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금관 특별전 일반 공개 일정도 APEC 정상회의 이후로 연기
만찬장 변경 아쉬움 해소될 듯…경북도 "행사 개최 무리 없다"
신라금관 특별전 일정도 연기
국립경주박물관이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주간인 28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나흘간 전격 휴관을 결정하면서 이곳에서 대형 이벤트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곳은 당초 정상회의 만찬장으로 조성됐으나, 공간 협소 등을 이유로 정부가 만찬장을 라한셀렉트 호텔로 변경한 바 있다.
경주박물관은 23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휴관 일정을 공지했다. 또 오는 28일부터 일반인에게 공개될 예정이었던 '신라금관 특별전'도 APEC 정상회의가 끝나는 다음 달 2일부터 공개하기로 했다. 역사상 최초로 신라금관 6점이 한자리에 모이는 특별전은 APEC 정상회의 기간 개최될 예정이었다.
정상회의 주간에 경주박물관 휴관이 전격 결정되면서, 이곳에서 미·중, 한·미, 한·중 정상회담 같은 회원국 양자 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통상 양국 정상회담은 두 국가 간 물밑 협의로 정해진다는 점에서 경주박물관의 전격 휴관 결정은 미·중 또는 한·중이 이곳에서 정상회담을 하기로 최종 합의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경상북도는 지난달 말 만찬장 변경이 결정된 이후 정부 등을 상대로 이곳에서 미·중 정상회담 등 양자 정상회담을 개최해 줄 것을 수차례 건의한 바 있다.

당초 만찬장으로 조성돼 온 이곳은 APEC 정상회의의 규모가 확대되면서, 공간 협소 문제 등이 제기됐다. 하지만 양자 정상회담 개최에는 아무런 무리가 없다. 현재 이곳은 경비·경호 분야 점검도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이 공간은 당초 총공사비만 80억원을 들여 한국적 미(美)를 알릴 수 있도록 석조계단과 처마 등 전통적 요소를 가미해 건립됐다.
정상회의 하이라이트로 여겨지는 공식 만찬장으로 사용되지는 못해도 이곳에서 각국 정상 간 회담이 이뤄지게 되면 지역민들의 아쉬움을 다소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관세 문제 등으로 정면 충돌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이 국립경주박물관 중정에서 개최될 경우엔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국립경주박물관에는 국보 성덕대왕 신종(에밀레종)을 비롯해 신라 천년의 찬란한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유물들이 다수 있다. 또한 일반 공개는 연기됐으나 각국 정상·요인 등을 대상으로 한 신라금관 전시는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경주를 전 세계에 알리는 효과 또한 매우 크다.
경북도 관계자는 "APEC 정상회의의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더 확대되면서 만찬장 장소 변경이 결정됐지만 국립경주박물관 중정에선 양자 정상회담, 경제인 행사 등을 개최하는 데 아무런 무리가 없다"면서 "APEC 정상회의 이후에도 해당 공간을 활용할 계획을 세운 만큼 역사적 의미가 있는 행사가 이곳에서 열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