산 줄어 본연 기능 '위태'

입력 2025-10-26 15:45:47 수정 2025-10-26 16: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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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공식출범…내년 대구시 지원 예산 대폭 삭감
해외 나눔의료봉사는 커녕 협의회 운영도 힘들듯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AI 바이오·메디시티대구협의회 창립총회가 열리고 있다. 대구시 제공.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AI 바이오·메디시티대구협의회 창립총회가 열리고 있다. 대구시 제공.

정부가 약속한 '첨단기술융합 메디시티 대구' 구축의 핵심적 역할을 담당할 'AI바이오·메디시티대구협의회'가 예산 부족으로 내년 본연의 활동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4일 대구에서 주재한 타운홀미팅에서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첨단기술융합 메디시티 실현' 방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중심이 돼 대구를 첨단의료기술과 바이오산업이 융합된 메디시티로 구축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장관은 특히 "AI바이오·메디시티대구협의회를 중심으로 여러 직능단체(의사회, 치과의사회, 한의사회, 약사회, 간호사회)와 병원, 첨복단지 등이 의료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협력하는 점도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9월 공식 출범한 'AI바이오·메디시티대구협의회'는 지역 5개 의료직능단체 회장이 발기인으로 참여하고, 대구시내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대구상공회의소 등이 함께 협력해 지역 의료산업 발전과 의료현안 대응을 위한 민·관 협의체 역할을 수행한다.

그러나 협의회가 3년간의 공백기를 깨고 재출범했지만, 대구시의 지원 예산 부족으로 내년 활동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23년 해체 전까지는 약 20억원의 예산이 지원됐지만, 내년에는 ▷보건의료 및 감염병 역량 강화사업 ▷해외 나눔의료봉사 ▷AI·바이오 의료산업 분야 실증 등 기업지원 ▷메디시티대구 신규사업 발굴 ▷의료기업 제품 설명회 및 네트워킹 지원 ▷외국의료인력 연수사업 지원 등 총 7억 원의 예산만 신청했다. 그러나 대구시의 어려운 재정 여건과 신규 사업이라는 이유로 이 중 2억5천만원만 반영돼 관련 부서에서 재조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신인 '메디시티대구협의회'는 2009년 설립돼 대구 의료산업 인프라를 기반으로 의료관광 등 관련 산업을 키우기 위해 전국 최초로 만들어진 민·관 의료협력체였다.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 코로나19 극복, 의료관광 활성화 등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민선 8기 들어서면서 대구시가 돌연 메디시티대구협의회에서 탈퇴하고 20억 원 가까운 예산 지원도 끊었다. 당시 홍준표 시장이 "민간 사단법인에 공무원이 들어가 이사 직위를 맡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질타하면서 결국 출범 14년 만에 해산됐다. 메디시티대구협의회 해체 후 2019년 3만 명이던 외국인 의료관광객 수는 지난해 1만4천여 명으로 반토막이 났다.

AI바이오·메디시티대구협의회 측은 "내년에 협의회가 본격적으로 활동을 재개하고, 그동안 중단됐던 해외 나눔의료봉사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대구시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