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대상 납치·감금 범죄가 급증한 가운데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사태를 만든 것은 전적으로 기성 정치권의 책임"이라며 "이미 마동석의 '범죄도시'나 최민식의 '카지노' 드라마에서 이런 범죄단지가 필리핀, 베트남 등지에서 자행되고 있다고 나왔는데도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았던 우리 정치권은 그동안 무얼 했느냐"고 말했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홍 전 시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어느 정치권의 책임이 아니라 진영을 나누어 싸움에만 골몰한 기성 정치권의 공동 책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홍 전 시장은 "청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세상이 아니라 찰나의 요행수나 바라는 세상을 만든 것이 우리 청년들을 캄보디아 범죄 단지로 가게 만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부터라도 서로에게 책임 전가를 하지 말고 건전한 청년문화를 만드는데 정치권은 힘을 모아야 한다"며 "그들을 비난하고 캄보디아를 비난하기 앞서서 왜 그들을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갔는지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 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캄보디아에서 범죄에 가담했다가 이민 당국에 구금된 한국인 64명은 전날 오전 수갑을 찬 채 한국 땅을 밟았다. 캄보디아 범죄단지에 감금됐던 피해자이면서도 한국인 대상 피싱 등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인 이들은 입국과 동시에 전국 경찰관서로 분산 호송돼 수사를 받을 예정이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전국에서 캄보디아 감금·실종 의심 신고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지난 13일까지 경찰에 143건의 신고가 접수된 걸로 나타났다. 이중 52건에 대해선 수사가 이어지고 있다.
신고 중에는 '돈을 요구하는 전화가 있었다' '납치된 것 같다는 전화 후 연락이 끊겼다' 등 범죄를 의심할 만한 내용들이 있었다. 이 때문에 캄보디아에 가면 안 된다는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캄보디아 내 범죄조직이 캄보디아 공권력과 유착돼 있다는 의혹도 이전부터 제기된 바 있다.
정부는 캄보디아와 적극 협의하며 대응에 나섰다. 김진아 외교부 제2차관이 캄보디아 취업사기·감금 정부합동대응팀 단장을 맡아 16일 훈 마넷 총리와 차이 시나리스 온라인스캠대응위원회 사무총장을 각각 면담했다.
캄보디아 총리는 한국 국민이 목숨을 잃은 데 대해 유감을 표하고 향후 협력을 약속했다.